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떡이 신문을 찢다
오늘 아침 나의 식탁에는
야채주스 한 잔과 떡 두 조각
반찬처럼 놓인 조간신문,
주스 마시고 떡을 입에 넣고
신문기사를 꾸역꾸역 씹는데
아코, 입안의 떡이 튀어나와
식탁 위 신문에 떨어진다
젓가락으로 떡을 잡아당기니
싸르르 신문이 찢어졌다
국민이 격노, 채상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활동 재개
허걱, 그 많은 신문기사 중
하필이면 '김건희 여사'가
찢어진 것이다 칼로 자른 듯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
조화가 생화처럼 보이는 것보다
생화가 조화 같아 보일 때
어느 날 반짝 눈부신 별이 되었던
개통령 강형욱이, 가수 김호중이
길에 버려진 별사탕이 되었을 때
불현듯 내 머리칼이 곤두선다
바람에 허리 꺾인 억새 보다
억새의 손톱자국이 선명한
바람의 알몸을 보게 되었을 때
선생님에게 학대받은 장애아보다
장애아를 안고 우는 아빠를 볼 때
나는 홀로 독주를 마신다
딸과 함께 사는 게 불편하다고
하소연하는 80대 후반의 어머니
친정엄마의 독설이 상처가 되어
혼자 울음 삼키는 여동생의 침묵
내 마음은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폭포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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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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