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雜阿含經 ]- 4권
103. 차마경(差摩經)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많은 상좌(上座) 비구들은
코오삼비이[拘舍彌]국 코시타아 동산에 있었다.
그 때에 케마[差摩]비구는 코오삼비이국의 바다리카아[跋陀梨]
동산에 있으면서 큰 병을 앓고 있었는데 다아사카[陀娑]라는
비구가 병을 보살피고 있었다. 때에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나아가 그 비구들 발에 절하고
한 쪽에 서 있었다.
"너는 케마 비구에게 가서
'여러 상좌 비구들은 묻노니, 그대 몸은 좀 나아
안온하여 고통은 더 심하지 않는가.'고 말하라."
때에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시킴을 받고
케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여러 상좌 비구들이 '그대 병은 좀 나은가.
고통은 더하지 않은가.'고 안부합디다."
케마 비구는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내 병은 낫지 않아 몸이 안온하지 않으며,
여러 가지 고통은 갈수록 더해 구(救)할 길이 없다.
만일 힘 센 역사가 잔약한 사람을 붙잡아 노끈으로
머리를 동여매어 두 손으로 세게 조이면 그 고통이
심하지마는 내가 지금 겪은 고통은 그보다 더하다.
또 만일 백정이 날랜 칼로 소 배를 가르고
내장을 집어내면 그 소의 고통이 어떠하겠는가.
그러나 지금 내 배아픔은 그 소보다 더한 것 같구나.
또 마치 두 역사가 잔약한 한 사람을 붙들어다
불 위에 달아 놓고 두 발을 태우는 것과 같이
지금 내 두 발의 열(熱)은 그보다 더한 것 같구나."
때에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케마 비구가 말한 병증세를
여러상좌들에게 자세히 알리었다.
여러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아사카 비구를
케마비구에게 보내어
'세존께서는 다섯가지 <쌓임>이 있다고 말씀하시었다.
어떤 것이 다섯인가. 물질이 받는 <쌓임>과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의 <쌓임>이다. 너 케마는 조금이라도
이 다섯가지 <쌓임>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여 보았는가.'고 말하게 하였다.
때에 다아사카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시킴을 받고 케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여러 상좌 비구들이 너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다섯가지 쌓임을 말씀하시었다.
너는 조금이라도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여 보았는가.'
라고." 케마 비구는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나는 그 다섯 가지 쌓임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들에게 돌아가서 아뢰었다.
"케마 비구는 '나는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아사카 비구를 보내어
케마 비구에게 말하게 하였다. '
너는 다섯 가지 쌓임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기를 번뇌가 다한
아라한과 같이 하는가'고. 때에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시킴을 받고 케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비구여, 그 다섯가지 쌓임을 관찰하기를 번뇌가 다한
아라한과 같이 하는가." 케마 비구는 대답하였다.
"나는 다섯 가지 쌓임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
때에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들에게 돌아가서 아뢰었다.
"케마 비구는
'나는 다섯가지 쌓임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하였습니다."
때에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다시 케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기를
'너는 다섯가지 쌓임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하라."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 비구들의
시킴을 받고 케마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네가 '나는 다섯가지 쌓임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다'고 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케마 비구는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내가 다섯 가지 쌓임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한 것은, 나는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에 대해서 아직 그것을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하였기 때문이다."
다아사카 비구는 여러 상좌들에게 돌아가서 아뢰었다.
"케마 비구는 '나는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관찰하지마는
아라한은 아니라고 말한 것은,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하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여러 상좌 비구들은
다시 다아사카 비구를 보내어 케마 비구에게 말하게 하였다.
"너는 <나>가 있다고 말하였다.
어느 곳에 <나>가 있는가.
물질을 <나>라고 하는가. <나>는 물질과 다르다고 하는가.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을 <나>라고 하는가.
<나>는 그것들과 다르다고 하는가."
케마 비구는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나는 '물질은 <나>다. <나>는 물질과 다르다.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은 <나>다. <나>는
그것들과 다르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한다."
케마 비구는 다시 다아사카 비구에게 말하였다.
"귀찮게 너를 오가게 할 것 있느냐.
너는 지팡이를 가져다다오.
