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기야의 겸손과 교만[왕하 20장]
[내용개요]
본장은 히스기야 통치 기록의 마지막 부분으로서, 본장에 기록된 사건들은 상황이 발생한 시간적인 순서에 있어서는 실상 전장의 사실들보다 앞서 벌어진 것들이다. 본장의 사건 발생 연대는 히스기야 14년인 B.C.714년 앗수르 왕 산헤립의 제1차 유다 침입 연도와 일치한다. 또한 본장에는 왕궁 보물 창고에 보물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는데, 이는 본장의 사건들이 앗수르 왕에게 많은 보물들을 조공으로 바치기 전에 발생했음을 시사해 준다. 본장의 내용은 죽을 병에서 회복된 히스기야와(1-7절), 아하스의 일영표 표징(8-11절), 그리고 히스기야의 실수(12-15절), 하나님의 징벌 예고(16-19절) 및 히스기야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다(20-21절). 본장의 초반부엔 하나님의 구원의 선포가, 후반부에는 심판의 선포가 있다. 이는 공의로운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을 선포함에 있어서 조금도 좌로나 우로 치우치심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다.
[강 해]
본장은 히스기야 왕이 겸손히 행할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베푸신 은혜와, 그가 교만히 행할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베푸신 저주를 증거함으로써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에 대해 교훈하고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벽으로 낯을 향하여 기도하자 하나님께서는 생명을 연장시켜 주시는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교만하여 이방인들에게 자신의 영광과 부를 자랑할 때 하나님께서는 유다를 이방의 속국으로 만드시는 무서운 저주를 선포하셨습니다.
1. 생명을 연장받는 히스기야
1) 병들어 죽게 된 히스기야
히스기야 왕은 유다 백성이 숭배하던 우상을 제거하고 그들을 여호와께 대한 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하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히스기야 왕은 자신의 생명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형 선고를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받게 됩니다. 히스기야 왕은 질병에 걸려 죽게 되었던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갑작스럽게 질병에 걸리면 하나님의 진노가 임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히스기야 왕의 질병이 그의 범죄로부터 왔음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히스기야가 걸린 질병이 무엇인지는 본문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사야가 무화과 반죽을 히스기야의 종처에 놓아 치료한 것으로 보아 몸에 악성 종기가 생겼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에게 죽음을 예고해 주신 것은 히스기야의 믿음을 보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히스기야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자이면 생명에 관한 자신의 문제를 하나님께 맡겼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이사야의 예언을 무시했을 것입니다.
a.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병(요11:4)
b. 생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욥27:3)
2) 하나님께 간구하는 히스기야
히스기야 왕은 이사야 선지자로부터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예언을 듣고는 벽을 바라보고 앉아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얼굴을 벽으로 향하는 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직 하나님께만 소망이 있음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히스기야 왕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여 응답받는 길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히스기야는 자신이 진실과 전심으로 하나님 앞에 행하며 주의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여 주실 것을 하나님께 간구하였습니다. 이는 히스기야가 하나님 앞에서 교만히 행한 것이 아닌, 그의 솔직한 고백이었습니다. 또한 히스기야는 하나님 앞에서 통곡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는 왕으로서의 체통을 무시하고 하나님 앞에서 생명을 구하는 가난한 자의 모습이 되었던 것입니다.
a. 눈물의 기도(사38:5)
b. 두려움으로 부르짖음(출14:10)
3) 히스기야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
히스기야 왕이 통곡하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눈물을 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사야 선지자를 통하여 응답 주시기를, 십오 년의 생을 연장시켜 주시며 앗수르 왕의 손에서 건져내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히스기야에게 하나님의 응답을 전할 때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다윗의 하나님이라고 전하게 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신 언약에 근거하여 다윗의 후손인 히스기야와 그 나라에 복을 주심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히스기냐의 기도에 대한 응답의 표시로 징조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것은 일영표에 나아갔던 해 그림자가 십도를 물러가게 하신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초자연적 기사는 이전에 여호수아의 기도 응답으로 행하셨던 것입니다.
a. 눈물을 보시는 하나님(시56:8)
b. 다윗 언약을 근거한 응답(시89:3-4)
c. 징조를 베푸시는 하나님(수10:12-13)
2. 히스기야의 교만으로 인한 징벌 선포
1) 문병을 받은 히스기야의 교만한 행위
히스기야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들은 바벨론 왕 부로닥발라단은 편지와 예물을 히스기야에게 보냈습니다. 그 당시 바벨론 제국은 열방 중에서 새롭게 세력을 키워가는 신흥 제국으로서, 부로닥발라단은 히스기야 왕의 문병을 핑계로 유다를 염탐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바벨론 왕이 보낸 문병 사절단을 맞이한 히스기야는 그들에 대한 긴장을 풀고 들뜬 마음 상태에서 자기 보물고의 금은과 향품과 보배로운 기름과 그 군기고와 내탕고의 모든 것을 다 사자에게 보였습니다. 그가 이와 같이 행한 것은 자신의 부와 힘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히스기야 왕은 바벨론 사절에게 자신이 소유한 재물과 군사적 무기들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를 자랑하여야 했습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을 교만하여 자신이 취하려 함으로써 하나님 앞에 범죄하였습니다.
