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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반이면 강남역 11번 출구를 통과한다.
출구는 입구도 될 수 있어서 항상 사람의 발바닥이 출렁거린다.
그래서 비 오는 날에는 계단에서 비릿한 사람 냄새가 나고 해맑은 날에는 향수 냄새도 난다.
11번 출구를 벗어나면 한 끼 밥값보다 비싸다는 커피숍에선 향긋한 커피 냄새를 날리고, 일식집 진열대에는 주인이 문을 열지 않았는 데도 불빛이 밝다. 간혹 김밥을 파는 아줌마의 좌판이 행복해 보일 때도 있다.
재미 있는 광경은 11번 출구를 벗어나 한남대교 쪽으로 300 미터 쯤 걸으면 알라딘이라는 중고 서점이 있는 데, 매일 입고 되는 책의 숫자가 적혀 있다.
오늘은 중고 서점의 입고 숫자를 읽으며 잊고 있던 휴면계좌를 살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예전 옆집에 살던 순이 엄마를 떠올라며 혼자 웃어 본다
그 때, 순이 엄마는 나의 아내에게 이뿐이 수술을 했다며 자랑을 했다.
먼 발치에 있는 내가 들을 정도로...
중고가 명품이 된 듯 신나게 수다를 떨었고, 나의 아내는 부러운 시선으로 순이 엄마를 바라 보았다.
지금 순이 엄마는 반백이 되었겠지만 오늘 내 휴면계좌를 살리면 명품처럼 빛날 것 같다.
발빠른 나는 7시 45분 경이면 전철 9호선의 시발점인 신논현역에 도착하여 스마튼폰으로 내 카페에 글 두어 꼭지를 올릴 것이다.
첫댓글 강계선생님 오심을 환영합니다.
고향의 봄을 보는듯 강남이란 이름에반가움이 서립니다.
가평촌에 다녀왔었습니다. 강영하심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