지팡이를 짚고 내가 직접 그 상좌들에게 가 보리라.
그 지팡이를 가져다 다오."
때에 케마 비구는 스스로 지팡이를 짚고
여러 상좌들에게로 갔다. 때에 여러 상좌들은 멀리서
케마 비구가 지팡이를 짚고 오는 것을 보고,
위에 자리를 펴고 발을 얹는 궤를 바로 놓고 스스로 나가
그를 맞이하면서 가사와 바리를 받고 자리를 권해 앉게 하고
서로 위로한 뒤에 케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나>라는 교만을 말한다니
어디서 <나>를 보는가. 물질이 <나>인가.
<나>는 물질과 다르다.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이 <나>인가. <나>는 그것들과 다른가."
케마 비구는 아뢰었다.
"물질은 <나>가 아니요
<나>는 물질과 다르지도 않으며,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은 <나>도 아니요 <나>는 그것들과 다르지도 않다.
다만 나는 다섯 가지 쌓임에서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를 아직 끊지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합니다.
그 <나>라는 것은 마치 우팔라[優鉢羅], 파두마[鉢雲摩],
쿠무다[拘牟頭], 푼다리이카[芬陀利]꽃들의 향기와 같습니다.
즉 뿌리가 곧 향기입니까, 향기는 뿌리와 다른 것입니까.
줄기, 잎, 꽃술의 정추(精序)가 향기입니까,
향기는 그 정추와 다른 것입니까. 혹은 같은 것입니까."
여러 상좌들은 대답하였다.
"아니다. 케마 비구여, 우팔라, 파두마, 쿠무다,
푼다리이카꽃들의 뿌리가 곧 향기가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는
뿌리와 다른 것도 아니며, 또한 줄기, 잎, 꽃술의 정추가
곧 향기도 아니요 그렇다고 향기는 그 정추와 다른 것도 아니다."
"그러면 그것은 어떤 향기입니까."
"그것은 꽃향기이니라."
케마 비구는 말하였다.
"<나>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물질이 곧 <나>가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물질을 떠난 것도 아니며,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이 곧 <나>가 아니요 그렇다고 <나>는
그것들을 떠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나는 다섯 가지 쌓임에서
그것은 <나>도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보지마는
아직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합니다.
여러 상좌님들은 내 말을 들으십시오.
무릇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로 말미암아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유모(乳母)의 옷을 빨래집에 주면 여러가지 재물로
때를 빼지마는 아직도 남은 냄새가 있을 때에는 여러가지
향기로써 쏘여 그 냄새를 없애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들은 다섯가지 쌓임을 떠나
그것은 <나>가 아니요 <내 것>도 아니라고
바르게 관찰하지마는 그 다섯가지 쌓임에서 아직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를 끊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떠나지도 못하고 뱉어 버리지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생각을 더욱 더해서
그것들의 나고 멸하는 것을 관찰해 보는 것입니다.
즉 '이것은 물질이요 이것은 물질의 모임이며
이것은 물질의 멸함이다. 이것은 느낌, 생각, 지어감, 의식이요,
이것은 그것들의 모임이며 이것은 그것들의 멸함이다'라고.
그래서 그 다섯가지 쌓임에 대해서 이렇게 그 나고 멸하는 것을
관찰한 뒤에는 <나>라는 교만과 <나>라는 욕심과
<나>라는 번뇌가 모두 없어집니다.
이것을 진실한 바른 관찰이라 합니다."
케마 비구가 이 법을 설명하였을 때, 저 모든 상좌 비구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눈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리고 케마 비구는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한 법의 기쁨과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몸의 병이 모두 없어졌다.
때에 여러 상좌 비구들은 케마 비구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그대의 첫 설법을 들었을 때에
이미 이해하고 이미 즐겨 하였거늘 하물며 다시 묻겠는가.
우리가 다시 물은 것은 그대의 미묘한 변재를 들어보기 위함이요
그대를 희롱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대는 과연
능히 여래, 다 옳게 깨달은 이의 법을 널리 설명하였다."
때에 상좌 비구들은
케마 비구의 말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 차마경(差摩經)
- 명상음악 / Deva Yoko - Next To Silence 中
- 사진출처 / gregory colbert - 자연과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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