오후 4시쯤 숙소를 떠나 동부간선도로와 내부간선도로 그리고 서부간선도로를 빠져나가 서해안 고속도로 서서울 톨게이트까지 걸린 시간은 평소의 두배쯤이 되는 두시간이 쪼끔 더 걸렸다. 시계를 보니 오후 6시,,,어렵게 어렵게 어둠이 몰려와 있는 서해안 고속도로에 진입을 하게되면서 마음이 놓이나 싶었는데 그것도 잠시 섬칫한 느낌과 함께 숙소옆 관리실옆에 잠시 맡겨 두웠던 케리어 하나와 카메라가방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클났다,,진짜 클났어,,,,'
그랬다. 숙소의 지하실에는 기계식주차시스템을 설치해 놓았는데 물론 입주자는 차량 1대에 한하여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주차를 시킬수 있는 차량이 2000cc이하 소형차량으로 한정되어 있었기에 3800cc 나의 애마는 숙소 지하 주차장을 사용할수가 없었다. 관리비에 주차비까지 포함이 되어 있는 상황이였기에 억울한 생각이 들었지만 임대 조건이 그렇고 계약서에 표기되어 있다고 하니 어쩌랴,,,억울했지만 할수없이 숙소앞에 있던 공영주차장에 월 사용료를 따로 지불하고 그곳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그 또한 불편하기 짝이 없기도 했다.
어쩌다 母tel에 가지고 내려갈 짐이 양이라도 많으면 100여미터정도 떨어져 있는 공영주차장까지 들고 가기가 번거롭기에 차량을 숙소입구 주차장으로 가지고 온 후 짐을 싣곤 하였는데 오늘따라 뭐가 그리 바뻣는지 그만 짐을 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깜박 잊어버리곤 숙소에 들러 짐도 싣지 않고 룰룰랄라 교통체증을 견디어 내며 서해안 고속도로까지 오고 만 것이였다.
낭패도 이런 낭패가 어디있을까,,,길게 꼬리를 물고 있는 차량도 문제였지만 다시 짐을 가지러 가기엔 너무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은 판단이 들기에 할수없이 안산으로 빠져나가 안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사장을 만나기로 했고 다행히 이사장과 만나 명품 한우 생고기로 부티나는 저녁을 먹은후 리턴 11시가 가까워져서야 숙소에 다시 돌아올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도 내려가는 길과 만찬가지로 교통체증으로 인해 도로는 완전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수 있는거지' 하며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에 대해 번민과 자학과 심지어는 헛웃음까지 터져 나오는 것이였다. 거기에서 끝이 나는건 아니였다. 짜증스럽게 밀리던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분노로 이어지고 급기야 마치 머리위로 스팀이 터져나오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들기도 했다.
우여곡절끝에 숙소에 도착하였으며 관리실에서 짐을 찾아 차량에 싣고 다시 온양으로 내려갈까 마음을 먹어보았지만 숙소와 안산을 오가던 도중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였기에 더더욱 시간이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였기에 '새벽에 내려가야겠다' 마음먹으며 숙소에서 머물기로 결정을 하고 말았다.
숙소의 문을 열고 들어와 서둘러 샤워를 하고 채 덥혀지지 않은 차거운 잠자리에 누우니 별의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르는 것이였다. 최근 자주 발생되어 나를 곤혼스럽게 만들곤 하는 '치매 1기'증상에 대해 걱정이 되기도 했다.
리모콘을 손에 들고 리모콘을 찾지를 않나, 자동차키를 손에 들고 자동차키를 찾지 않나, 심지어 밤새 작성한 중요한 서류를 잘 챙겨놓고도 깜박 잊고 회사에 가지를 않나, 휴대폰은 자주 놓고 가는 일이지만,,,아무튼 간단한 일이라면 몰라도 이번 같이 절대 잊어버려서는 안될 복잡한 일까지 실수를 하고 있는 상황에 처하다 보니,,,지금은 그냥 편하게 '건망증'때문에 그럴꺼야 라며 자위를 하고 있긴 하지만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면 '치매' 의 초기증상으로 보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문득, 대물이라는 드라마의 한장면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이였다.
'아이도 아니구,,,노인도 아니면서,,,이제 겨우 오십대 중반밖에 안 된 사람이,,,벌써부터 이렇게 정신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도대체,,,사람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좋단 말입니까,,,!!!'
그래도 그렇지.,,,손안에 들어갈 리모콘도 아니고 휴대폰도 아니고 자동차키도 아니고,,,더우기 부피가 나가는 40K 케리어와 목숨처럼 애지중지 하던 고가의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있던 카메라가방을 어찌 그렇게 깜빡 잊어버리고 숙소 관리실옆에 방치시켜두고 차량만 가지고 내려갈수가 있었던건지,,,지금 생각해 봐도 말문이 막히고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다행히 2011년인 새해 첫날이 아니고 지난해인 2010년 마지막날에 그랬으니 망정이지,,,그저 묵은 한해를 보내는데 필요했던 액땜이였을지도 모른다고 머리를 흔들어 대며 좋게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밤새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헤메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악몽을 밤새도록 꾸어야만 했다.
도시였습니다
첫댓글 젤루 중요한 물건이나 꼭 챙겨야 할것을 저는 손등 이나 팔목부분에 메모해 둡니다 잘 보이게.....ㅋ 저두 깜박 할때가 .....ㅎㅎ 웃을일은 아니지만 몹시바쁘게 열쉬미 사시나봐요....
마져요 웃을일이 아니라니까요,,,,ㅠㅠ네 이제 서둘르지 않고 천천히 살아야될 나이가 되었나봐요,,,ㅠㅠ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도시님 꿈인가요? 현실인가요? 걱정이 많이 됨니다. ㅎㅎㅎ
그러게요 저도 꿈이였음 좋겠습니다,,,세상에 그런일이,,,암튼 새해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