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6.
진짜 '외교의 신(神)'은 누구?…윤석열 Vs. 문재인
▶ 사드 보복 한한령 6년 만에 중국 OTT 플랫폼에 올라온 한국 영화…윤석열의 힘!
이달 22일 중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텅쉰스핀(텐센트 비디오)에 홍상수 감독의 '강변호텔(2018년)'이 '장볜뤼관'이란 제목으로 상영되고 있습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국의 한한령 보복이 시작된 이후 한국 영화가 중국 3대 OTT 플랫폼(텐센트·유쿠·아이차이)에 올라온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에 반발해 2016년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수입을 막는 한한령을 실시해 왔습니다. 6년 만에 이루어진 중국의 이번 조치를 '전면적인 한한령 해제'로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갑작스레 왜 이같은 조치를 내렸는 지를 생각해보면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시진핑의 중국이 "중국은 큰 산, 우리는 작은 산"이라면서 친(親) 중국적인 종북굴중(從北屈中) 정책을 5년간이나 펼쳐온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한미동맹을 외교·안보의 핵심축으로 삼고 있는 윤석열 정부 초기에 '한한령 완화'라는 유화적 조치를 내렸다는 사실입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2일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화·인적 교류의 중요성,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공감했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OTT 조치로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반적 원칙적 이야기를 한 것뿐입니다. 한한령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부탁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도 중국이 알아서 한한령 완화로 화답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중국에 굽신거리고 아부하면서 정상회담 명목으로 방중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가 '10끼의 식사 중 8끼'를 중국 당국의 냉대 속에 '혼밥'하면서 보낸 것과 뚜렷이 대비됩니다.
문재인 정부의 굴중(屈中) 정책이 임기 5년 내내 계속되었지만 그토록 애타게 기다리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국가 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받던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 No, 미국 MD(미사일방어체제) 편입 No, 한미일 군사동맹 No)'에도 불구하고 '한한령'은 계속 되었습니다.
걸핏하면 '종전선언' '평화'를 외치면서 전 세계를 쏘다녔지만 별다른 호응은 얻지 못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의 '세계 명승지 관광'이 되고 말았습니다. 되돌아온 것은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삶은 소대가리'라는 비난, 그리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중·단·장거리 미사일 도발이었습니다.
문빠·대깨문이 '외교의 달인' '외교 천재'라고 찬양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외교 성과는 빈털터리로 판명났고, 그렇게 자랑했던 남북정상회담 역시 '쇼'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이제 드러났습니다. 실속은 아무 것도 없는 그냥 보여주기 외교·남북 관계였고, 김정숙 여사를 위한 관광지 중심 외교였습니다.
▶ 중국에게 망신당한 문재인 굴중(屈中)…북한에게 무시당한 문재인 종북(從北)
반면에 MBC 등 좌파 언론과 종북 좌파 세력,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 의해 '외교 참사' 프레임 공작을 당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는 끊임 없는 '가십성 가짜 뉴스' 공격에도 불구하고 튼튼하게 뿌리를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난장판 국내 정치 환경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겨우 6개월 정도 만에 이룬 성과로는 경이적입니다.
'가짜 뉴스' 공세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대통령실은 22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번째 법적 조치입니다. 향후 민주당과 좌파 언론의 가짜 뉴스에 대해 단호한 조치가 잇따를 것임을 예고한다는 분석입니다.
잇따른 '조작 방송' 논란을 일으킨 MBC에 대해서는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조치를 내렸고, 도어스테핑에서 벌어진 MBC 기자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도어스테핑 자체를 잠정 중단했습니다. MBC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언론자유의 무게에 합당한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방문 중 혼밥하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당시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10끼 식사 중 8끼'를 중국정부 측 고위인사 없이 혼밥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인터넷 캡쳐
공교롭게도 좌파들의 가짜 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극성을 부렸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외교 관례 등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악용해 가짜 뉴스를 만들고 확산시켜 '기정사실화' 하는 교묘한 수법을 구사했습니다. 솔직히 많은 국민들이 잘 몰라서 속았지만, 이제 서서히 많은 국민들은 사실과 진실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좌파들의 가짜 뉴스로 인한 혼란을 제거하고 냉정하게 바라볼 때, 올해 11월은 한국 외교사에 기록될 만한 순간입니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25차 아세안+3 정상회의(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15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17일) 등 정상회담이 계속됐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지력 강화와, 현대·삼성·LG 등 국내 대기업의 미국 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에 대해 협의를 이어갈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호주, 뉴질랜드, 일본, 영국 등과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태평양도서국 협력이니셔티브'에 참여하기로 함으로써 남태평양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서의 외교 발판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에 이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공동성명을 도출했다는 사실은 3국이 당면 현안에 대해 인식과 입장을 일치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뚜렷한 의지와 결의를 공유한다는 의미를 뜻합니다. 한미일이 이처럼 강하게 결속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무산을 바라던 좌파들의 기대와는 달리 한중 정상회담마저 성사됐습니다. 주목할 만 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과거에 사드 문제를 암시하는 발언, 즉 '양국의 중대한 관심사'와 같은 발언이 사라지고 소통과 협력이 강조됐다는 점입니다. 중국이 그만큼 절박했다는 뜻이고, 그 성의가 이번에 '한한령 완화'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과의 디커플링 및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발리와 방콕에서 한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세네갈, 아르헨티나, 스페인,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필리핀, 싱가포르, 일본, 칠레, 브루나이, 파푸아뉴기니, 뉴질랜드, 태국 등 무려 19국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세계 각 국을 압박하던 전랑외교(戰狼外交)와는 달라진 태도를 보였습니다.
