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맞으며 치악산둘레길 첫번째 일정을 잘 마쳤습니다.
1구간 꽃밭머리길은 길이 끝나는 동네의 옛이름이 꽃밭머리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고, 2구간 구룡길은 끝나는 곳에 치악산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구룡사가 있기 때문이죠...
둘레길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이런 명소를 들러가는 것도 둘레길 걷기의 맛이죠.
구룡사 일주문인 원통문입니다.
절에 들어갈 때는 일주문을 통과해야 예의쥐이~~~ 주머니에서 손 빼고...ㅋ
그런데...
이건 뭐... 무지막지하게 높은 탑도 아니고.... 절에서 운영하는 카페랍니다.
디자인이고 공간적인 어울림이고 뭐... 그냥 입꾹닫
치악산 구룡사 현판입니다.
뭔가 다른 점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ㅎ
구룡사는 통일신라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좀 오래된 고찰은 의상 아니면 원효가 창간...
전설에 의상이 치악산 산세가 좋아 여기에 절을 지으려고 하는데 터줏대감 용 아홉마리가 내기를 해서 이기는 쪽이 차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용들이 홍수를 만들어 쓸어버리려고 하자 의상이 배를 타고 써핑하며 피한 다음, 용들이 사는 웅덩이에 부적을 던져 넣자 물이 끓어 오르고 8마리 용들은 동해 바다로 날아가 빠지고, 한마리만 남아 있다 다음해 승천했다고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
그후 기세등등 날로 번창을 하였는데 언제부턴가 사세가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네요.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노인이 절 앞에 있는 거북바위가 혈을 막고 있어서 그런 것이니 거북바위를 깨서 혈을 뚫어야 한다고....
하지만 거북바위를 깨버린 후에는 사세가 더 기울어졌으니, 이번에는 거북바위를 깼기 때문이라고 누군가 그랬겠죠. 그래서 없애버린 거북바위를 다시 만들 수도 없고.... 요즘 같으면 시멘트나 플라스틱으로 금새 만들겠지만.
암튼 그래서 거북바위는 갖다 놓을 수 없지만 아홉 마리의 용을 나타내던 아홉 구(九) 대신, 거북을 뜻하는 거북 구(龜)를 썼다고 합니다.
거북 구자 찾아내신 분들....
눈썰미 좋아요~~ 축하합니다~~~
사천왕문 앞에 펼쳐진 치악산 풍경입니다.
운무가 피어오르니 멋진데, 왜 자꾸 가을이 기대될까요... 가을에 다시 와봤으면 좋겠습니다.
대웅전 앞 마당은 이미 초파일 연등이 걸렸고요.
대웅전에서 보는 앞산과 어울린 보광루 전각도 멋집니다.
이 골짜기 안에 이렇게 남향의 절 자리가 있는 것도, 그것을 찾아낸 눈썰미도 대단합니다.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치악산과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단아한 삼층석탑을 둘러싼 기원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범종각입니다.
수십 가지를 벌린 나무가 있어 가까이 가 봤더니 은행나무입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 가을의 단풍과 함께 향긋한 냄새를 풍기겠군요.
이 은행나무도 가을을 기대하게 합니다.
산책로를 따라 절을 빠져나갑니다.
용소가 있군요.
여기에 아홉마리 용들이 살았을까요?
그렇다면 용들은 구렁이보다 조금 더 컷을 것이고, 나머지 소들이 묻혔다면 그 자리는 어디 였을까....
쓸데없는 상상을 하면서 다시 주차장으로 빼액~~~ 합니다.
구룡사 입구에서 토토리묵 한사발 하자는 외침을 무시해버리고.
바로 여기 때문입니다.
둘레길 끝자락에서 본 <오늘 두부하는 날.... 그리고 산초두부구이> 여기에 끌려서 왔는데, 때마침 부부 사장님들 퇴근하시기 직전...
산초향 향긋한 두부구이에 아삭한 깎두기...
때마침 또 쏟아지는 빗줄기에 막걸리 탁배기가 부딪힙니다.
얼굴 대충 가려놔도 다들 너무 행복한 모습이네요.
저는 보라색 모자 특템했습니다.
아들 거 몰래 가져왔는데 다들 자신신고 하라고 해서...
> 단톡에 '모자 하나 가져왔다. 몇번 쓰고 갖다 노을게' 했더니... >>잘 어울리는군 하고 딸내미가 추임새 넣고...
>>> 병사들 점심 먹이고 난 취사병 아들이 뒤늦게........
>>>> ㅋㅋㅋㅋ 아빠 가져....
ㅋㅋㅋ 완전 작전 성공했습니다.
웡미?
토토리전입니다. 난생 처음 먹어봅니다.
도토리전은 부치기가 진짜 어렵다고 하네요. 고명으로 올라간 참나물, 김치도 맛깔났고요....
강원도 하면 감자전 아닙니까...
이걸 먹어야 하나... 강원도에서만 평생을 사신 분
먹고 싶은데...
먹어야 하는데... 누구는 한쪽 떼 먹고 인증샷한다고.... 불만이 보이네요.... ㅋ
뭘?
저기 주방을 봐.
오오오
이미 이집에 감동했는데 완전 감전시키는 사장님.
통감자를 직접 강판에 손으로 갈고 계십니다.
어쩐지 감자전이 좀 늦게 나온다 했더니 이렇게 강판에 갈아야 더 맛있다고요.
제가 맛집에 다녀와도 먹방 소개는 거의 안하는데 치악산 둘레길에서 만난 두 집은 정말 좋았습니다.
소개는 잡지의 기사로 대신합니다.
채정순 여사님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센스쟁이 남편님도요.
첫댓글 봄비 맞으며 동화속의 환상적인 운무어린 솦을 걸었습니다
머뭇거리며 떠나지 못한 겨울때문에 손이 꽁꽁 얼기도 했구요
거북이 구자도 알고요
원천석 선생님도 알게 되었죠
멋진 부부의 맛있는 식당자랑은 안하시는 줄 알고 서운할 뻔 했습니다
강판에 손수 갈은 감자전을 동생에게 맛 보여줄거예요
그 날 같이 걸으신 분들 반가웠습니다^^
걷는만큼 행복이 쌓여갑니다.
얼굴을 가리신다고 해놓고 입만 모자이크...ㅋㅋㅋ
작년 가을에 구룡사 다녀왔었는데 시간되면 후기 한번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