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튜 배리의 세계적인 명작 『피터 팬과 웬디』(김명복 옮김)가 푸른사상의 <세계문학전집 6>으로 출간되었다.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 팬과 달링 가의 세 아이들이 독자들을 환상적인 네버랜드로 안내한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따듯하고 풍부한 기쁨과 상상력을 되찾아주는 피터 팬의 이야기는 우리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2021년 5월 1일 간행.
■ 저자 소개
스코틀랜드의 극작가이며 소설가. 수공 직조공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의 9남매 중 3남으로 태어났다. 감수성이 예민한 어머니는 배리에게 이야기꾼의 기질을 길러주었다. 에든버러대학 시절에 신문에 쓴 연극 비평으로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883년부터 1890년까지 노팅엄과 런던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스코틀랜드의 자연과 생활에 대한 글들을 써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때 쓴 글들은 『오래된 리히트 목가』(1888)에 들어 있다. 1902년에 희곡 두 편을 극화한 <우아한 거리>와 <찬탄할 만한 크라이턴>이 런던에서 공연되었고, 1904년에 판타지극 <피터 팬>이 공연되어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 극을 1911년에 소설로 개작한 작품이 『피터 팬과 웬디』이다.
■ 옮긴이 소개
1953년 철원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영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일리노이(어바냐-샴페인)대학교에서 비교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번역서로 『로렌스의 묵시록』 『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아이네이드』 『텍스트의 즐거움』 『인간은 섬이 아니다』 『묘비명 글쓰기』 『어느 영국인 아편 중독자의 고백』, 시집으로 『그림자만 자라는 저녁』, 저서로 『영문학 예술사』 『영국낭만주의 꿈꾸는 시인들』 『문학의 환상력-블레이크의 「천국과 지옥 결혼하다」』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영문학과 명예교수이다.
■ 작품 해설
피터 팬(Peter Pan)은 스코틀랜드 작가 제임스 매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가 창조해낸 우리 가슴에 언제나 살아 있는 “영원히 나이 먹지 않는 소년”이다. “세상에서 가장 착한 작가”로 불리는 배리가 1904년에 써낸 희곡 『피터 팬』과 이 희곡을 토대로 1911년에 개작한 소설 『피터 팬과 웬디』는 세계 문학사상 불멸의 작품이 되었다. 이 소설은 전 지구상의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이다. 우리는 모두 피터 팬의 놀랍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마음의 지도를 다시 그릴 수 있다. 이 소설은 답답한 도시에서 고단한 일상을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 넣어 우리의 몸,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맑게 해주는 산소 같은 소설이다. (중략)
『피터 팬과 웬디』는 1911년 출간 이후 전 세계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무성영화부터 팬터마임,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모습을 바꾸면서 계속 재탄생했다. 앞으로도 『피터 팬과 웬디』는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다. 피터 팬의 이야기는 시대와 지역을 넘어 우리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다.
― 정정호(문학비평가, 중앙대 명예교수)
■ 옮긴이 후기
책 읽기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책의 내용으로 인해 우리가 떠올릴 수 있었던 생각입니다. 책의 내용이야 언제라도 다시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은 다시는 없을 나만의 생각이어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사과가 떨어지고 그 사과 떨어짐이 만유인력에 기인한다는 생각은 뉴턴 이전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입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책을 읽고 책의 내용과 관계없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는 아이의 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독서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우리가 그 책을 읽지 않았다면 도저히 생각해내지 못했을 우리의 창조적인 사고입니다.
■ 소설 속으로
피터는 혼자 중얼거렸다. “아줌마가 웬디를 너무나 사랑하나 봐.”
피터는 아줌마가 웬디를 다시 가질 수 없는 이유를 모르고 있어서 너무 화가 났다.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우리 둘 다 동시에 웬디를 가질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웬디를 좋아한다.”
그러나 아줌마는 절대로 웬디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다. 피터는 슬펐다. 피터는 그녀를 보기를 멈추었지만, 피터의 마음속에서 그녀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마음속에서 피터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웬디에게 웃기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가 그러기를 멈추자, 그의 마음속에서 그녀가 창문 열라고 그의 마음을 두드렸다.
“아, 알았어요.” 피터는 말하며 침을 꼴깍 삼키고는 창문의 빗장을 열었다. “자, 가자, 팅크.” 피터는 어머니 마음에 깊은 조소를 보내며 소리쳤다. “바보 같은 엄마는 필요 없어.” 그리고 피터는 날아갔다.
(2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