물론 중국의 기본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중국 역할론'에는 회담 후 발표문에서 거론조차 않았고,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중·미 관계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임을 강조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의 시진핑이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에게 '혼밥' 시켰던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을 우습게 보고 홀대 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한국의 국제정치적 위상 변화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을 복원하고, 한미 동맹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한미 군사훈련을 재개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환영 오찬에서 산체스 총리의 부인 베고냐 고메스 여사와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 '외교의 신(神)' 윤석열?…강력한 한미동맹 + 포괄적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 '비법'
게다가 한미일 포괄적 경제·안보협력이 강화되면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한국으로 자리 매김 하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6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 '글로벌 자유 진영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선포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한국의 높아진 국제적 위상은 곳곳에서 긍정적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공식적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약 230조원)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회장)가 23일 오전 대통령실 회의장에 등장해 윤석열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가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머스크 회장은 당초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날 예정이었으나 머스크 회장의 출장 취소로 이날 화상면담으로 변경한 것입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테슬라가 아시아 지역에 신설할 예정인 완성 전기차 공장 '기가팩토리'를 한국에 지어달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언급하며 스페이스X와 한국 우주산업 기업들의 협력을 당부하는 등 구체적 요청을 했습니다.
머스크 회장은 "한국을 (기가팩토리의)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한국 기업들과의 공급망 협력 확대를 통해 부품 구매 금액을 올해 57억 달러(약 7조7천억원)에서 내년에는 두 배 수준인 10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비공식적 세계 최고 부자(약 2천700조원)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17일 방한해 40조원 규모의 26개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업무협약(MOU)를 체결했습니다. 통상적인 MOU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맺은 MOU의 경우 "내용이 구체적이고 사우디의 의지가 강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17일 서울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과 환담 오찬 일정을 마친 뒤 떠나기 전 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자리에서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 방위산업 협력, 원자력 발전, 수소 등 미래에너지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방한 후 예정했던 일본 방문을 전격 취소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17일 방한한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와 원전,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을 논의한 뒤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습니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핵심 국가입니다.
하루 뒤인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맞이했습니다. 스페인 총리의 방한은 G20 정상회의 참석차 들린 것을 제외하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스페인 정상회담 후 산체스 총리는 "2021년 합의한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했습니다.
좌파들에게 헤게모니를 장악당한 언론환경 탓에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하고 있지만, 곰곰히 이성적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입니다. 이토록 짧은 기간 동안에 전 세계 선진국 정상과 세계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이 앞다투어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정부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은 드문 일입니다. 그들이 그만큼 대한민국이 이룩해 놓은 성과와 향후 한국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렇습니다. 국제 정치경제·안보·외교는 철저한 힘의 논리로 진행됩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을 갖추고 자유와 정의의 편에 설 때, 자유 세계는 우리 편이 되고 세계 각 국은 '친구'가 되길 요청하게 됩니다. 전체주의 중국마저 한국을 적(敵)으로 만드느니, 차라리 '친구'가 되기 바랄 것입니다. 북한의 마음도 언젠가 바뀔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강력한 한미 동맹과 이를 뒷받침 할 군사력, 한미일 포괄적 안보·경제 협력은 '외교의 신(神)' 윤석열 정부의 숨은 비법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원했지만 얻지 못했던 것'을 중국이 윤석열 정부에게 간단히 내어준 것은 '문재인의 대한민국과 윤석열의 대한민국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sukmin@imaeil.com
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