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식론 제9권
16.3. 수습위(3.4), 10바라밀과 3학의 포섭관계
[10바라밀과 3학의 포섭관계]
10바라밀과 3학(學)의 포섭관계는 다음과 같다.260)
[계학(戒學)의 세 가지]
계학(戒學)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율의계이니, 진정으로 버려야 할 법을 멀리 버리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섭선법계(攝善法戒)이니, 진정으로 수행하고 증득해야 할 법을 수행하고 증득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요익중생계(饒益衆生戒)이니, 진정으로 모든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2승과 공통됨ㆍ공통되지 않음이 있고, 매우 심오하고 광대하다는 것은 다른 곳261)에서 말한 것과 같다.
[정학(定學)의 네 가지]
정학(定學)에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대승의 광명과 같은 지혜를 일으키는 선정이니, 이것이 능히 대승의 도리ㆍ교법ㆍ수행ㆍ증과를 비추어 알게 하는 지혜의 광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둘째는 복덕을 쌓음이 왕과 같은 선정이니, 이것이 능히 자재하게 가없는 복을 쌓는 것이 왕의 세력과 같아서 비등하게 상대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셋째는 현선(賢善)을 지키는 선정이니, 이것이 능히 세간과 출세간의 현선의 법을 지키기 때문이다.
넷째는 행을 굳세게 하는 선정이니, 불보살이 유정의 행하는 바를 크게 굳세게 하기 때문이다.
이 네 가지의 인식대상ㆍ262)다스리는 것ㆍ263)자재함ㆍ264)이끌어냄ㆍ265)작업266)은 다른 곳에서 말한 바와 같다.
[혜학(慧學)의 세 가지]
혜학(慧學)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가행의 무분별지혜이고,
둘째는 근본적인 무분별지혜이며,
셋째는 증득되는 무분별지혜이다.
이 세 가지의 자성267)ㆍ의지처268)ㆍ인연269)ㆍ인식대상270)ㆍ인식작용271) 등은 다른 곳272)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세 가지 지혜273)를
처음의 두 가지 지위274) 중에서는 종자라면 세 가지275)를 갖추고, 현행이라면 오직 가행의 무분별지혜뿐이다.
통달위에서는 현행이라면 두 가지276)이고 종자라면 세 가지이다. 견도위 중에서는 가행이 없기 때문이다.
수습위에서 7지(地) 이전에는 종자든 현행이든 모두 세 가지에 통한다.
8지부터는 현행이라면 두 가지이고, 종자라면 세 가지이다.
작용이 없는 도(道)는 가행에 거스르기 때문이고,
모든 승진에서 다 후득의 무분별지혜를 사용하고, 무루의 관법 중에서 자연적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구경위 중에서는 현행도 종자도 모두 두 가지이다. 가행의 현행과 종자를 모두 이미 버리기 때문이다.
자성에 의한 포섭관계는 다음과 같다.277)
계학에는 오직 지계바라밀을 포함하고,
정학에는 오직 선정바라밀을 포섭하며,
혜학은 뒷부분의 다섯 가지 바라밀278)을 포섭한다.
만약 도우면서 수반되는 것을 아울러서 말하면 모두 갖추어서 서로 포섭해야 한다.279)
작용에 따르는 포섭관계는 다음과 같다.
계학에 앞부분의 세 가지를 포섭하니, 자량(資糧)ㆍ자체ㆍ권속의 속성이기 때문이다.280)
정학(定學)에는 선정바라밀을 포섭하고,
혜학에는 뒷부분의 다섯 가지 바라밀을 포섭한다.
정진바라밀은 3학에 포섭된다. 두루 3학을 책려하기 때문이다.
나타내는 것에 따르는 포섭관계는 다음과 같다.
계학에는 앞부분의 네 가지 바라밀을 포섭한다. 앞부분의 세 가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고, 수호하기 때문이다.281) 정학에는 선정바라밀을 포섭하고, 혜학에는 뒷부분의 다섯 가지 바라밀을 포섭한다.