a. 부와 영광을 지닌 히스기야(대하32:27)
b. 하나님이 시험하심(대하32:31)
c. 재물에 대한 집착(전5:13)
2) 이사야에게 책망받는 히스기야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에게 나아가서 바벨론 왕이 보낸 사절단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들은 어디서 왔으며 무슨 말을 했고 왕궁에서 무엇을 보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사야의 질문 속에는 히스기야 왕의 행위에 대한 질책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사야는 히스기야 왕이 이방인에게 왕궁의 모든 것을 보여 준 행위가 악한 것임을 알리고 질책한 것입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려고 시도했습니다. 교만으로 인해 어리석게 된 히스기야 왕은 범죄하고도 오히려 자신이 행한 일이 정당하다는 듯이 이사야의 질문에 뻔뻔스럽게 대답했던 것입니다.
a. 선지자에게 책망받는 왕(삼하12:1)
b. 여호와께 묻지 아니함(수9:14-15)
c. 이방인과의 동맹 금지(출34:12)
3) 히스기야에게 선포된 저주
이사야 선지자는 히스기야에 대한 여호와의 저주를 선포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유다 왕 열조와 히스기야가 쌓아 둔 왕궁의 모든 것이 바벨론으로 옮겨지게 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히스기야의 아들이 사로잡혀 바벨론 왕궁의 환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사야에게 하나님의 저주를 들은 히스기야는 그 일이 자신의 대에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후대에 이루어질 것임을 인하여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의 긍휼에 대한 히스기야의 감사와 찬양은 바람직하지만, 자신의 대에 환난이 임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뻐하는 그의 모습 속에는 이기적인 면이 보여집니다. 그는 오히려 민족이 당할 아픔을 인하여 괴로워하는 마음을 가짐이 마땅하였을 것입니다. 한편 히스기야에게 선포된 유다 왕조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는 역사 속에서 그대로 성취되었습니다. 여호야긴이 바벨론의 포로가 되었고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은 예루살렘 성전과 왕궁의 모든 보물을 노략질하여 바벨론으로 가져갔습니다 유다의 멸망은 이와 같이 어느 한 사람이나 한 시대의 범죄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고 여러 왕 과 시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쌓이게 된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a. 포로 되는 유다 왕(왕하24:12)
b. 멸망 예언 성취(왕하24:13)
c. 여호와의 예언 성취(렘25:13)
결론
성도는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행하여 긍휼과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이미 성도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자신의 모든 죄짐을 내려놓아 사죄의 은총을 받은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도 모든 일에 하나님의 주권을 겸손히 인정하여 하나님께 형통하는 복을 받아 누려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영광을 자랑하는 자는 결국 넘어지고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처치하라. 죽음이 임박한 사람이 일을 인계하거나 유언을 남기는 일.
3절. 통곡하더라. '눈물이 크게 넘쳐 흐름'을 뜻. 애통한 마음의 표현임.
6절. 보호하리라. 원어 <@n"G::가난>은 '울타리를 치다'를 뜻. 즉 위험에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울타리를 치듯 안전을 보장하는 것.
9절. 징조. '표정, 기사, 예표'를 뜻.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나타나는 조짐으로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이 생각을 천재지변을 통해서 알았었다.
11절. 일영표. 앗수르나 바벨론에서 만들어진 해시계.
12절. 예물. 혼인을 약속하거나 화친을 표시할 때, 또는 강대국에게 보내는 조공 등을 표현할 때 사용.
13절. 내탕고. 왕궁에서 사용되었던 모든 물건들을 보관하였던 장소.
14절. 선지자.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 사람. 보통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되었음. 신약에서의 최초의 선지자는 세례 요한임.
18절. 환관. 왕궁에서 왕의 침실을 돌보던 내시.
[신학주제]
히스기야의 병과 회복.
본문의 전반부에는 후손이 없었던 히스기야의 발병과 죽음에 대한 선고, 그의 간절한 부르짖음, 그리고 기도의 응답으로 인한 회복과 회복에 대한 징표로 일영표 위의 해 그림자가 뒤로 10도 물러나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논문은 히스기야가 산헤립의 1차 침입 때 보였던 인간적 유약함과 불신앙적 처사를 일신하고 여호와 앞으로 돌아서는 열정적 동기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한편 해의 그림자가 뒤로 10도 물러가는 표적을 기록한 장면은 히스기야의 병이 완치된 것에 대한 증거로서, 이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우주의 창조자이며 통치자임을 보여 준 것이다. 특히 하나님께서 히스기야에게 이러한 표적을 보여 주심은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유다 족속에게 압박을 가하는 앗수르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전능하신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의지하라는 암시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본문을 통하여 간절히 주께 간구하면 반드시 여호와의 응답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영적교훈]
본장에서 히스기야는 실제로 두 번의 죽음을 경험한다. 처음 병으로 죽게 되었을 때에 그는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15년간의 생명 연장이라는 은총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히스기야가 기도한 것을, 삶에 연연한 나머지 죽는 것을 두려워하며 생명의 연장을 애원한 것이므로 비성서적인 태도라고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과 영원히 함께 있기를 원하는 절박한 소망이며 의로운 투쟁이었다. 곧 얍복 강가의 야곱과 같은 심정이었던 것이다. 오늘날 성도들도 하나님과의 계속적인 교제를 위해 '자아'에 대해 죽는 의로운 투쟁을 날마다 감행하여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