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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의 기찬여행- 정월 대보름 이야기 |
입력시간 : 2014. 02.14. 00:00 |
여러 사람이 즐기는 지역 관광상품으로
충효마을·송산 내동마을 전통 유지
당산신에 마을의 풍요와 평안 기원
광주·전남 곳곳서 다양한 행사 열려
우리의 세시풍속 놀이에 ‘더위팔기’가 있다.
요즘은 이런 놀이하는 것 조차 없어진 것 같다. 이른 아침에 하는 놀이로 더위를 파는 것으로, 우리는 흔히 지처 있거나, 일에 버거워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고 더위 먹었냐고,
농담을 한다. 일종의 일사병으로 온몸에 힘이 없는 증세다. 그런 것을 파는 놀이로 “누구야!” 하고 부르면 왜, 응 대답을 하면 “내 더위” 또는 “네 더위 내 더위 맞더위”라고 한다. 그러서 보름날 아침에는 그 누가 불러도 대답을 안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하면 여름 한해는 더위를 먹지 않고 잘 견디기 때문이었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당산제를 많이 지낸다.
당산제는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신(당산할아버지와 당산할머니)에게 마을의 풍요와 평안 등을 기원하는 지역공동체적 의례이다.
당산굿·동제(洞祭)·당제(堂祭)라고도 한다.
충효동과 내동마을의 연세 드신 분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마을 회의에서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산가(産家)·상가(喪家)의 출입과 외지출타 등을 금하고, 개고기 등의 궂은 음식을 피하고 행동거지와 언행을 조심하며, 맑은 물로 목욕재계를 하는 등 매사에 조심 하였으며, 충효동에서는 제일을 3일정도 남겨두고 양동시장으로 30리 길을 걸어서 장물짐 하러 다녔으며, 눈이라도 내리면 고서로 돌아 4~50리 걸러서 다녔고, 부정탄다하여 가격도 깍지 안했다고 구술한다.
제일이 다가오면 당산나무 주변을 청결히 한 뒤 금줄을 두르고 황토를 몇 줌 놓아 부정을 막았다. 광주를 비롯하여 인근에 많은 마을마다 당산나무가 있어서 송정리장, 비아장은 등은 대보름 대목이 있을 정도 이었다. 지금은 도시화가 되면서 당산제가 많이 사라졌고, 지금은 다시 많이 부활되고 있다.
당제는 음력 14일 자정부터 지냈는데 마을의 안녕을 빌었으며, 시대에 걸맞게 보름날 오전에 하는 곳도 있고, 오후부터 저녁까지 달집을 태우면서 하는 곳도 있다.
유교의 제례화로 하는 곳은 제물을 질하고 축문을 독하고 농악패가 당산나무 앞에서 판 굿을 벌리며, 공동우물에서 샘굿과 각 가정을 돌며 지신밟기와 등으로 대동 놀이를 한다.
북구 충효동은
충효동은 서석대와 꼬막재 밑에서 발원한 창계 증암천을 따라 터를 잡은 산동네로 충(忠)·효(孝)·덕(德)의 문인들이 살아왔다.
풍수지리상 매화낙지형, 천자봉지형, 옥토망월형 등 명당이 모여 있는 곳으로 광산金(김)씨의 집성촌이다.
이 곳은 김덕령 장군이 태어나 성장한곳이기도 하며, 충효동의 이름은 정조때 김덕령장군이 복위 되면서 충효리란 이름을 하사 받아서 생긴 이름이다. 충효마을 대략 500여 년 전에 마을이 생겼으며, 마을이 생긴 이래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정월 보름에 당산제를 모셔 왔으나, 많은 주민들이 광주시내로 이주하였고 요즘 시대의 사람들은 미신이라 하여 참여하기를 꺼려해 근래에는 농악패 조차 맞추기 힘들어 졌다.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이 영험해서인지 6.25때에도 마을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충효마을에서는 매년 할아버지당산과 할머니당산에 당산제를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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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당산은 마을 입구 모정 곁에 있는 수령 500년 정도의 귀목 이였으나 오래 전 벼락을 맞은 후 새로 가지를 친 것이라고 한다.
