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악산 흘림골의 등선대와 주전골을 잇는 산행이다.
예약이 폭주하여 조기마감한 상태이므로 여유좌석이 없다.
연수동 한국통신앞에서 05시30분 정시에 출발.
주안 시민사거리 경유 06시 20분경 부천 송내남부역을 마지막으로 출발한다.
이른 시간이라 차안에는 일찌감치 소등을 하고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팔당대교를 건너고 양평으로 가는 강변길은 시원하고 상큼함마저든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양수대교를 지나면서 펼쳐지는 호반의 풍경은
잔잔한 호수에 살포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한층더 아름다움을 더해주고있다.
홍천을 지나 휴계소에서 잠시쉬어가고 이어지는 소양강 물길 삼백리는
그저 한폭의 동양화를 한장한장 넘기며 가는 그런 모습이 시야에서 펼쳐지고
먼 산 끝자락으로는 백설이 쌓인 모습도 보이면서 인제를 통과한다.
사람들이 오가며 흔히 우스갯소리로,
"인제 가면 언제 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고 한다.
아마도 오랜 옛날에 심심산골인 인제 원통으로 군대간 아들이 언제 올까
하면서 붙여본 말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하는 그런 말이 떠오른다.
버스는 구비구비 돌면서 한계령을 넘는데
우측으로 보이는 가리봉.주걱봉능선에는 많은 눈이 쌓여있고 도로변
양쪽으로도 제설작업을 하여 쌓인 눈이 많았다.
한계령을 올라서면서 칠형제봉과 만물상의 절경이 흰눈과 조화되어 비경이
연출되고 있고 구비구비 돌아 흘림골매표소에 10시경에 도착이다.
인천에서 왔다는 앞서가든 버스도 이곳에서 멈추고 많은 산님들이 내리고 있었다.
지난번 산행때 보지 못했든 새로지은 매표소가 가로막고 주위에는 철망으로
출입문을 만들어 놓았다.
매표소 입구에서 여심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20년동안 묻혀두었던 자연의 모습
그대로이다.
등산로를 가로막는 수백년 수령의 전 나무, 살아천년 죽어천년을 산다는 거대하고
기괴한 모양의 주목 들이 등산로 옆에 자라고 있었고 고목이 된 큰 주목은 아이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만큼 큼직한 구멍을 내고도 살고 있는 주목군락들…
바위마다에는 흰눈으로 덮여 있고
흐르는 계곡물소리는 20년동안 감추고 살면서 홀로 소리를 내며 흘렀고
기암괴석들은 다시찾은 우리에게 반갑다고 미소지으며 뽑내고 서있는 모습이야말로
흘림골의 첫 인상이 아닐까 생각을 하여 본다..
입구에서 여심폭포까지는 눈덮인 너덜길을 따라 약30분 걸으면 나타나는 곳이
여심(女深)폭포다.
높이30m의 폭포로 여성의 깊은 곳을 닮았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또는 여신(女身) 폭포라고도 부른다.
오르는 길에 바위에 가려서 잘 지나치기 쉬운곳이기도하다.
많은 눈이 쌓여 접근한 흔적이없고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모두 다 지나치고 만다.
한겨울 폭포가 얼어 빙폭을 만들었다가 봄이오는 소리에 놀란듯 중앙부분에는 녹아
폭포수가 요동을 치면서 흐림골에 많은 옥수(玉水)를 흘리고있었다.
한때 이 폭포는 신혼부부들의 단골경유지였다.
지금도 보기에 민망한 모습이지만,
여기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었다 한다.
앞에 보이는 깔딱고개 이 고개만 오르면 등선대이다.
오르는 길에 허리라도 펴기위해 뒤돌아서니 칠형제봉과 저멀리에는 눈덮인
귀때기청봉이 아스리이 미소를 지으며 웅장한 자태를 뽑내고 있다.
많은 인원이 온 탓인지 등선대를 올르려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엉켜 혼잡하고
아예 포기를 하는 사람도있다.
눈이 있어 바위는 미끄러웠으며 바위에 메어놓은 로프를 잡고 힘겹게 올라야 했다.
기암괴석의 바위덩어리를 힘겹게 오르면 사방으로 펼쳐진 남 설악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사방에 뾰족바위로 뒤덮인 산들이 연봉을 이룬다.
만물상의 중심인 등선대에서
동으로는 칠형제봉과 그 너머로 한계령과 귀때기청봉이,
서쪽으 로는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좁은 공간이지만 등선대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펼처놓은 그림책에는 갖가지
형상들이 모여 만물상을 차려놓았고 장엄한 대청봉에서 흘러내린 서북능선의
파노라마는 보는이로 하여금 새로운 힘을 얻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
氣를 받았다고나 할까...
