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정확히 서귀포로
4박 5일의 여정을
시간을 아낌없이 소진하고
둥지로 돌아왔다.
너무 시간에 매달리고
아낌없이 즐겼는지라
열려진 가방에서는 수북한 짐꾸러미와
컴속엔 사진만이 담겨져 있었다.
다른 때와 달리
여행지에서
줄곧 금주한 탓에
맛나는 것들
묵고 싶은 자연산 횟감들
그냥 침만 흘리고 왔지만
그 대신
하루만
아니 하루만 더
그렇게 더해서
삼일동안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게 되었다.
이슬이와 입안에서 녹는 회 대신에
여섯차례나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 풍덩하였다.
마음이 풍요롭다.
첫날 다이빙 마치고 다이브센터에서
막둥이 딸같은 아가씨가 조용히 물었다.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
한두해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해서 이번 여정의 다이빙은 이어졌는데...
어느새 후다닥 시간은 흘러가고
벌써 집에 돌아와 짐정리
추억정리에 들어갔다.
편의에 따라
폰카로 디카로 눌러댔는지라
순서도 중구난방이지만
역시 눈이 시원찮아졌으니 사진도 그렇다.
내 사진만 그런게 아니다.
어째 해빛다이브 식구들이 눌러준 사진도 맘에 안 찬다.
우선 내 자세부터 쪼그라들어있고
시야가 어두우니 전체적 질감도 그렇다.
사진을 날자에 따라 정리해보니
출발은 광교마을 독바위에서
귀국도 광교마을 독바위로
허지만 이곳 누구도 독바위를 아는 주민 없을 것 같다.
김포공항
여기도 몇십년 아니 수십년만에 들른 듯
아주 생소하다.
아주 일찍 도착한 공항
별 돌아볼 곳도 없는데
시간이 충분 널널한데도
셀프체크인!
한번 시도해봐!
아니 말자~~~
이거 귀찮고 구닥다리인 내겐 불편하기만 하다.
그래도 한번은 해놔야하느나데...
자꾸 기계치가 되어간다.
자동출입국심사만 사전 등록을 하고
사실 이것도 작동 안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해두기로 맘 먹었다.
모바일발권도 마다한 내가 셀프발권?
아서라
화물수탁도 번거럽다.
창구로 가서
예전처럼 티켓팅하고 가방도 부치고
달라진 것이라면
대기 승객이 거의 없어 곧바로 발권받으니 그것 하나 좋아졌다고 할까?
세상이 온통 자동화 인공지능화로 바뀌니
단순 근로자의 자리는 모두 사라질 것이고
순서에 따라 많은 고소득 서비스업종도 사라질 것이다.
이건 내가 누릴 세상이 아니니
걱정할 일 아니지만
먼 앞 날
내 자손들은 편케 살 것이다.
제주도
한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
한참을 오르고
조금 가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심심하니 지난 추억 되돌려 본다.
지난 번
보홀 팡라오에서
발리카삭과 돌호비치 다이빙 사진들 중 남겨진 사진들을 들여다 보면서
잊혀질 뻔 했던 다이빙을 다시 살려준 그 순간들
이젠 제주도까지 찾게 해주었던 그 추억들이 새삼스럽다.
금새 도착했지만
이런 600번 리무진 버스
호텔이란 호텔은 다 들르는지라
한 시간도 넘기고 두시간여 달려 서복전시관 앞에 도착하니
어둠은 깊게 내리고
멀지 않은 거리 어덕 위에
예약해놓은 숙소가 보인다.
아!
아내와 결혼 후 곧바로 중동으로 나가
첫 휴가로 일년만에 귀국해서 둘이서 찾아왔었던 제주
횐눈이 소복한 제주도만 가물 가물한데...
40년만에
제주바다 속으로
풍덩
스쿠버다이빙 하시러 납셨다.
첫댓글 여행을하다보니 기차 버스조차 모두앱으로 사용하니 저도그런느낌을많이가집니다 물속에선 젊음뿜뿜인거 멋져요
저는지금 오스트리아벨베데레궁전에서 벤치에 앉아있어요
조금후 헝가리로 가는 기차타려구요
슬로우님 벨베데레궁전에서 클림트를 만났겠네요. 유럽에서는 문화의 충격을 실감했어요.
예술과 문화 자연환경 모든 것을 다 갖춘 비엔나 살고 싶은 도시 ㅎㅎ 여행 중에 건행하시고 소식 올려주세요^^
갑자기 오년전이던가 프랑크프르트에 한주간 헤맬 때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중년 한국여인이 떠오릅니다. 홀로 유럽여행을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여성에게는 역시 선진국 유럽 등 살기 좋은 나라가 여행하기 좋은 것 같아요... 많이 많이 담아오세요.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한데 우린 더디고 갈수록 갭이 커져만 갑니다. 근래에 본 영화 중에 크리에이터를 보면 미래 인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어 끔찍했지만 꼭 그런 세상이 올 것만 같았어요.
아직 스쿠버다이빙을 즐기시는 모습 짱이십니다.
등에 공기탱크까지 한 짐 메고 나면 다리가 후들 후들 떨립니다. 그래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즐기려고 합니다. 기계를 전공한 사람이 기계치기 되어가고 전기공사를 감리하는 기술자가 버스표 발권기 앞에서 헤맨답니다....그냥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