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하면 예정설로 이해되었던 것은 중,고등학교 사회 수업을 통해서 였던 것 같다. 지금은 사회과 과목이 세분화되었는데, 그 중 '윤리와 사상'이라는 교과서에는 이렇게 나온다.
루터와 더불어 종교 개혁을 주도한 칼뱅은 인간의 구원이 신의 뜻에 따라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예정설'을 주장하였다. 그는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이미 예정되어 있으며, 신이 내린 직업에서 성공하는 것이 바로 구원의 징표라는 '직업 소명설'을 제시하였다. 즉 모든 직업은 신이 우리에게 내린 소명이며, 인간의 직업은 지상에서 신의 영광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신의 은총을 확인하려면 근면, 검소, 성실 등을 바탕으로 많은 부와 재화를 얻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금욕주의적 직업윤리를 확립함으로써 자본주의 정신의 기초가 되었다. 후에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뿌리로 종교 개혁과 함께 칼뱅이 제시한 금욕적인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지적하였다.
위 내용을 읽어보면, 칼뱅이 금욕적 직업윤리를 확립했고 베버가 이를 확인했다는 식으로 쓰였다. 전에 기독교강요를 읽으면서 접한 칼뱅은 하나님의 주권을 설명하는 한 부분으로서 예정설을 주장했구나 싶었는데, 교과서에서 칼뱅이 예정론으로 정리되는 것을 보며 어느 한 부분이 대표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종교개혁자=칼뱅=예정설이라는 등식은 베버의 영향이었음을 이어온 강좌를 통해서 확인한다.
베버의 눈으로 바라본 칼뱅으로 대표되는 개신교 윤리로 자본주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얻을 수 있겠지만, 한편으론 다섯번째 시간에서 이야기나눴던 것처럼 칼뱅을 베버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도 볼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더 나아가 로마가톨릭 교회의 부패에 대하여 근원으로 돌아가자고 시작한 것이 종교개혁과 개신교라면, 돈과 재물에 대하여 근원에 서서 새로운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는 다양한 실천과 문화들이 솟아나고 공유되는 공부와 만남 가운데, 이 시대의 희망이 있겠다.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날 교과서에 개신교에 대한 베버의 생각이 전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관점으로 다루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