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는 역시 좋은 것일까?
건강공단과 상관없이 농협회원에게 주어지는 건강검진을 하라기에
안하는 것보다 낫겠지 싶어 의정부의 한 병원으로~~~
시설이야 서울에 비길 바 아니지만 아주 맹탕이야 아니겠지~~~
기본적인 키와 체중, 혈압체크, 시력검사, 심전도, 안저검사라나 뭐라나...
가슴엑스레이, 위암대신에 머리 씨티 촬영, 유방암 촬영, 혈액 채취,
초음파는 간과 신장이라나...치과는 입 한번 벌려보고 땡~! 너무 성의 없다!
결과는 2주 후에 알려준단다!
오는 길에 농협에 들려 경로카드 발급받고~!
잠시만 빌려달라고 하면 "개망신 당하지 말고 돈내고 타라니까~!" 하며
일언지하에 거절하던 옆지기였는데 오늘은 드디어 나도 발급받았다~!
"늙었다는 소리인데 좋아하기는~~~"
"당장 써먹어보아야지...이왕이면 아주 먼 곳으로...ㅋ"
아침을 굶었으니 뭐라도 먹어야지...
갈현동집에 들려 동태찌개 2인분...웬 일로 넉넉하게 주니 배가 두둑~! ㅋ
"어디로 갈까~?"
"글쎄...천안이나 가볼까?" 제일 먼 곳을 더듬어본다.
백수가 되고나면 농사를 열심히 할 줄 알았더니만
그동안 뼈빠지게 일한 웬수를 갚는다고 오히려 더 게으름이다.
이왕에 나선 길..."갑시다~!"
의자에 떨어져 있는 일회용 티켓 한장...두리번거려 보지만 임자가 없나보다.
우선 이것도 챙기고 보자...ㅋㅋㅋㅋㅋ
종로 3가에서 우선 천안행을 타고서...
천안에 내리니 잠시 후에 신창행이 들어 온단다..."신창행 또 타자~!"
계획이 없었으니 딱히 갈 곳도 없다. 역사에서 관광지도 한장 들고
훑어보지만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을 택하려니 마땅치 않다.
무작정 길을 나서 순천향대 쪽으로...흐느적 흐느적~~~
이정표를 보니 800m...택시기사가 호객을 하지만 천만에~!
"30분은 넘어 걸릴텐데요~!" 구두를 신은 내가 어림없어보였나~?
"산행도 몇시간씩 하는데 그까짓 30분이야 껀도 아니지요!" ㅎㅎㅎ
청명한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맑은 공기에 심호흡을 하며 발길 닿는 대로 걷는다.
"와아~고들빼기다~!" 나물에 눈길을 주는 내게 질겁을 하는 옆지기~!
"제초제 뿌렸는데 당신 정신 나갔어?" 아이구 아까워라~~~
배는 부르니 먹을 거리도 반갑지 않고 산천경개 유람이나 하자...
고구마순을 다듬는 비닐하우스를 드려다보며 값을 물으니
한단에 5,000원이란다. 자고로 생선도 돛대밑이 더 비싸다 했지~!
아무리 지나가는 길손이 묻기로소니 퉁명스럽고 성의없게...'흥~~~'
다시 전철을 타고 천안에서 내렸다.
일회용 티켓 반환금 500원을 꺼내들고 깔깔거리는 마눌이 한심한가보다. ㅎㅎ
물어물어 중앙시장으로...딱히 볼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삶의 열기라도 느껴보자...고구마순이 한단에 5,000원이란다...ㅋㅋ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면서 시장을 지나 다시 정거장으로~~~
원조할머니 호두과자라네~ 한 봉지(30개들이) 5,000원에 사들고...
역구내에서 파는 병천순대국 한그릇(5,500원) 시켜 둘이서 맛보고...별로다.
약간의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그럭저럭 3시간 넘게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뻐근하고...앉을 자리만 눈에 들어온다.
경로석(ㅎㅎ)에 앉아 호두과자를 야금 야금 먹기 시작하여
결국에는 다 먹어버렸다~! 저녁은 이것으로 땡~!
나중에는 입안이 들큰거린다.
아무리 피곤해도 버스를 탈 순 없지~! 무거운 다리를 끌고 걷는다.
집에 도착하니 밤 10시...도대체 오늘 전철을 몇시간 탄거지?
155분 X 2= 310분~! 5시간 이상을 전철에서 보냈잖아?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요금을 검색하니
연신내->신창 = 3,000원
신창->천안 = 1100원
천안-> 연신내 = 2500원 도합 6,600원~!
두명이었으니 13,200원~! 차비도 장난이 아니로구나~!
공짜는 이렇게 좋은 것일까? ㅎㅎㅎㅎㅎ
공짜라서 좋았는지 모르지만 시간이 너무 걸린다.
오는 세월 막을 수 있으며 가는 세월 잡을 수 있더란 말인가~?!
내 너를 사랑하리니 곱게 머물러주기만을 바랄 뿐이로다~!
순응하며 내 너를 사랑하여 내 곁에 함께 하리니
부디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하여주기만을 원하고 원할 뿐이로다~!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
인천? 용문? 소요산? 오이도? 마음내키는 대로~~~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