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UtF8dmS9Jhg?si=qTrekQ4LoqmRVIHC
아이들을 졸업시키고는
잘 만나지 않거나
한동안은 그곳을 잘 찾아가지 않는 편이다.
우선 졸업하고 헤어진 지 꼴랑 1, 2년 지난 후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정서 상태가 아직은 온전하지 않다는 것이고,
( 그리고 그렇게 짧은 시간에 재회를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별로 반갑지도 않아서... 쿨럭)
사실은 지난 일을 이야기하기에는
우리 안에 있었던 그 일들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음미하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다는데 그 두 번째 이유가 있다.
그래서 만났던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그날을 보통 15년, 20년 후 정도로 정해 놓고 있다.
어릴적 나이가 서른이 넘으면
63 빌딩 앞에서
혹은 서울역 앞에서 만나자 하던
어릴 적 그 시절 약속처럼 그렇게.
매번 기억할 수는 없지만 가끔 떠오르는
어떻게 지켜질지, 누가 지킬지 모르는 그 약속을 기다리며
세월을 손꼽던 적도 있었다.
내가 학생일 때 그런 약속을 해준 선생님은 없지만
그래서일까?
내가 교사가 되고 나서는 아이들과 그런 약속을 늘 했었다.
그렇게 10대 초반이었던 아이들을
30대가 되어 만나는 일은
참 묘(?)한 일이다.
서로가 비슷하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일도 재밌고
각자가 겪었던 그 일의 감정의 조각들도
또 그 일을 의도하거나
무의식적으로 했던 상태들도 조망해 보는 일이란
꽤 의미 있는 작업들이다.
*
자폐적 기억력 탓인지
이십년씩 지나 아이들을 다시 만나는 순간에도
잠시 시간이 필요할 뿐이지
훌쩍 커버린 키와 변해버린 얼굴 속에서도
그들의 어린 시절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잠시의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들을 그리고 그들이 기억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기억들을 그들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었었다.
(물론 술이 취하기 전까지...)
좀 작고 통통했던,
수줍음이 많으나 속이 깊은 아이였던 연지.
너무 착하고 눈물도 많았던 듯.
연지와 함께했던 아이들과도
지금도 만나거나 연락을 하는 거 보면
그 아이들과도
서른이 넘어 만났었을게다.
서로 자신의 일에 충실하느라
약속을 잊거나 놓쳐버렸을 뿐.
온아와 소이,
승아, 윤, 태인과 유단이와도 그런 날들이길 바라며
그들의 서른을 그려본다.
그러고 그런 날들을 위해선
설렁설렁 대충 학교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기.
또 어른인 우리는
아이들의 그런 날들을 위하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들을 다 해 주는 것.
그것이 단지 물질적으로 충분히 채워주거나
감정적인 공감만을 해주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한 존재가 그 존재로서 다른 존재를 만난다는 일은 어떤 걸까?
그것이 우리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첫댓글 '지금 생각해도 선생님의 제자였던 건 큰 행운이었다 싶어요'라는 편지를 드리고 싶은 선상넘을 한 명도 기억하지 못하는 저는 연지가 부럽네여, 구런데 5학년에서 담임이 저렇게 풋풋한 남자 선생님이었다면 아마 저도 구냥 좋아했을 듯허요~~ ㅎㅎㅎㅎ
역시 형태가 중요하군요~ ㅋㅋ
풋풋보다 싱싱이 어울리는 사진이네요.ㅎ
온아한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듣다가, 선생님 귀에 피나고 있는 건 아닌가 했습니다. 부디 무사하기를요.
소이랑 둘이서 맨날 돼지라고 놀려도, 가만히 선생님을 생각하면 좋은거 밖에 없다는 온아의 고백이 떠오르네요.ㅋ
화이팅 입니다.^^
오늘은 m학교 왔을 때 사진은 보여주니
뚱뚱한게 낫답니다. ㅋ
보청기...는 부탁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