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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는 인제군 북면 용대2리를 다녀왔습니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용대2리 마을회관을 둘러보았습니다. 1층은 사무실과 정보화교육장으로 되어 있었고, 2층은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되어 있었는데, 방과 후 학교를 위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과 교사가 배치되어 아이들의 그림을 지도하고 있어서 보기에 참 좋았으며, 또 하나의 방은 도서관으로 꾸며져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구비하고 도서관장님도 계시어 아이들의 도서열람 등 지도를 해주고 있어, 여느 농촌마을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마을은 아이들이 많아 이러한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을 내의 용대초등학교 100여명의 학생들 중에 약 50여명은 이 마을의 도서관을 이용한다고 하니 너무나 반갑고 잘 운영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운영은 군청 등 주변의 지원과 마을기금에서 많은 부분 지원하고 있으며, 미술교육장은 수강생에게 약간의 비용을 받아 어느 정도 자립이 가능하나, 도서관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도서관장님은 현재 거의 봉사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렵기는 하지만 이렇게 운영이 되는 것은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이 있고 주민이 행복한 마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마을을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지는 것이 주민의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많은 우리의 농촌모습이 공동화, 노령화되어 언제나 마을이 없어질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 말기암환자의 모습과 같다고 한다면, 용대2리의 모습은 아이들이 뛰놀고 젊은이와 노인들로 구성된 오랜 옛날의 농촌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며, 이것은 또한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농촌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번 포럼은 주민들의 요청에 의한 번개포럼이었는데, 정연배 이장님을 비롯한 마을주민 32인과 포럼회원마을인 춘천시 조교2리 황해원 이장 등 4인이 참석했고, 주변마을인 용대3리의 최병호 이장과 원대리의 심세철 이장께서도 찾아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포럼회원으로는 강원발전연구원의 김주원 박사,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김기업 차장, 한림성심대학 관광외식조리학과 김복남 교수, 한림대학교 통계학과 이기원 교수, 지역협력연구센터 나정대 박사, 홍천요리제빵제과학원 김미월 원장 등이 참석했고
또한 마을과 1사1촌 자매결련을 맺은 바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서 안용덕 홍천·춘천지사장과 홍종서 팀장께서 참석하여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김주원 박사가 ‘용대리 마을 주식회사 만들기’, 김기업 차장이 ‘제2의 도약을 위한 유망사업 발굴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였고, 이후 주민과 포럼회원들 간에 토론을 하였습니다.
포럼에 앞서 안용덕 지사장은 한국농어촌공사와 자매결연 맺은 마을에서 포럼을 개최하여 더욱 뜻 깊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더욱 발전하는 마을이 되어, 마을의 비전과 같이 아이들의 웃음이 넘치고 주민들이 모두가 행복한 마을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마을 주식회사 만들기라는 주제발표에서 김주원 박사는 먼저 ‘3의 법칙’이라는 동영상을 통해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하기도 하지만 3인이 힘을 합친다면 상황을 지배할 수 있다고 하면서 주민들의 단합을 강조하고 이렇게 될 때 마을사업이 새로운 발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선진기업의 성공요인을 보면 고객만족과 일하는 방식 개선 및 투명한 경영이라고 하며, 마을에서도 이러한 원칙을 도입하여야 마을사업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였습니다.
마을에서 생각하고 있는 모노레일과 케이블카사업, 마가목과 표고의 특화사업, 주민화합행사 등의 추진은 방향은 잘 잡았으나, 리더그룹 만의 생각이 아니라 주민과 의견통합 과정을 거칠 때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마을에 컬트상품, 즉 고객이 다시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라고 주문하며, 농가나 식당 또는 팬션들이 따로 해서는 곤란하고 공동으로 추진할 때 가능하다고 하며, 공유공간과 개인공간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찾아야 할 것이라 제안했습니다.
