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리를 잡다
우리말 유래 알기
실이 마구 헝클어진 것을 정리하려면 그 실의 첫머리, 그러니까 ‘실마리’를 찾아내야 해요.
엉킨 실을 푸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실마리만 잘 잡으면 아무리 곤란한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에 있어요.
옛날 크레타 섬에 사람을 잡아먹는 미노타우로스라는 괴물이 있었는데, 사람 몸에 황소 머리를 하고 있었어요. 크레타의 미노스 왕은 복잡한 미로를 만들어 미노타우로스를 가두었고, 미노타우로스는 미로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잡아먹었지요. 전쟁에서 크레타에게 진 아테네는 해마다 소년 7명과 소녀 7명을 미노타우로스의 먹이로 바쳐야 했어요.
보다 못한 아테네의 왕자 테세우스가 이 괴물을 처치하기 위해 소년들 틈에 섞여 크레타에 왔는데, 크레타의 공주인 아리아드네가 한눈에 테세우스에게 반하고 말았지요.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미로에 들어갈 때 실타래를 주었어요. 테세우스는 미로의 입구에 실의 첫머리를 묶어두고 실을 풀며 미로에 들어가서 괴물을 처치한 후 다시 이 실을 따라 무사히 미로를 빠져나왔어요. 이 이야기에서 ‘아리아드네의 실’이라는 말이 생겨났는데, 아무리 어렵고 복잡한 문제라도 실마리만 잘 잡으면 풀 수 있다는 뜻으로 쓰여요.
실마리를 뜻하는 우리말로 ‘가리사니’가 있는데, 여러 가지 중에서 바람직한 것을 가린다는 뜻이에요.
이럴 때 이렇게
: 고은이랑은 화해했니?
: 고은이가 뭘 오해했나 봐요. 말을 붙여도 툴툴거리기만 해요.
: 차분하게 앞뒤 사정을 이야기해 보렴. 그럼 잘 풀릴 거야.(→ 화해의 실마리가 보일 거야.)
[네이버 지식백과] 실마리를 잡다 (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우리말, 2007. 10. 18., 김은하, 신재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