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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8월 첫 일요일.
늘 그렇지만 일년 중 8월 첫 주가 가장 덥다.
이 때가 가장 덥기에 피서의 절정이기도 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이 시기에 휴가를 잡거나
휴가를 즐기고 싶어 한다.
물론 나 역시도 현직에 있을 때
이 시기에 가장 휴가를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벌써
그런 생활을 청산한 지도 10년이 훌쩍 지나갔다.
틈틈히 알바 비스무리하게 일을 하긴 했지만
그건 아무래도 일년 내내 정시 출퇴근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틈틈히 하는 일이라 보수(?)는 좀 더 많았지만^^
오늘도 낮 동안은 종일 집 안에서 디딩굴 거리다가
해질녘이 가까워서야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오늘 저녁 외출은 평상 시와 조금 다르다.
오늘은 저녁에 제 20회 현인 가요제가 열리는 날이다.
그것도 부산 송도 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다행하게도 바로 집앞 우리 동네에서 열리니
아니 가 볼 수도 없다.
더구나 역마살이 가득낀 내 자신이 아니든가.
저녁 7시가 가까웠지만
아직도 낮의 열기가 많이 남아 있어 온 몸이 후끈 하다.
사람들도 무지 많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대부분이 이 공연을 보러 오지 않았나 싶다.
우연히 이 축제를 행운처럼 만난 사람들도 물론 있을 테고.
축제장 바운드리 바로 바깥에는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펴고
먹고, 마시고, 놀고 있다.
물론 해변을 배회하는 사람들도 많다.
행사장 바운드리 안으로 들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생수도 무료로 나누어 주고 부채도 함께 제공해 준다.
축제는 어제와 오늘 이틀이다.
어제는 예심을 했고 오늘은 본심을 연다.
가수 우연이, 황민우 황민호 형제도 나오고
장윤정도 나왔다.
1등 상금은 천만원이라고 한다.
찬조 출연으로 작년도 우승자도 나와서 격려의 노래를 들려 줬다.
노래를 듣는 것도 즐겁고
많은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행복하다.
바로 이런 게 사람 사는 모습이지 싶다.
노래를 좀 듣다 약간 피곤하기도 하고
좀 지루한 느낌도 들어 잠시
별다방에 들렀다.
토스트와 블루베리 요거트를 주문 했다.
입은 커피가 더 당겼으나 시간 상으로 커피는 마시면
안될 것 같다.
다시 나온 해변가.
가족, 친지, 이웃들과 나와 쉬면서
밤의 정경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니 부럽다.
에이
부러워 말자.
나도 그런 때가 있었고
또 얼마 있지 않으면 손자, 손녀와 함께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을 텐 데.
나보다 더 외롭고 적막한 사람들이 주변에 또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내겐 아직 정을 주고 받을 사람들이 참 많다.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며 춤을 추는 사람들도 많다.
무대에 서 있는 사람보다
이들이 더 흥겨워 보이고 이들을 보는 것이 더 즐겁다.
모르긴 몰라도
누군가와 함께 했다면 오늘 이 시간이 훨씬 더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 왔겠지.
우렁각시가 그립다..ㅎ
밤 9시.
공연을 즐기고 집으로 오는 길.
남항대교의 야경을 즐기며 걷기를 반 시간 여.
집에 오니 다시 목이 마르다.
밤 10시가 가깝다.
생수에 홍초 한 스푼.
목 안으로 녹아드는 시원한 생수 맛과 홍초의 새콤한 맛.
하루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