이 10바라밀과 5위(位)의 포섭관계는 다음과 같다.282)
다섯 가지 지위에서 모두 갖춘다. 수습위에서 그 양상이 가장 현저하다. 그렇지만 처음의 두 가지 지위에서 돈오(頓悟) 보살은, 종자283)가 두 가지284)에 통하고 현행은 오직 유루뿐이다.
점오(漸悟) 보살은 종자든 현행이든 모두 두 가지에 통한다. 이미 아공의 무루관법을 얻었기 때문이다. 통달위에서 종자는 두 가지에 통하고, 현행은 오직 무루뿐이다.
수습위에서 7지(地) 이전에는 종자도 현행도 모두 유루ㆍ무루에 통하고, 8지부터 종자는 두 가지에 통하고, 현행은 오직 무루뿐이다. 구경위 중에서는 현행이든 종자든 모두 오직 무루뿐이다.
260)
10바라밀과 3학(學)의 포섭관계를 판별한다[第十一三學相攝門]. 먼저 3학의 명칭과 체성을 밝힌다.
261)
세친(世親), 『섭대승론석』 제8권(『고려대장경』 17, p.133中:『대정장』 31, p.360下). 무성(無性), 『섭대승론석』 제7권(『고려대장경』 17, p.231上:『대정장』 31, p.426上).
262)
대승법(大乘法)으로써 인식대상[所緣]을 삼는다.
263)
진여를 반연하는 지혜를 말한다.
264)
선정의 즐거움에 안주하여 바라는 바에 따라 태어나기[受生] 때문이다.
265)
걸림 없는 신통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266)
18변(變), 즉 불보살이 나타내는 열여덟 가지 부사의(不思議)한 신통변이(神通變異)를 말한다. 이에 진동(震動)ㆍ치연(熾然)ㆍ유포(流布)ㆍ시현(示現)ㆍ전변(轉變)ㆍ왕래(往來)ㆍ권(卷)ㆍ서(舒)ㆍ중상입신(衆像立身)ㆍ동류왕취(同類往趣)ㆍ은(隱)ㆍ현(顯)ㆍ소작자재(所作自在)ㆍ제타신통(制他神通)ㆍ능시변재(能施辯才)ㆍ능시억념(能施憶念)ㆍ능시안락(能施安樂)ㆍ방대광명(放大光明)이 있다.
267)
5상(相)을 떠난 것을 자성으로 삼는다.
268)
지혜의 의지처임을 말한다.
269)
문훈습(聞熏習)을 인연(因緣)으로 삼는다.
270)
진여를 인식대상[所緣]으로 삼는다.
271)
인식작용[行相]이 곧 차별상이 없다.
272)
무성, 『섭대승론석』 제8권(『고려대장경』 17, p.236上:『대정장』 31, p. 429中).
273)
다음에 가행ㆍ근본ㆍ후득의 세 가지 무분별지혜를 5위(位) 중에서 판별한다.
274)
자량위(資糧位)와 가행위(加行位)를 말한다.
275)
가행ㆍ근본ㆍ후득의 무분별지혜를 말한다.
276)
근본과 후득의 무분별지혜이다.
277)
10바라밀과 3학(學)을 자성에 의해 포섭관계를 밝힌다.
278)
반야ㆍ방편ㆍ서원ㆍ힘ㆍ지혜의 바라밀이다.
279)
3학(學)에 모두 10바라밀을 포섭해야 한다.
280)
보시바라밀은 지계바라밀의 자량(資糧)이 되고, 지계바라밀은 계(戒)의 자체이며, 인욕바라밀은 지계바라밀의 권속이기 때문이다.
281)
정진바라밀이 계학(戒學)을 수호하기 때문이다.
282)
다음에 10바라밀과 5위(位)의 포섭관계를 판별한다[第十二五位現種相攝門].
283)
10바라밀의 종자를 말한다.
284)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