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목표로 세운 지리산 산행일정으로 휴가를 잡아두고, 우연히 책책책 8기 모집 공고를 보았습니다. 설레고 반가웠으나 과연 내가 선정될 수 있을까 떨렸고, 주저되기도 했습니다. 선정자 발표가 있던 날 그 시간이 기다려졌고, 선정된 제 이름을 본 순간 10대 어린 나의 모습처럼 누군가에게 반가운 그 시간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10/6(목) 15시 오리엔테이션 모임에 참여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발이 편한 신발과 등산스틱부터 찾아두고, 미리 짐을 싸고자 노력했습니다. 3박 4일의 짐이 어느 정도일지, 다른 참여자 분들은 어떻게 준비하실지, 과한 짐으로 함께 하는 분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출발 전날 생긴 갑작스런 직장 일로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2개의 가방에 짐을 꾸렸습니다. 약속한 시간 KTX를 타러 서둘러 용산역으로 출발하였습니다. 가는 내내 만원 지하철 안에서 혹시 나만 출발하지 못하여, 책책책 8기 인문학연수를 참여하지 못하는 건 아닐지 불안했습니다. 감사하게도 KTX 목적지와 좌석을 확인하고 앉으며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1. 배움
김세진 소장님이 쓰신 ‘미래사회와 사회복지’라는 책을 가지고 3일 동안 매일 밤마다 사회복지사 대신 사회사업가가 되고자 하는 그분의 생각과 철학을 듣고 배웠습니다.
1) 1인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의 외로움, 8년 후부터 더 두드러질 기후위기, 인공지능 사용에 대한 신중함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 저 역시 참여하는 느슨한 모임이 몇 개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 가정, 직장 외에 자신의 관심과 취향에 따라 느슨한 모임이 절실한 시대이며 그러한 욕구에 공감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 역시 그런 모임에 참여해보고, 실천현장에서도 필요에 따라 만들어 당사자들에게 관계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함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 복지관 밑반찬 사업을 예로 일회용기사용, 사업비용, 노동력 등의 에너지를 생각하며 기후위기를 겪고 있는 현재 어떤 형태로 밑반찬 사업이 변화하길 바라는 저자 의견을 듣고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 일하는 사회복지 분야가 달라서 효돌이 효순이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으나, 제가 읽어본 ‘작별인사’ 책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 나오는 중립적 도구나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할지 사회복지사들의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 사회복지사로서 정체성을 갖고, 실천하는 사람이 이상에 가까워 질 수 있다는 것에 공감했고, 이를 더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 표류하는 사회복지사 VS 정체성을 가진 사회복지사 어느 쪽에 가까운지 스스로 판단해보았습니다.
- 사회복지 현장에서 선배 사회복지사님들이 강조하신 정체성과 사명선언 등이 떠올랐고, 저 역시 저만의 정체성을 매년 점검하고 적고, 늘 확인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겠습니다.
3) 결국 사람이 자기의 삶을 살고, 둘레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자신의 한계를 밝히고 인정하는 삶이 한 사회사업가의 삶에 대한 생각과 철학임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학습을 한날 밤, 김세진 소장님의 예상치 못한 한계를 듣고 그 한계를 느껴보았습니다.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함을 통해 우리는 단단한 못지않은 연약함도 있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 깊어가는 밤 대화, 누군가는 제 마음을 다독이려 제 곁을 지켜주셨고, 누군가는 밤 못 이루는 밤이 되었기에 우리의 한계와 연약함이 절실히 드러나는 찰나였습니다.
2. 소망
1) 2023년 마무리하며 나의 정체성과 아동복지분야에서의 사회복사로서의 정체성과 한계를 정리해볼 것입니다.
- 사회복지현장에서 매년 정하는 목표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도 이런 한 이상과 목표를 정하여 마지막엔 제가 원하는 방향에 도달 할 수 있길 바랍니다.
2) 책책책 8기 인문학연수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현장의 동료와 가까운 사회복시자사들과 토론과 나눔의 시간을 가져보고, 배운 것에 스스로 그러한가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볼 것입니다.
3) 지금 사회복지 현장에서 함께 하는 아이들과 가까운 지역의 산책과 산행을 통해 자신, 함께 하는 사람, 한계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3. 감사
1) 5년 전 본 책책책 홍보물을 보고 품은 지리산 소망이 자연스럽게 아주 적합한 시간에 실현됨에 중부재단에 감사합니다.
