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에 어머니 생신 선물로 작은 장신구 하나만 사려 남대문 시장에 있는 귀금속 상가를 둘러보게 됐습니다. 평소에 그런 종류의 물건을 살 일이 없어서, 뭘 드려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상가 내부를 지나다 우연히 본 [제이쿠]라는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물건 보는 안목이 없던터라 이것저것 들추어 보아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주인 아주머니는 선물 받으실 분, 연령을 물어보고서는 도금 된 은반지 한 개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따로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고, 평소에 어떤 반지나 목걸이를 끼시는지는 잘 몰랐기에, 저의 취향이 어느 정도 개입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 원래 단순하고 깔금한 디자인을 선호했던 터라, 그 반지를 보는 순간 괜찮다고 생각하여 구입을 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선물로 드려보니 꽤 만족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로부터 1년간 그 반지를 꾸준히 끼고 다니셔서 반지는 샀을 당시의 금색이 분홍빛으로 변색이 됐습니다. 저는 변색 된 반지가 보기 안 좋아서 도금을 다시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반지를 샀던 상가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전에 반지를 샀던 가게에 장신구 도금을 하는 도구들이 있던 것을 보고 거기서 다시 도금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가게를 다시 찾아가니 놀랍게도 주인 아주머니는 1년 전에 반지를 샀던 저를 알아보시고 추가 비용 없이 도금을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공산품에 새 재료를 더해서 고치는 서비스를 받을 때는 으레 추가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터라, 영수증도 들고가지 않고 서비스를 의뢰했는데 얼굴로 알아보고 무상으로 서비스를 받는 것은 감동을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나중에 다른 장신구 종류를 사게 되더라도 그곳에 다시 가려 합니다.
* 포털 사이트에 [제이쿠]라는 상호가 등록되어 있지 않아서 소속상가 건물의 지도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