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역의 제7대 명예역장인 최정란 시인의 회갑기념 시화전이 황간역 갤러리에서 2017.7.1.부터~7.31.까지 열립니다.
나름의 생각으로 '간이역 철길에서 돌아본 세월의 뜨락'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최정란 시인의 시 '간이역에서'와 '세월의 뜨락에서'를 이으니
회갑을 기념하는 시화전 제목으로 그럴듯하다 싶습니다.
이 제목은 최정란 시인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 블로그에 올리고 페이스북으로 공유한 시화전 소식 보자마자 달려 온
추풍령중학교 임근수 교장선생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최정란 시인이 '회갑 기념 시화전'보다는 '사은 시화전'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임 교장 선생도 "최 시인이 '회갑'이라면 여류 시인으로서 나이 많은 거 알리는 것 같아 그러시는 것 같다"며
은근슬쩍 거듭니다. 임 교장 선생은 최 시인의 후배 문인이거든요^^!
시골역 철도원이 괜히 고집을 피울 때가 아주 가끔 있는데, 아까가 바로 그 때였습니다.
안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60년이란 세월을 잘 살았다는 것은 정말 축하 받을 일이니, 회갑이라 기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우겼지요.
이번 시화전은 최정란 시인이 자신의 60년 인생의 가지 가지에서 맺은 열매인 시로
그간 귀하게 맺어 온 인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운학 선생을 비롯한 여러 인연들이 최정란 시인의 시를 작품으로 만들어 축하해 주는 것이니까,
기념이란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정란 시인은 이런 인연들에 대해서도 통틀어 감사를 표하고 싶어하는 것을,
그 진중하고 겸손한 속 마음을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사실 전시회 제목이 뭐 그리 중요하겠어요?
시화전 작품마다에서 최정란 시인의 시심도 읽고
귀한 인연들의 기쁨도 나누면 그걸로 좋은 일이고
그것이 감사한 일이겠지요.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 아주 다채롭습니다.
액자도 있고 족자도 있고 캔버스도 있고, 여러 형태의 도자기도 있고 지우산도 있고 지등도 있고 부채와 한지공예품도 있습니다.
역시 다방면의 인적 네트워크를 지닌 시인답게, 각 장르의 작가들이 최 시인을 아끼는 마음으로 선뜻 참여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전각가이며 서예가로 세계 기네스 기록 보유자인 운학서도원 대표 운학 박경동 선생,
시인이며 한글 서예가인 석야 신웅순 교수(중부대), 한국화가 임재 김성호 화백,
옹기 도예가인 영동옹기공방대표 운봉 여봉구 선생, 익산의 시인이며 사진작가인 백강 신길수(원광대명예교수),
영동문인협회회장 김명동 시인, 핸드페인팅 작가인 그린나래공방 여실 장연수, 서양화가 노우혁, 영동 연화한지공방대표 김완숙,
전 황간역장 강병규 등이 최정란 시인의 시를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그중 시골역 철도원 강병규는 순수 아마추어이지만, 황간역 명예역장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참여했습니다.
작품 중에 '최이분'이란 이름이 보이는데
이분(以分)은 운학 선생이 붙여 준 최정란 시인의 호랍니다.
'가진 것을 두루 나누며 살라'는 뜻이라는데
빨리 부르다보면 '이쁜', '이쁜'으로 들리는군요.
최정란 시인의 복이다 싶습니다.
시골역 철도원이 최정란 시인의 회갑을 축하하기 위해 그린 작품들입니다.
박경하 가수의 축하 꽃다발이 작품보다 먼저 도착했습니다.
장미 100송이랍니다.^^*
이번 전시된 작품 대부분은 운학 박경동 선생이 손수 제작한 것입니다.
장연수 씨가 도자기에 그림 작품도 몇 점있습니다.
시골역 철도원도 최정란 시인의 회갑 기념 서화전을 조금 거들었습니다.
전시 오프닝 행사를 겸한 축하음악회는 7.15.(토) 오후 3시(15시)에 할 예정입니다.
연주나 노래, 시낭송 등으로 축하해 주실 분들은 이름표 달고 줄 서주세요^^*
화분이나 화환은 안 보내주시는 것이 고마운 일입니다.
이미 꽉 찼어요. 더 놓을 자리도 없습니다.
전시장도 대합실도 생각보다 비좁아, 축하 화분이나 화환은 오히려 작품을 가리기 일쑤입니다.
역 직원 입장에서는 시든 화환이나 화분 뒷처리 하는 것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구요.
꼭 축하해야 할 분들은 차리리 최정란 시인에게 축하금으로 주시는 게 나을 듯 합니다.
그러면 요즘 최 시인이 교육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문해학교 할머니들을 위해 요긴하게 쓸 수 있답니다.
그게 백번 낫지요.
전시 첫날 디스플레이 마친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야 한다니까
'날은 푹푹 찌는데다 이런저런 챙길거리에 지쳐 사진 찍힐 준비를 못한 상태'라고 하면서도 이렇게 흐뭇한 표정입니다.
육십 한 생을 잘 살아 온 시인의 모습이었습니다.
최정란(崔政蘭) 시인 약력
충북 영동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 국문학과 졸업,
김천대 유아교육학과 졸업
영동대산업정보대학원 사회복지학과석사과정 졸업
영동대산업정보대학원 상담심리학과석사과정 졸업
전직 보육교사
현 문해교육강사
충북평생교육기자
1986년 제1회전국한밭시조백일장 <여명>장원 당선으로 문단 데뷔
1987년 시조문학 봄호<겨울평전>추천
2010년 『시조문학』50주년 <속, 가을>작품상 수상
2017년 제7회역동문학상 본상 수상
작품집 : 화신제 (2001) 푸른사상사
가곡 작시 : 가을밤, 낙화암,간이역에서,세월의 뜨락에서,천태산에서,솔숲에 가면, 여명
국악창작가곡 작시 : 여명(2013년 영동군 위촉곡)
시화전: 회원전다수, 개인시화전 제1회 전시중 (황간역갤러리 7.1~7.31)
현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조시인협회,한국시조문우회, 한국시조문학진흥회 부이사장,
영동문인협회회원
<후기>
2017.7.4. 저녁 운학 박경동 선생님이 전시 안내문을 쓰셨습니다.
쓰시는 모습을 지켜보는동안 한 획 한 획마다에서 흥이 절로 느껴지더군요.
방명록 표지와
축하의 글도 쓰셨습니다.
山中何所有(산중하소유) 산중에 무엇이 있는고?
嶺上多白雲(영상다백운) 산마루 위에 흰구름만 자욱하답니다.
只可自怡悅(지가자이열) 다만 나홀로 즐길 수 있을 뿐
不堪持贈君(불감지증군) 감히 그대(임금님)에게 가져다가(持) 드릴 수는 없구려
양(梁)나라 때 산중재상으로 불렸다는 도홍경(陶弘景, 452~536)의 시입니다.
도홍경이 구곡산(九曲山)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자 무제(武帝)가 그를 불러내기 위하여
산중에 무엇이 있기에 나오지 않느냐고 물은데 대해 답하는 뜻으로 지은 시랍니다.
내용도 좋지만 끝부분이 젤 마음에 닿았습니다.
'황간 동화 간이역'
황간역 이름을 이쁘게 불러주신 운학 선생님 감사합니다.
시인의 회갑을 축하하는 마음들이 이렇게 함께 하는 것,
참 귀한 인연이고, 참 이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