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국민감사청구권’ 준비해야
시화MTV(첨단복합산업단지)사업은 2007년8월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여 2009년 8월 현재까지 정왕동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처음에 과도하게 계획한 상업용지를 줄여 주상복합단지로 분양하려는 개발계획변경 안을 일방적으로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면서 주민들의 본격적인 시화MTV개발 반대 움직임에 도화선이 되고 있다.
2001년 시화MTV사업이 고시된 이래 수공은 제2의 시화공단을 조성하려한다고 우려하는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2004년 민.관 합의체라는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발협)기구를 만들어 반대세력의 주축이 됐던 환경운동연합의 주요 간부들을 참여시켰고 그 후 시민들의 눈치를 보다 2006년 6월 개발면적의 축소와 환경개선기금의 마련이라는 개발명분을 만들고 합의를 강행하였다.
↑ 시흥시아파트연합회 김영훈 사무총장이 <시흥60>에 출연하여 시화MTV사업과 수공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사진. 우측)
미워도 다시 한 번, 믿었던 수공에게
그동안 시화공단과 정왕동 주거지역의 조성배경을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은 낙후되어있는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첨단복합산업단지 건설이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
또한, 시민들은 수공의 홍보에 반신반의 하면서도 집값의 상승이나 상권의 활성화 등 개발로 인해 얻어질 이익은 환경보호보다 더 필요한 명분이 되어버렸다. 이는 태생이 잘못된 땅 정왕동에서 공단의 대기오염을 자신과 가족들의 몸으로 정화시키고 버티며 살아온 15년의 대가로 생각했다.
그러나 금번 수공의 변경 안 발단으로 인해 시화MTV사업의 본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시민과 시민단체들은 하나, 둘 인식해 나가면서 지난 7월30일 ‘시화MTV범시민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시화MTV 토지이용계획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수공이 그동안 시화지구의 조성과 분양, 그로인한 대기오염의 피해에 학습효과가 있는 시민들은 두 번 다시 수공에 속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투쟁에 나서고 있다.
김진수 MTV사업처장의 경인일보 8월4일자 기고를 보면 “개발계획변경 배경은 MTV사업의 성공적 완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음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전제하며 “MTV내 상업용지는(중략) 특화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개발계획 변경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한 “상업용지 인근에 정주 인구가 없으면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발생 될 뿐만 아니라 상업 및 공단 종사자의 교통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단지 내 일부 주거용지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상업용지의 면적을 축소하고 주상복합단지를 설정하여 1만 4천 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것으로 변경하게 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책임 있는 수공 간부의 이러한 발언은 처음 계획부터 착공 당시까지도 계획안이 잘못되었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수공이 말하는 첨단복합산업단지는 “첨단∙벤처업종 등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유통 등의 지원기능과 관광∙휴양의 여가기능 등이 조화된 미래지향적 첨단복합단지”를 말한다.
변경안 자충수 둔 수공
MTV상업부지는 수공과 지발협이 개발 합의 당시 문안에 “기존상권과 차별화된 관광․레저 기능이 포함된 특화된 상업기능으로 조성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변경 이유로 상업용지를 특화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여 개발계획 변경 신청하였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수공은 시흥시민을 완전히 바보로 생각하고 있음이다.
솔직하게 4,500억의 환경개선 자금을 만들려다보니 분양이 잘될 것으로 생각한 상업부지가 필요했고 그래서 30만평을 무리하게 계획했다.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고 너무 많은 면적으로 분양이 어려워 그보다 훨씬 분양이 잘되는 주상복합부지로 팔려고 한다고 말하는 것이 그나마 지금까지 참아온 시흥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한다.
김진수 MTV사업처장의 글을 다시 보면 “상업 및 공단 종사자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일부 거주용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주상복합 면적을 설정하였다”고 했다.
얼마나 시흥시민을 우롱하는 글인가? 지난 2008년 3월 시화MTV조성사업 교통영향평가(재협의) 공청회에서 윤종호 시화MTV시민대책위원장이 교통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지적하였고 이후 시민들은 착공 전이나 착공 후에 지속적으로 교통대책에 대한 보완과 추가대책을 요구하여 왔음은 김진수 사업처장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책으로 내놓은 안이 교통의 흐름을 개선할 도로의 추가건설이나 경전철 건설도 아닌 단지 내에 사람이 거주함으로써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전문가라는 사람의 말을 빌어서 말이다. 그렇다면 변경 신청 전의 계획은 전문가의 용역을 실시하지 않고 직원끼리 계획했단 말인가. 아니면 2년 전의 전문가는 누구고 지금의 전문가는 누구인가. 어찌 일개 필부인 주민만도 못하다는 말인가. 이것은 수공이 시흥시민을 언제나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바보로 인식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발언이다.
의문의 해소는 국민감사청구권으로 풀자
지금까지 수공과 지발협의 시화MTV관련 진행사항을 보면 의문투성이는 하나 둘이 아니다. 시화지역에 추가적인 산업단지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 지발협의 운영과 개발의 합의 과정, 환경개선자금 4,500억 로드맵의 효용성, 시화MTV개발 이익금 책정의 적정성, 산업단지 분양가격의 책정에 환경개선자금의 포함여부, 합의 시 약속인 환경개선자금 선투자의 이행여부, 개발변경안의 숨겨진 저의, 지발협 위원이나 정·관계 인사들과의 유착여부 등 일일이 열거가 어려울 정도로 파헤쳐야 할 의문점을 안고 있다.
이제 시민의 이름과 힘으로 이러한 의문점을 해소하여야 할 때가 됐다. 이러한 의혹의 규명이야 말로 시민들이 수공과의 신뢰를 새로이 하든, 수공이 시흥시에서 사업을 진행하지 않든 결과에 따라 시민들과 수공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흥시민들은 ‘국민감사청구권’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국민감사청구권’은 주요 정책 사업의 예산낭비나, 추진과정의 문제점 등 공공기관의 법령위반행위나 부패행위에 대해 국민이 직접 감사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로 시민300명 이상의 서명으로 청구가 가능하다.
시화지구1단계 사업의 시행자이자 가장 큰 수혜자인 수공과 그 땅에 사는 가장 큰 피해자인 시흥시민들이 2단계 MTV사업을 다시 진행함에 있어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제기되는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하고 나간다면 이는 폭탄을 안고 불구덩이에서 터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제는 시흥시민들이 국민의 이름으로 수공에 대한 시화MTV사업 전반에 걸쳐 ‘국민감사청구권’을 제기하여야 할 때이다.
<시흥60> 5회 - 시화MTV, 시흥시 약인가? 독인가?(두 번째)
. 일시: 2009. 08. 10. 저녁 8시 ~ 9시
. 진행: 안만홍
. 연출: 최병남
. 홍보: 박순임
. 출연자: 최병남 PD, 시흥시아파트연합회 사무총장
<기사입력: 09. 08. 10 00시00분> 글. 시흥60 @편집. 시흥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