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벤에셀의 3년
2003년 11월 11일 본 센터가 설립되었습니다.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지내온 세월을 되돌아보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라는 말 이외에 다른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3년이라는 짧고도 긴 시간 속에는 눈물겨운 사연도 많았고, 뼈 속 깊이 파고드는 아픔도 새겨져 있습니다. 천하보다 더 귀한 생명이 돈이라는 권세 앞에 힘없이 짓밟히며 좌절하기도 하였고, 때론 희망을 노래하고픈 이 땅에서 절망의 통곡소리를 들어야 하는 고통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억압받고 차별받는 생명들의 구조 요청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되었습니다. 그들의 탄식소리가 이 땅 위에서 사라지는 날에 목청껏 평화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소망을 품은 채 말입니다.
본 센터를 통해 이루시려는 하늘의 뜻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세상으로부터 손가락질 받고 욕먹는 일일지라도 묵묵히 감당해 보겠다는 거룩한 오기(?)로 버텨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하늘은 우리의 삶을 외면치 아니하시고 작으나마 제도 개선이나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3번의 여름 수련회, 추석·설날 행사, 베트남축제와 중국축제, 성탄절 행사, 의료봉사, 이미용봉사, 쉼터 제공 등 부족하지만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고, 이들 행사를 통하여 많은 외국인들에게 위로와 용기, 희망을 찾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올해에는 이주민 자녀 탁아시설인 <에벤에셀 어린이집>을 개원하여 어린 생명들이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고, <하노이 선교센터>를 개소하여 귀국한 베트남 사람들과 계속 교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사역들이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물론 이 사역을 계획하게 하신 하늘로부터의 사명도 있었지만 이 사역을 직접적으로 돕고, 함께 했던 손길들을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3년 동안 선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해 주신 후원자 여러분, 시간을 쪼개어 바쁜 가운데서도 찾아와 봉사해 주신 자원활동가 여러분, 빚진 마음이라며 자신이 직접 참여하지 못함을 후원으로 대신해 주신 선배, 동료, 후배 교역자님들과 친구들, 익명을 요구하며 묵묵히 기도하며 사랑의 손길로 함께 해 주신 분들, 물품(쌀, 야채, 부식,아기용품,옷, 이불 등)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불평하지 않고 함께 일해 준 동역자들, 모두의 노고가 뭉쳐 3년의 시간을 이웃 사랑으로 채워 나갔던 것입니다.
모든 분들께 깊이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함께 해 주심으로 이방 나그네들과 함께 행복했습니다. 2007년도에도 처음 사랑으로 더욱 힘차게 이웃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이 땅에 거주하는 나그네들이 우리의 형제·자매로 서로 도우며, 서로 감사하며, 서로 사랑하는 그 날까지 지금까지 함께 했던 사랑과 후원을 계속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한해 잘 정리하시고 희망과 행복이 가득한 새해를 맞이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기원합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고경수·박순종 목사 올림
2.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는 성경말씀
구유에 누우신 아기 예수 (누가2장7절: 마리아는 마구간에서 첫아들을 낳아 포대기에 사서 구유에 눕혀 두었습니다. 그것은 여관에 이들이 들어갈 빈방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기 예수를 생각하면 더욱 눈물이 난다.
가난한 것이 무슨 복이 있단 말인가? 하고 반문하는 것이 현실인데, 예수께서는 너희 가난한 사람들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너희들의 것이다고 선포하신 것이다. 우리들에게 하늘나라에 들어갈 복을 선포해주셨으니, 힘이 나고 용기가 난다. 너무나 고맙고 반가워서 눈물이 난다. 만약 이 말씀이 없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더 고통스러울까? 현실에서도 천국에서도 가난이 고리를 물고 있다면, 정말 우리는 절망스러울 것이다.
아기예수는 여관에 방이 없어서 구유에 누웠다. (구유에 누워있다는 말이 3번이나 사용한다.) 죽음의 칼을 피하여 외국으로 나가야했다. 태어나자마자 금동이 옥동이, 몇억의 통장을 가지고, 갖은 학원을 다 다니고, 몇 천만원짜리 과외를 받아서라도 대학의 관문을 뚫으려고 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아기 예수는 정말 촌놈이다. 그러니 갈릴리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올 수 있겠느냐고 할 만하다. 그러나 거룩하신 분은 말구유, 지푸라기에 누우셨다. 갈릴리 촌에서 살았다. 정말 있어야 할 믿음과 용기와 열정과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는 인위적인, 도시, 욕심에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었다.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 모두가 시골 어부들이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태어난 것일까? 귀족이나 왕족으로 왕궁에 태어나서 많은 학문을 배우고, 권위와 권세를 가지고 지도해 나갈 수도 있었는데. 그러나 아기 예수는 시골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 지푸라기에 누웠다.
당시 사두개인, 제사장, 장로들, 귀족들은 아기 예수가 비단방석에 눕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고, 지금도 값비싼 곳에서 찾으려고 한다.
정말 거룩한 분은 구유에 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