- 5년 전 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당시 많은 사업과 가을 프로그램으로 도저히 갈 수 없던 좌절된 일을 2023년 10월에 이뤄지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리엔테이션날 들은 중부재단 이사장님이 품은 사회복지사들을 향한 마음, 마음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 따뜻한 잠자리, 풍성한 음식 제공해주신 중부재단, 이름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응원 와주시고, 응원의 선물해주신 많은 분들 고맙습니다.
- 책책책 8기 인문학 연수를 위해 안내자로 시종일관 애써주신 김세진 소장님, 든든한 상비군처럼 운전으로 애써주신 박상빈 선생님, 소리 없이 기록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챙겨주신 고진실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 함께 공부한 것, 사회복지 현장의 어려움과 고민을 나눌 사회사업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 영흥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시며, 묵은 씨앗이라 자칭하시던, 김현주 선생님의 다짐 기억에 남습니다. 매일 아침 책책책에서 괜찮은지 안부를 물음 받은 그 마음으로, 돌아가면 함께 하는 아이들에게 괜찮은지 매일 다정하게 물어봐주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 아이들의 엄마로서 돌봄노동자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잘 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사회복지 실천에 목말라 하는 박혜정 선생님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선생님을 지지하는 동료들과 사회복지 실천의 느슨한 모임들이 선생님의 갈급함을 채워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 학교사회복지사로서 혼자여도 사회복지 실천을 야무지게 하시는 지윤주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속 깊은 이야기는 못 나눴지만, 오리엔테이션 모임 후 함께 밥 먹고, 차안에서 길에서 잠시나마 곁을 지키고 필요를 채워드릴 수 있어서 기분 좋았습니다. 마음 쓰시는 큰 아드님 군 복무 잘 마치실 겁니다!!! ^^
- 함께 하는 동안 늘 뒤에서 저희 모두를 사진으로 담아주시고, 살펴주시는 묵묵한 신현환 선생님 모습에 매료되었습니다. 만드신 동영상도 덕분에 저희가 편하게 추억하고 기념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복지관 사회복지사로서 목표와 이상을 가지고 번아웃 없이 넉넉히 10년 더 정진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리엔테이션 모임에서부터 세심한 배려로 함께한 저녁식사, 함께 걷는 길 중 가장 힘들었던 돌길 산행에서 손수 나뭇잎을 치우고, 넘어지거나 다치지 않게 동료를 배려하는 김선형 선생님의 마음 고맙습니다. 의료사회현장에서 배운 학습을 적용하고자 다분히 애쓰시는 모습과 배울 책 예습하신 선생님의 노력 대단합니다.
- 종합복지관을 그만둔 시기에 책책책 8기에 참여하신 신혜선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저의 그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더디고 힘들더라도 자신과 현장을 알고, 공부하는 시간을 통해 넓고 긴 안목으로 사회복지현장에서 같은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분들을 만나는 날이 곧 오길 바랍니다.
3) 사회복지 현장에서 특별한 뜻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한분을 조금 더 알게 된 시간 감사합니다.
- 서로 간에 헤아림과 존중태도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사회복지 현장의 가능성과 다양성 깨닫고 더 앎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첫댓글 모닥불 앞에 둘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던 때가 생각납니다. 얼마나 이야기를 재밌게 하시는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되어 들었지요. 덕분에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둘러 앉아 이야기 나눈 곳 한쪽 벽에 붙어있던 시를 기억하세요? 윤일광 시인의 '내려갈때는'이었죠.
내려갈 때는
가풀막 높은 재를
죽을 둥 살둥 올라와서
내려갈 때는
다 잊었다
올라올 때
그 힘들었던 것을
맞아요. 내려갈 때는 다 잊었어요. 선생님의 만담 덕분에요. 함께 걷는 내내, 잠시 쉬는 시간에도. 재미난 이야기 덕분에 힘든 줄도 모르고 내려왔네요.^^
하핫.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싶지만
신발 젖는 것을 참 싫어한다던 선생님.
아이들과 산책과 산행할 마음이 드셨다니요.^^
'지리산이 참 좋았다.'는 그 어떤 말보다
더 진솔하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대화만으로도 따뜻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더 뜨거운 마음으로 일하실 모습을 상상하게 됩니다.
앞으로 10년 더 정진하실 선생님!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지지 않는다"는 말이 내 자신과의 약속과 스스로의 다짐은 꼭 지켜낸다라는 말과 닿아있는거 같아요. 완전 멋있어요. 샘이 조금씩 조금씩 경험하고 쌓아올려 나온 말인거 같아 더 리스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