할머니당산은 광주댐 상류의 서쪽 논가에 무덤처럼 흙을 돋우어 세운 입석과 그 주위의 팽나무 3그루이다. 저녁 9시경 할아버지당산 앞마당에 모닥불을 지피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농악대를 구성하며 서로 가락을 맞춰보고 굿을 준비한다.
농악대는 제를 모시기 전에 굿을 치는데 화주댁을 시작으로 마을 공동샘, 할아버지당산, 할머니당산, 충효초등학교를 거친다. 마을사람 중 궂은 일이 없었던 사람들은 화주댁에 모여 제물을 운반하며 당산제 준비를 서두르는데 한 사람이 한가지씩만 운반한다.
충효마을 당산제에서는 할아버지당산과 할머니당산에 따로 제를 지내지 않기 때문에 자정 무렵이 되면 농악대가 할머니당산으로 가서 굿을 치고 할머니당산(靈)을 할아버지당산으로 모셔와 함께 제를 모신다. 농악대가 할머니당산(靈)을 할아버지당산으로 모셔오면 운반해 놓은 음식을 진설하고 당산제를 시작한다.
제는 진설-초헌-메올리기-아헌-독축-종헌-헌작-소지-음복-헌식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소지는 축관이 먼저 마을의 평안을 비는 마을 소지를 드리고 나면 제에 참여한 제관, 농악대, 연장자 순으로 동민 소지를 올린다.
다음날 아침에는 마을 주민 모두가 화주집에 모여 제를 지내고 남은 음식과 마을에서 잡았던 돼지고기를 먹으며 흥을 돋운 후 마당밟기를 한다.
송산동 내동마을 당산제
송산교와 삼도국교와의 중간지점에 위치하며 마을의 뒤쪽은 낮은 구릉이고, 앞은 망월평야가 넓게 펼쳐져진 송산동(松山洞)에는 내동(內洞), 세동(細洞), 송동(宋洞), 죽산(竹山)이 있는데. 멀리서보면 한마을처럼 보이는 내동, 세동, 죽산이 나주오씨 집성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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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마을은 마을 앞 들이 넓어 '너부뫼'또는 '광산(廣山)'이라고 불렀으나, 안에 있다하여 '내동'이라고 한다. 1500년대 말 선조 때 우의정을 지냈던 나주오씨 오겸(吳謙)이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전한다.
마을 모정 주변과 강 건너 평림천에는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가 20여 그루가 있었다고 전해오나 지금은 두 그루만 남아있다. 내동은 서쪽에 있는 사랑산에서 시작된 산맥의 맨 끝자락에 위치한 마을로 마을 뒷산인 매봉재 너머에 도덕마을이 있고, 동남간으로 평림천이 마을을 감싸 안으며 흐르고 있어 살기 좋은 풍수상의 위치이다. 동쪽은 어등산, 서쪽은 사랑산, 남쪽은 지평동 가삼, 북쪽은 용진산이 있다. 평림천 너머에 송산동 죽산과 본량동이 있으며, 내동은 마을을 '동쪽', '서쪽', '남살뫼'로 나누었으며, 내동교 근처 당산나무가 있는 곳을 '앞등'이라 부른다.
뒷산인 매봉재 산자락에 금양군 오겸을 제향하기 위한 광산사(廣山祠)가 있고 마을 동쪽에 오응석(吳應錫)이 은거하며 지냈다는 관수정(觀水亭)이 있다.
관수정에서 보는 사경(四景)으로
어등명월(魚登明月) 동쪽으로 어등산의 밝은 달,
사랑석조(獅狼夕照) 서쪽으로 사랑산의 저녁노을,
복룡청풍(伏龍淸風) 남쪽으로 복룡산의 갠 아지랑이,
용진귀운(聳珍歸雲) 북쪽으로 용진산의 돌아간 구름이 유명하다.