김기업 차장은 '제2의 도약을 위한 유망사업 발굴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2020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유망사업 발굴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즉 기존의 기술발전에 의한 새로운 사업기회와 밸런스를 맞춰 라이프스타일에도 초점을 맞춰 사업기회를 찾아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마을에서 제2의 도약을 위해 새로운 사업거리를 찾고자 한다면 적어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현재의 소비트렌드와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의․식․주․여가오락․보건의료․교육․교통통신․관혼상제 등 분야별로 살펴보고, 이들을 꿰뚫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의 키워드를 도출하고, 이들로부터 사업도메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도출된 유망사업 도메인들을 설명하면서 우리 농촌에서 주목할 것은 이러한 유망사업 도메인을 어떻게 농촌에 적용할 것인가, 어떻게 사업화할 것인가 등을 연구하는 연구 동아리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노력을 할때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연구모임은 마을 리더가 솔선수범하고 활동의 장을 펼쳐 주라고 주문하며, 주민들이 연구하되 어려운 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놀이로 생각할 때 새롭고 창의적인 발상이 나올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이어진 토론에서는 다양한 마을의 문제와 해결방안 및 사업화 방안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먼저 마을주민의 구성과 조직화와 관련하여, 303가구 중에 농업인의 인구가 적고 직장에 다니거나 식당과 민박 또는 펜션 등 관광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많으며, 원주민과 귀촌인이 많아 공통의 가치창출이 어렵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포럼회원은 정주영회장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1975년 여름 어느 날, 박정희 대통령이 현대 정주영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서 “지금 당장 중동에 좀 다녀오세요. 중동에 할 일이 많은데, 공무원을 보내니 2주 만에 와서 하는 말이 ‘낮에는 더워서 일을 못하고, 물이 없어 공사가 불가능 하다’고 합니다. 정 회장도 불가능 하다고 하면 나도 그만 두겠습니다.”
5일 만에 중동에서 귀국한 정주영 회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서는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돕습니다. 중동은 건설공사가 제일 쉬운 지역입니다. 1년 12달 비가 없으니 일 년 내내 공사를 할 수 있고, 건설에 필요한 모래자갈이 현장에 널려 있으니 자재 조달이 쉽고 물은 어디서 실어오면 됩니다. 50도가 넘는 더위에 대해서는 낮에는 에어컨 틀고 자고 밤에 일하면 됩니다.”라는 일화였습니다.
즉 마을의 인구구조가 계층별로 다양한 것은 오히려 잘 활용한다면 마을발전에 큰 자원이 된다는 이야기로서 부정적․비관적․소극적이 아니라, 긍정적․낙관적․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향토기업과 마을운영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2년 전부터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자리를 잡지 않았지만,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의 여부에 따라 정착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사업이 균형을 이루도록 향토기업 수익금의 일부를 마을사업에 투자하여 불균형을 해소한다면 두 사업이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주민들의 소통과 마을 조직들 간의 소통 및 결정된 사항에 대한 비협조 등 문제해결을 통해 원활한 마을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집행력이 있는 마을규약과 조직정비를 통해 권력과 책임의 분배 및 민주적인 마을운영 정착을 주문했습니다.