영의정자리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등선대(登仙臺)!
또한 선녀가 하늘로 오른다는 등선대!
분명 영의정이 부럽지 않고 선녀가 하늘로 오랐음직한 흘림골 최고의 절경이다.
등선폭포와 무명폭포를 지나 십이폭포에 이르면 설악의 또 다른 비경인 주전골을
만난다.
옛날 도적들이 이 골짜기에 들어와 위조 화폐(錢)를 만들다가(鑄) 붙잡힌데서
유래한 이름이라한다.
길게 누워있는 12폭포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는 얼어있고 일부 힘찬 물줄기는 맑은
웅덩이에 포말을 일으키고있다.
용소폭포에 들러서 금강문을 지나고 선녀탕에 도착하니 마오타이술이 한잔씩 오가고
맑은 물속에서 선녀라도 찾으려는 듯 물속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님도 있다.
입술에 젖은 마오타이향을 음미하며 산 기슭을 돌아서니
그 유명한 오색약수(제2약수)가 가는 길을 막고 맛을 보고 가라한다.
밥그릇한한 크기에서 솟는 약수는 그칠줄 모르고 우리들의 마음과 가슴속 깊은곳까지
철분의향을 밀어넣어준다.
성국사를 지나 오색매표소에서 주차장으로 오니 벌써 도착한 선두그릅은 고기냄새를
풍기며 이슬이로 힘든 산행의 피로를 달래고 있었다.
학익동팀의 껍데기와 낙지의 만남!
그맛에 모두들 "음~~이 맛!"....정말로 맛이 있었습니다.
( 잘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
옆에서는 연탄불에 바베큐가 익어가고 있는데 연탄불에 석쇠까지 준비하신
모스크바의아침님.
그 산행의 연륜을 다시 보게 되는것 같았다.
정말로 감칠맛나고 입에서 녹는다고 할까... 이슬이를 한모금 마시고 상추쌈에 싸서
쏘~옥 넣고 씹노라면 힘든산행도 사라지고 같이하는 식사시간에 더욱 더 넘치는
끈끈한 정이 주위에 가득 퍼지는 그런 아름다운 시간이 갈길이라는 족쇠에 묶여
짧지마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3시30분경에 오색을 다시찾기로 기약하면서 출발이다.
가는 길은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기로하여 양양을 거쳐 좌측으로 펼쳐지는 맑은
동해바다를 끼고 7번 국도를 달리는데 수평선 저 멀리 파란바다에서 밀려와
해안에 부디치는 파도며 백사장과 해송이 서있는 모습은
우리를 여름이 오는 그때 꼭 오라 손짓을 하고 있었다.
현남에서 동해고속도로를 따라 오다가 영동고속도를 접어들어 대관령터널을 지나니
제왕산.능경봉.용평단지쪽의 고루포기산이며 얼마전 다녀온 선자령쪽에도
마지막 가는 겨울을 아쉬워하는 듯 하이얀 눈이불을 덮고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있다.
소사를 지나면서 고속도로는 정체 다시 원주로빠져 국도로 여주에서 고속도로로...
늦은 8시가 넘어서 송내남부역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이른아침에 시작하여
남설악의 마지막 설경에 취해보고
영의정자리가 부럽지 않은 등선대도 올랐고
물소리 새소리가 기암괴석에 봄이오는 소리를 알리는 모습도 보았고
맛있는 음식과 입술에서 향기있는 술향도 느낄 수 있었든 아름다운 시간들을
이제 추억이라는 노트속에 간직하며
오늘도 이렇게 부족하지만 산행의 흔적을 여기 남겨본다.
분명 눈덮인 설악에도 봄은 오고있었다.
변산반도의 관음봉에는 봄이 얼마나 가까이 왔을까?......
함께하신 회원님들께 오늘도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함께하시고 다음산행에서 만날것을 기약하면서...
감사합니다.
태화관광 산우회
산바우(정상묵)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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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빠짐없이 쓰시는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수고하셨습니다.
바쁘셨나봐요. 산행기가 올라오질 않아서 궁금했답니다. 이렇게 읽고가니 좋은걸요.앞으로는 빨랑빨랑요.ㅎㅎㅎㅎ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면함없이 후기를 올려주셔서 잘읽고 산속에 빠저있다가 나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태화산행에서 대장님께 사진을 안 박으면 뭔가 빠지는것 같아...산행 중에도 대장님 뒤를 졸졸 따라다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