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이야기] 산사
늦가을,길 떠난 나그네의 발걸음이 묵직합니다.
찬바람,된서리를 이겨내고 묵묵히 목적지를 향합니다.온갖 시련을 견디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는 뭇
식물의 삶을 닮았습니다.그렇지요.가을엔 서두르지 말아야 합니다.모든 일에 때가 있듯 자연의
가르침이 우선입니다.요즘 법(法)을 밥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참 시끄럽습니다.세상 이치를 물(水)
흐르듯(去) 따라야 할 그들이 해괴한 논리로 민초들을 우롱합니다.
욕심은 만병의 근원입니다.배부른 돼지는 끊임없이 먹이를 찾고,위정자는 더 많은 권력과 부를 탐합니다.
그 끝은? 이른 죽음과 화(禍)! 그러나 이 경고는 무시되기 일쑤이지요.아무리 일깨워도 욕심과 탐욕은
잘 다스려지지 않습니다.가을과 함께 익어가는 ‘산사’를 닮으면 좋으련만.봄에 흰 꽃을 피워 가을에 붉은
열매를 맺는 산사는 아가위 또는 산리홍(山里紅),북산사(北山査),적과자(赤瓜子),산조홍(山棗紅) 등 10여
가지의 이름으로 불립니다.그만큼 널리 알려지고 쓰임이 많다는 방증이겠지요.
산사 열매
카테킨과 안토시아닌 등 폴리페놀류와 비타민류,미네랄류가 풍부한 산사 열매는 추석 전후(9~10월)로
빨갛게 익습니다.새콤한 맛과 산미도가 높아 차와 주스,술과 잘 어울리지요.특히 음료로 마실 때 알레르
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전해집니다.음식을 먹고 체했거나 복통,구토,위산과다,만성장
염을 치료하는데도 널리 쓰였지요.한방에서는 ‘혈의 흐름을 돕고 어혈을 없애준다’ 하여 혈액순환을
개선하거나 강심제,혈압강하제로 사용했습니다.
물(水) 흐르듯(去) 세상 일이 순리대로 진행되면 얼마나 좋을까요.생각이 다르고 목적이 달라도 물(水)
흐르는(去) 이치 즉,‘法’의 본뜻만 제대로 새긴다면 민심을 얻는데 무리가 없을 텐데 말이죠.가을을
붉게 물들이는 ‘산사’를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피를 맑게 해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면 삶은 그 만큼 더 건강해질겁니다.나라 안팎에서
핏대 올리시는 분들,열 내지 말고 산사酒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