예전에 솟대가 있었다고 하나 없어졌고 마을 앞 도로변에 있던 하마비는 현재 광산사 앞으로 옮겨졌다.
마을 뒤에 삼현사(三賢祠)터가 있으며, 사찰인 도선사가 있다.
정월 열나흘날, 당산제를 지내기 전 주민들은 당산나무에 감아줄 줄을 가지고 줄다리기를 한다. 줄다리기는 여자와 남자로 나눠서 줄다리기를 했는데 여자 쪽이 이기면 풍년이 들고, 남자 쪽이 이기면 흉년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마을 굿을 치면서 동네를 돌았다. 마을 굿에 참여하거나 당산나무에 줄을 감을 때는 일절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었다. 자신이 조금이라도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줄을 만들거나 감는 일에 일체 참석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농악을 치면서 금줄을 매고 내동교를 건너갔다 다시 돌아와 동네 한바퀴를 돌고 난 후에 이 금줄을 당산나무에 두른다.
이것을 사람들은 '당산나무에 옷을 입힌다', 혹은 '당산할머니가 허리가 아프니 허리를 감아 둘러준다'라는 표현을 했다. 보통 줄은 당산나무에 13번 정도를 감는데, 그 길이는 약 50m 정도다.
당산나무는 관수정 아래 세 그루 있는데 그 중 맨 위에 있는 느티나무에만 제를 모셨다.
황토는 제를 지내는 당산나무 주변에만 뿌려둔다. 당산에서 모셔지는 신격은 '당산할머니'며, 제는 당산나무가 아래에서 제를 지냈는데 토방을 콘크리트 구조물로 높이 만들어 올라가 지내고 있다.
내동 당산제는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에는 제를 정월 14일 자정에 모셨으나 요즈음엔 15일 아침에 재물을 준비하고 오후 2시에 시작한다.
주민들과 외지에 나가 있는 출향인사와 관광객이 함께하며,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하는 민속놀이와 행사 등을 만들어 축제화로 변형시켜,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강강수월래’ ‘떡매치기’ 등의 외부 참여 인사와 주민들은 당산제를 지내고 나서 음복을 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전통은 그대로 이어 가면서,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대부분 당산제가 현대화에 밀려 소멸되어 사라지는 세태 속에서 전통을 이어나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내동 사람들은 마을공동체 의례를 넘어 당산제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지역의 관광 상품 축제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축제 일정
전라남도에서 개최되는 행사는 강진군 신전면 사초리 해신제(14∼15일)를 비롯하여 고흥군 남양면 월정리, 선정마을 열두당산굿 별신제(14∼15일), 해남군 문내면 정월대보름축제(14일), 곡성군 옥과면 죽림마을 달집태우기(14일), 곡성군 옥과면 주산마을 당산제(13일), 여수시 삼일동 정월대보름 민속놀이(14일), 고흥군 남양면 다래기마을 월악당산제)(14일)와 진도 임회면 귀성리 아리랑마을 남도주막에서(14∼15일), 순천시 낙안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큰잔치(14∼15일), 영산호의 농업 박물관도 세시풍속놀이 체험행사가 15. 오후 2시∼저녁 8시 있으며, 담양 창평슬로시티의 삼지내마을과 남극루 일원에서 창평동제(15일)열린다.
광주광역시도 남구 노대 당산제와 덕남 당산제, 진제마을 당산제, 광산구 용수마을, 송산동 내동마을 북구 충효마을 당산제, 평촌마을의 당산제가 13일에 있으며, 14일에는 광산구 운남마을, 우산골 달맞이 축제, 북구 문흥동 당산제, 용전당산제, 첨단의 쌍암공원 당산제 등이 열린다.
16일 일요일에 쌍암공원에서 연날리기도 있다. 광주광역시, 전남 등의 지자체에 문의하면 일정을 알 수 있다,
무등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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