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만장(氣高萬丈)한 민주당 ◈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된다”고 했지요
“협치를 대여(對與) 관계의 원리로 삼는 건 총선 압승이란 민심을
배반하는 행위”라고도 했어요
그게 차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조건과 자질이라는 것이지요
야당 원내대표는 각종 쟁점 법안과 의사 일정 등을 놓고
여당과 협상·조율을 책임지는 자리이지요
그런 사람에게 ‘협치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지요
원내대표에 출마한 박찬대 최고위원은
“21대 국회 때 (국민이) 모아준 압도적 의석에 우리가 부응하지 못했다”며
“단호한 자세로 개혁에 매진해야 될 것”이라고 했어요
22대 국회에서 폭주의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얘기이지요
앞서 차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중립적 국회 운영을 위해 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국회법 취지까지 부인하며 민주당 폭주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지요
모두가 ‘협치 거부’ 에 매진하고 있어요
아무리 여야가 대립·갈등해도 주요 정당 정치인들은
협치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지요
그것은 정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설사 협치할 생각이 없는 사람이 있어도
그런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어요
그런 상식이 지금 민주당엔 통하지 않고 있어요
반(反)윤석열 바람으로 압승했는데 ‘협치 부정’ ‘폭주 면허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술더떠 23일 국회 정무위에서 ‘운동권 셀프 특혜법’으로 불리는
민주유공자법과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부여하는 가맹사업법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안건을 단독 처리했어요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를 우회하려는 것으로
정상적인 법안 처리 절차라고 할 수 없지요
국민의힘은 “의회 폭거”라고 했지만 표결을 막을 수는 없었어요
민주당은 총선 승리 후 일주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법 등 5개 법안을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데 이어,
다시 5일 만에 2개 법안을 또 밀어붙였지요
민주유공자법은 민주화 운동 관련자 본인은 물론 부모와 자녀까지
지원해주는 법이지요
2000년 이후 민주화 유공자 4988명이 받은 보상금이 1100억원이 넘는데,
추가로 국민 세금을 들여 그 가족까지 도와주자는 것이지요
이 법이 제정되면 방화로 경찰관 7명을 죽인 동의대 사건,
운동 자금 마련한다고 무장 강도 짓을 한 남민전 사건,
무고한 민간인을 ‘프락치’로 몰아 감금·폭행한 서울대 민간인 고문 사건
이에 관련자들까지 모두 민주 유공자 심사 대상이 되지요
게다가 유공자 특혜를 받을 대상자 명단과 공적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비밀에 붙이고 있어요
일반적인 국가유공자는 자격 여부를 보훈심사위원회가 심의·의결하지만
‘민주’ 유공자는 이마저도 건너뛸 수 있게 했지요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때에도 같은 법안을 냈다가
2021년 스스로 철회했어요
국민의 시선이 두려웠을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자 안면 몰수하고 다시 밀어붙이고 있어요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들에게 노동조합처럼 단체교섭권을 부여하고,
가맹본부는 반드시 응하도록 하는 법안이지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반발하고 주무 부처인 공정위도
“가맹본부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요
이렇게 상반된 주장이 부딪히는 법안은 숙의가 필요한데
요즘 한국에선 숙의는 실종이지요
민주당이 두 법을 처리한 날 국회에선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만남에
앞선 양측 실무 회담이 열렸어요
앞에선 협치를 하자면서 뒤로는 문제 법안을 일방 통과시켰지요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도 곧 처리하겠다고 하지요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협치를 머릿속에서 지우자”고 했어요
그렇다면 대통령과 회담은 왜 하자는 모르겠어요
앞으로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방법을 동원하여 입법폭주, 특검, 탄핵 등을
들고나와 시국을 어지럽힐것을 생각하면 현기증이 나지요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역구 161석, 국민의힘은 90석을 얻었지만
득표율은 50.45% 대 45.05%였어요
득표율 차는 5.4% 포인트에 불과하지요
2.8% 포인트의 국민만 생각을 바꿔도 민주당 우위는 역전될수 있어요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득표율은 8.4%포인트 차였는데
지역구 의석수는 거의 두 배 차이가 났지요
이후 4년간 민주당은 각종 쟁점 법안들을 위장 탈당 등
온갖 편법을 동원해 통과시켰어요
그 결과 ‘두 배’만 믿고 폭주하다 국민 심판을 받아 정권을 내줬지요
그때 위장 탈당한 사람이 바로 민형배 의원이지요
지금 협치 거부를 공언하는 민주당을 보면 다시 그 길을 걷는 것 같아요
기고만장(氣高萬丈)이란 말이 있어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천방지축(天方地軸) 날뛰는 꼴이 가히 꼴불견 이지요
그러나 세상이치란 그리 단순하지가 않아요
밀어 붙친다고 되는게 따로 있는 법이지요
자중(自重) 하면 좋으련만 벌써 이성을 잃은 상태이지요
그들앞에는 악재(惡材)만 쌓이겠지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 *-
▲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 사건 조작 특별대책단 출범식에서
민형배 단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어요
왼쪽부터 서영교 최고위원, 민 단장, 박찬대 최고위원.
▲ 2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백혜련) 전체회의에서
가맹사업법(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민주유공자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대한
국회 본회의 직회부 안건이 가결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