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t1.daumcdn.net/cfile/cafe/273BA742557CA5A92B)
어제는 뒷터에 백수오(큰조롱)을 심었답니다.
포트에서 자란 것은 작아서 다음에 심기로 했죠. 뿌리식물이라 어느새 흰 백수오가 젓가락 굵기로 자랐는데
포트의 얕은 방에서는 그나마 뿌리를 내릴 조건이 안 되는 것이었죠. 이 크기의 화분에 옮겼다가
굵어지면 옮겨야할 것 같습니다.
시골 어느 농가에서 백수오 씨앗을 한 조롱 얻어와서 이렇게 간단히 모종이 되었는데, 또 씨앗이 맺히면
얼매나 많아질 수 있을까 즐거운 그림이 그려집니다. 백수오는 내 약 경험에서 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농사가 재미 있으면 천문동과 함께 차차 늘려가고 싶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5023442557CA5B12A)
아낸 작년에 갈무리해두었던 씨앗을 잘도 꺼내어 심습니다.
콩 종류도 노란콩, 검정콩, 약콩, 작두콩, 까치콩...
꼭 우리 식구 먹을만치 밖에는 안 되는 노동력으로 가짓수는 꽤 많지요.
노동력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뒷터에 심는 것들은 경지정리도 안 되어 있는 데다
어린 묘를 잡초세상에 내보내어 경쟁을 시키니 반에 반도
수확이 안 되는 것이죠. 약을 치지 않으니
더욱. 큰조롱에겐 소주에 물을 타서 피스로 뿌려주었지요.
잇꽃, 우엉, 황기, 깨, 삼채, 고수, 감초......
모두 씨앗이나 거두어 들릴 수 있는 수준의 양이지만 먹든 안 먹든
내년에도 다시 씨로 이어질 것에 대한 기대로 아쉬움을 떨치죠.
요샌 말리는 것이 또 얼맨데요... 감잎차를 필두로
버섯, 머위꽃, 쇠비름, 금은화, 어성초, 메꽃, 삼지구엽초, 민들레...
갈아 먹는 것은 휀넬, 케일, 부추류, 블루베리, 오디, 돼지감자, 쇠비름, 삼백초, 쉽싸리...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EEE42557CA5B730)
적하수오도 시장에서 씨를 사다 이렇게 늘렸어요. 잊어불고 어디서 잘 자랐다가 그 탐나는 뿌리약을
주인에게 돌려줄 것입니다. 이것은 또 삽과 괭이, 쇠스랑을 메고
거친 땅을 한 나절 일구어야 하는 '사업'이 남아 있긴 하지요만...
어쨌든 새 생명이 살아나 이렇게 내 눈에 들어와 박히는 것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이렇게 씨를 세상에 눈 뜨게 하는 일은 전적으로 아내의 '실력'이 되었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EF142557CA5C031)
여정자로 내가 꽤 귀히 여기는 약재,
광나무를 노래를 부르다가 아랫 동네 어느 전원주택 울타리 나무의
열매를 호주머니에 챙겼었죠. 그랬더니 시나브로 싹이 터서 나오기는 하는데,
우리집 울타리가 될려면 텍도 없어서 픽 지나가버리곤 한답니다.
작년에도 깨끼손가락만한 것을 울타리 척박한 데다 심었더니 거짐 죽어버렸어요.
차라리 울타리를 포기하고 한쪽에 심어 훗날 그 열매를 써야겠어요. 보신제죠.^^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F0142557CA5CB30)
웬 모과를 다 심었군요. 모과액기스를 몇 통을 담아놨는지 일하고 근육이 뭉치면
차로 마십니다. 갈근과 함께 뭉친 근육을 푸는 힘이 있죠. 간에 들어가서 제 일을 해요.
요새는 탕약을 끓일 때 대추 대신 모과를 조금 넣으면 맛이 달착지근하여
대추가 떨어질 때 대용으로 즐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396042557CA5D42F)
ㅋ 녹두 잎이 이렇게 생겼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62EE142557CA5DE31)
메주를 작년에 댓 개나 만들어 매달았을 겁니다. 새끼를 못 꼬는 아내가
오데서 짚을 한 다발 얻어와서는 낑낑대길래 제 옛 꼴머슴적 실력을 발휘하여 꼬아주었죠.
날 우 아래로 훑어보면서 존경의 눈초리를 보내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22D2742557CA5E832)
팥이 콩하고 어릴 적은 비슷하군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9E842557CA6132F)
ㅎ 요 친군 뭔지도 모르고 일단 심어본 거라는데, 안개꽃이에요. 저건 화단에 작년 한 해 재밌었고
연작을 싫어하여선지 피들피들 갓쪽으로 밀려나더니 올해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물건이죠.
우리 어머니 돌아가시고 영정 곁에 꽃꽂이로 한번 멋을 낸 뒤 제 뜰의 역사에서 사라져 가고 있어요.
어디 한 데다 심어는 주겠지만 알아서 살게 할 겁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30B8F42557CA63C27)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A2142557CA64530)
내가 압촌동시절부터 키워 아낀 소나무를 이곳으로 이주하여 키우면서
저 솔씨를 얻어 분재로나 기르면 좋겠다 싶었죠.
그래서 솔방울 하나 따놓았더니 저렇게 싹이 났습니다.
어차피 마당엔 중것 소나무들이 다 있고 이것을 재배하여 훗날 팔 것이 아니면
분에 담아 멋진 소나무분재를 만든다면 종자로서 제 몫을 해낼 거라 믿고 있죠.
ㅋ 내 죽기 전에 분재 한나 얻을 분들은 오래 사씨요이!
![](https://t1.daumcdn.net/cfile/cafe/2739FF42557CA64D2F)
집사람이 노랑장미를 좋아하여 또 김수현샘 아치에서 몇 잘라왔는데
잎사귀도 없는 줄기만 몇이어요. 나면 나고 말면 말고 그냥 심어봤어요.
여름은 잡초들의 계절이고 우리는 이것들을 위해 그들을 솎아주는 긴 여행의 기간이기도 합니다.
아침에 인나자마자 어이, 오늘은 안식일이니 일하지 말세,
앞으로 일요일은 남들처럼 뒹굴고 노세.
듣는 체도 않더니 김수현샘이 준 감자 쩌놓고 지금 방문을 나섭니다.
한 달전에 사준 그거. 70 80노래가 많이 담긴 휴대용 녹음곡을 크게 틀어 떠들며
오늘도 항아리바지를 펄럭입니다. 쳇, 나도 감자 하나 물고 이만 나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