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사역과 크리스천 음악가 (1)
내가 교회로부터 매 달 물질을 받아서 생활을 하리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또한, 찬양을 인도하는 교회 사역자가 나의 직업처럼 되리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다.
물론, 막 비전이 형성되면서 작곡을 하며 교회 찬양팀으로 봉사하던 대학생 시절,
교회로부터 물질적이거나 환경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적이 있지만,
교회로부터 월급을 받는 차원으로는 생각해 본 일이 없다.
모순적이게도 그랬던 내가 2003년 이후로 지금까지 교회 사역자로 살아가고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로부터 받는 물질이 나의 주 수입원이며 대부분의 수입원인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내가 처음부터 교회 사역자를 꿈꾸었다면 그 흔한(?) 신학을 하고 전도사나 목사의 길을 갔을 것이다.
솔직히, 한국의 교회들은 두려움과 걱정이 많고 의심이 많다.
안전제일주의로 하려다 보니 사람을 믿지 못하고 그 사람의 조건으로 판단을 해서 사역자를 뽑을 수밖에 없다.
솔직히, 각 교회에서 필요한 사역자들을 뽑을 때 얼마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뽑을까?
조금은 냉소적으로 말해서 하나님께 기도하기 보다는 사역자 청빙 광고를 내고
주변의 동료들과 선후배들에게 소개나 추천을 받는 쪽으로 더 신경을 쓰지 않을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평등하다고는 말하지만,
사실 고졸자가 대졸자보다 시작부터 불리하고 차별과 무시를 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하지만, 모든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반드시 뛰어날까?
나는 목회자의 길을 걷는 사람이라면 신학교를 졸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교회 사역자가 신학교를 나와야지만 사역을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치학과를 나와야지만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말이다.
예수께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열 두 사도로 부르셨다.
어부 몇 명, 세리 한 명, 그 외에 다양한 직업군으로 구성된 사도들이었다.
그렇다고, 우리는 예수의 사도가 되기 위해서 어부나 세리가 될 필요는 없다.
우리는 바울처럼 선교하기 위해 바리새인 과정이나 로마 시민을 갖출 필요도 없다.
우린 하나님의 양들을 이끄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모세처럼 이집트 문물을 익히거나
광야에서 양을 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목사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 불신자의 자녀로 태어난 사람,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교회 사역을 하기 가장 유리한 사람은 누구일까? 하나님께서는 누구를 자신의 사역자로 삼으실까?
오늘날이라면 우리 중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른다.
“셋 중에서 신학을 한 사람이요. 셋 다 신학을 했다면 우리 교회와 같은 교단 신학을 한 사람이요...”
정답일까?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셋 중에서 누구든지 택하실 수도 있으시다.
그렇다고 아무나 택하지도 않으신다. 아마도 기본 점수는 목사 집안이 높겠지만,
하나님께서는 기본 점수로 사역자를 뽑지 않으시고 현재 하나님께 붙들린 사람을 쓰실 것이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