致 이를 치
치닫다, 칠칠하다
夊 - 닿다, 닫다, 내닫다?
致의 갑골문 致의 전문
丮의 갑골문 極의 갑골문
丮의 전문
致의 갑골문 자형은 至와 丮(잡을 극)의 합자입니다. 丮의 갑골문 자형은 양팔을 한 아름 벌려서 손끝이 맞닿고 있는 모양이며, 亟(다할 극)의 갑골문 자형은 사람의 머리끝과 발끝이 다른 사물에 닿아 있는 모양입니다. 이는 모두 ‘최대한, 한껏’ 정도의 어감을 나타낸 것입니다.
致의 전문 자형은 丮이 夊(천천히걸을 쇠)[①]로 변경되었습니다. 여기서 [천천히 걷다]는 설문해자에 따른 자전적인 분류에 지나지 않으며, 손끝과 발끝이 닿고 있는 모양으로 전문에서의 夊(천천히걸을 쇠)는 亟(다할 극)과 동자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丮의 전문 자형에서 ② 부분은 手자이며, ③ 부분은‘싸다, 쥐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致의 夊가 나타내고 있는 것은‘최대한, 최대치’정도의 어감으로‘극도의 이름/도달함’의 뜻을 나타내어, 배달말에서의‘치닫다(/힘차고 빠르게 나아가다/생각, 감정 따위가 치밀어 오르다)’를 글자로 만든 것입니다.
또 至(덜렁거리는모양 질)이 배달말에서의‘지르다, 질질’의 소릿값을 나타내며, 여기에 夊를 덧붙여 배달말의‘치르다(/무슨 일을 겪어 내다), 치닫다, 치달다, 칠칠’등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또 ‘지르다(至)’의 강조형인‘떨치다(致)’의 소릿값도 나타냅니다.
致命(치명)은 사전적으로‘죽을 지경에 이름’을 의미하는데, 여기서의 致가‘(/죽음에) 닿을 듯 말 듯한’, ‘더 이상이라면 (/죽게 되는)’는 뜻으로‘최대치’를 말하고 있으며, ‘죽음에 치닫다’ 정도의 어감(語感)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極致(극치 ;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취나 경지)의 경우도‘다함에 치닫다’는 어기입니다. 至가‘끝까지 간 상태의 이름/이르게 함’으로‘(/내) 지르다’의 뜻입니다. 예로‘至命’, ‘至上’은 갈 데까지 다 간 목숨과 위의 뜻이 됩니다. 致는 ‘치닫다/치달다’는 뜻을 나타냅니다.
景致(경치 ; 산이나 들, 강, 바다 따위의 자연이나 지역의 모습), 理致(이치 ; 사물의 정당한 조리.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 등에서 致는‘칠칠하다’의 뜻입니다.
칠칠하다 (1) 나무, 풀, 머리털 따위가 잘 자라서 알차고 길다.
(2) 주접이 들지 아니하고 깨끗하고 단정하다.
(3) 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
치달다[북한어] (1) 아래에서 위로 올리어 달다.
(2) 높이 세게 달다.
치닫다 (1) 위쪽으로 달리다. 또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가다.
(2) 힘차고 빠르게 나아가다.
(3) 생각, 감정 따위가 치밀어 오르다.
치닫다[북한어] (1) 문 따위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닫다.
(2) 문을 세게 닫다.
致知在格物. 『大學』
지(知)에 치달음은 격물(格物)에 있다 (칠칠한 지(知)는 격물(格物)에 있다)
상기 대학 구문의 致知는 사전적으로는‘사물의 도리를 깨닫는 경지에 이름’의 뜻이며, 실제로는‘지(知)에 치닫다’나‘칠칠한 지’의 뜻입니다.
致言 致意 工祝致告. 『詩經』
칠칠한 말씀, 칠칠한 뜻, 공축(工祝)이 칠칠하게 고하다.
상기 시경 구절의 致는 일반적으로‘전하다’의 뜻으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致의 자형에‘전하다’의 뜻은 전혀 격에 맞지 않은 것이며, 원뜻은‘칠칠하다’입니다.
人未有自致者也 必也親喪乎. 『論語』
사람은 자신은 칠칠하지 않은 것이 있더라도, 어버이의 상(喪)에서는 반드시 그래야 한다.
상기 논어(論語)의 문장에 쓰인 致는‘칠칠하다’로‘성질이나 일 처리가 반듯하고 야무지다’의 뜻입니다. 기존의 풀이에서 이 경우를‘다하다’로 하고 있습니다.
主不可以怒而興師, 將不可以蘊而致戰. 『孫子兵法』
군주는 노여움 때문에 군사를 일으켜서는 안 되고, 장군은 감정적으로 전쟁을 걸어서는 안 된다.
상기 손자병법의 致를 사전적으로‘돋우다. (싸움을) 걸다’등으로 풀이하지만, 끼워 맞춘 의역이며, 실제로는‘치달다/치닫다’의 뜻입니다.
致에 대한 정의(定意)는 사전마다 큰 차이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배달말에서 ‘떨치다, 떨구다, 치닫다, 치달다, 칠칠’의 활용된 예를 다른 말(/중국어)로의 번역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여 하나의 글자가 이렇게나 큰 차이의 뜻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緻 빽빽할 치
칠칠한 직물 ; 칠칠하다
緻의 전문
緻의 전문 자형은 糸와 致의 합자로 糸는 織(짤 직)의 축약입니다. 직물의 밀도를 의미하며, 致가 ‘칠칠하다’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糸가‘칠칠하다’가 가지는 다양한 뜻 중에서‘나무, 풀, 머리털 따위가 잘 자라서 알차고 길다’임을 지정합니다.
緻密(치밀 ; 자세하고 꼼꼼하다), 精緻(정치 ; 정교하고 치밀하다), 細緻(세치 ; 자세하고 꼼꼼하다) 등에서 緻가‘칠칠하다’의 뜻입니다.
㨖 찌를 치
떨쳐 치닫다 ; 떨치다
㨖의 전문
㨖는 振(떨칠 진)의 축약인 手와, 致의 합자이며, 致가‘치닫다(/힘차고 빠르게 나아가다)’로 쓰여, ‘떨쳐 치닫다’에서‘떨치다(/위세나 명성 따위가 널리 알려지다. 또는 널리 드날리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㨖北極之嶟嶟 『漢書』
북극의 준준함에 떨치다
艹致 풀커다란 치
치달린 풀 ;
艹致의 전문
艹致은 艹와 致의 합자로, 致가‘치달리다(/아래에서 위로 달리다)’의 뜻을 나타내어, 아주 키가 큰 풀의 커다란 풀잎을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胵 멀떠구니 치
치달린 장기 ; 멀떠구니
胵의 전문
胵는 장기(臟器)를 뜻하는 ⺼[肉]과 至의 합자이며, 至가 ‘질겅질겅’의 뜻으로‘소화기관’의 움직이는 모양을 나타냅니다. 또 멀떠구니란 조류(鳥類)의 식도 아래에 있는 주머니 모양의 소화기(消化器)로 체온과 수분으로 불려 소화하기 쉽게 한 다음 모래주머니로 이동 시켜주는 기능을 합니다. 이 경우 至는 致의 축약으로‘치달다(/북한어/아래에서 위로 올리어 달다)’의 소릿값을 나타내어, 치달린 장기에서‘멀떠구니’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