지역활성화를 위해서는 마을을 통과하여 백담사와 설악산을 찾는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마을에서 숙식토록 하며 마을의 특산물을 구매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마을을 관광의 목적지로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 컨셉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를 위하여 마을에 필요한 것은 주차장의 확충을 통한 관광객의 마을내 주차 및 동선확보, 마을주변 산책로와 등산로 개설을 통한 마을내 숙박객에 대한 배려, 주민들이 가이드가 되어 관광객을 안내하고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노력, 산사음식 전문식당을 통한 특성화와 이색체험 기회제공, 미술이나 음악 학도들의 연습장 개설을 통한 인구유입 효과 및 이들을 통한 연주회나 전시회 등 문화적인 향상, 마가목을 이용한 주류, 효소음료, 미용비누, 만해스님 지팡이 등 상품개발, 마을 야영장 개설, 주차광장 개설 및 식당들의 밀집을 통한 활성화, 지역특성을 대변할 수 있는 테마의 개발, 마을내 목욕탕 개설을 통한 관광객 편의 및 소득사업, 마을 및 설악산 안내 스크린 설치서비스 강화, 만해마을과 연계한 문화의 거리 조성, 방문자센터를 통한 관광객의 집중화 및 소득사업 전개, 마을 안내지도 제작, 하천정비사업 및 제방을 이용한 도로개설, 12선녀탕-용대마을-백담사를 연결하는 자전거길 조성, 만해마을-용대마을-용대3리를 연결하는 자전거길 조성 등 일직선(-) 형태의 동선을 열십자형(+)으로 하여 횡적으로 관광객을 확산, 대체에너지를 활용한 마을가로등 설치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포럼회원이 내놓은 것보다는 주민들이 제안하거나 이미 이전부터 추진코자 하였으나 달성하지 못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어느 마을보다도 훌륭한 자연자원과 풍부한 인적자원, 그리고 주민들이 내놓는 기막힌 아이디어, 더불어 향토기업 운영을 통한 소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과 행복감과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며, 의견통합을 못 이루어 그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지 못하고 사장시키는 이유는 금번 포럼을 하는 과정에서도 나타났으며 그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주민들이 각자의 의견을 내놓는 데에는 열정을 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주장하는 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를 떠나버리는 사례까지도 있었으며, 자신의 이권에 반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타협하거나 중재안을 내지 않고 흑백 논리로 대응하며, 각자가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는데 급급하고 타인을 배려하거나 존경하는 마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비록 일부 주민에 한한 것이기는 하지만 토론을 진행하면서도 마음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을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주민들의 첫 번째 작업은 지역자원을 개발하여 특성화 한다거나 인프라구축 등의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우선 주민들의 회의문화부터 바꾸라는 것이었으며, 이를 위해 웃음치료사나 놀이치료 및 서비스 예절강사를 모셔서 강의를 들으라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많은 경우 귀촌주민이나 고학력자 또는 경험이 많은 주민들이 갖고 있는 문제는 원주민이나 저학력자 또는 경험이 다소 부족한 주민들을 무시하고 경시하는 것에서부터 발생하는데, 이 마을의 경우에도 그러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귀촌자 등이 마을일에 관심을 갖고 함께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하다고 하겠으나, 본인이 의도했던 안했던 간에 그 기저에 원주민을 경시하고 이들을 지도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는 많은 경우 성공하지 못하며 오히려 반발만을 가져올 따름인 것입니다.
귀촌에 성공하고 마을주민으로부터 추앙받으며 이장까지 하는 타 마을 귀촌자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학교수직을 정년퇴임하고 마을에 들어와 사는 어느 귀촌자는 주민에게 인사를 잘하는 것은 물론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원주민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이 마을의 귀촌자들과 다를 바 없으나, 다만, 그 태도에 있어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밭농사의 예를 하나 들면, 밭의 풀도 뽑지 않고 놔두어서 주민들이 지나가면서 “교수라는 사람이 풀도 뽑지 않고 뭐하느냐”라는 소리를 들은 뒤에 풀을 뽑는 모습을 보임으로서 주민들보다 농사에 대해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또 주민들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주민들로부터 거부감 없이 마을에 안착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사례와 같이 귀촌자나 고학력자는 자신을 낮추고 주민들과 동화하려는 노력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며, 원주민들 또한 귀촌자들도 똑같은 마을주민이며 같은 공간과 시간을 살아가고 미래의 마을을 발전시킬 인적자원이라는 것을 인식하여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어느 농어촌마을에서도 볼 수 있는 현상으로서 소통과 참여 및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필요로 합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꼭 지녀야할 마음가짐입니다.
하루 종일 영농과 직장의 일로 피곤하고 또 내일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늦은 시간까지 토론에 참여한 주민과 포럼회원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고 우리 농어촌의 내일의 즐거움과 행복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생각하게 하고 ,,,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 멋진 글..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