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님의 페이스북에서 모셔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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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흙 미장 방법
바닥 미장은 벽체 미장에 비해 더 단단해야 하지. 무거운 가구를 세워두거나 끊임없이 발로 밟는 등 지속적인 압력과 충격이 가해지니까. 물기나 걸레질에도 부스러지지 않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어야겠지. 집 밖 봉당 바닥이나 집안 신발을 신고 활동하는 입실 공간인 토방 바닥, 사람이 앉고 눕는 방바닥이 또 다르게 시공돼야겠지. 방바닥은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해야 할 테고. 봉당이나 토방은 단단하면서 특히 물에 강해야겠지. 게다가 바닥 수평까지 맞춰야 하고. 이걸 흙 미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봐. 바닥 미장은 결코 쉬운 미장이 아니야. 하지만 이것도 요령을 알면 못 할 일도 아니지.
- 삼화토(三和土) 다지기
재료 : 흙, 소석회, 모래, 간수, 물
비율 : 흙 1, 소석회 1, 모래 3, 간수액(염화칼슘 0.05+물 0.5)
삼화토(三和土)는 흙, 소석회, 모래 세가지 재료가 조화된 흙이란 뜻인데, 주로 한옥 집 밖의 봉당이나 실내 입실공간인 토방, 무덤에 주로 사용하는 배합이야. 단단할 뿐 아니라 일단 굳으면 물에 강하기 때문이지. 일반 미장 반죽과 좀 다른 점은 다른 것들에 비해 약간 되게 혼합해서 고르게 바닥에 깔 듯이 바른 후 단단한 나무나 나무공이로 아주 세게 다져야 한다는 점이야. 흙 건축 이론에 최밀충전(最密充電)이란 최고밀도충전(最高密度充電)을 줄인 말인데 배합재료 입자 사이에 빈 공간이 없도록 꽉 다져 채우면 단단하게 결합되는 특성을 일컫는 말이야. 바닥에 쓰는 삼화토는 단단하게 최밀충전해야 하는거지. 아무리 최밀충전한다해도 삼화토 시공에서는 너무 가는 모래를 사용하지 않아. 모래 사이 기공이 너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어느 정도 굵기가 있는 모래를 사용해야 적당한 기공을 생기고, 그래야 빗물을 서서히 배출할 수 있거든.
일본의 삼화토는 우리와 조금 달라. 우리는 재료에 중점을 두고 삼화토라 부르지만 일본의 경우는 ‘두들겨 다지는 작업’에 초점을 두어 ‘三和土’라 쓰지만 부르기는 ‘두들기는 소리를 흉내 내어 타타키(たたき)라고 해. 우리의 삼화토와 일본의 타타키가 또 다른 점은 일본은 모래 대신 소금을 만들 때 생기는 침출수인 간수(MgCl2)를 쓴다는 점이야. 우리의 삼화토는 흙, 석회, 모래 세 가지 재료의 배합을 말하는 데, 일본의 삼화토, 즉 타타키는 흙, 석회, 간수 세 가지 재료의 배합을 의미하지. 일본에는 이미 모래 함량이 높은 흙이 많기도 하고 마사토를 쓰기 때문이라 생각해.
간수의 기능에 대해 좀 자세히 설명해둘게. 간수 속에는 염화마그네슘, 황산마그네슘, 염화칼륨, 염화나트륨, 브로민화마그네슘 등이 들어 있어. 너무 겁 낼 필요는 없어. 간수는 두부 만들 때에도 사용하거든. 간수에 가장 많이 포함된 염화마그네슘은 공기 중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녹는 조해성( 潮解性)이 있는데, 수분을 흡수하면서 산화마그네슘으로 바뀌지. 그런데 말야 이 산화마그네슘이 재미있어. 내화도기나 마그네시아시멘트의 재료로도 사용되거든. 뭔가 감이 오지 않아. 게다가 삼화토는 너무 건조하게 되면 표면이 약해지거든 그런데 간수의 염화나트륨이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해서 적당한 습도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 간수에 미량의 염화나트륨, 즉 소금기가 들어있어. 아주 적은 양의 소금은 흙 입자들이 서로 결합되는 걸 도와주거든. 즉 점성이 높아지게 만드는 역할을 해. 게다가 간수가 들어가면 삼화토가 겨울에 어는 것도 방지해줘, 동결 온도를 낮추거든. 간수가 들어가면 삼화토를 깐 봉당이 눈이나 비에 맞아 습기를 빨아드린 후 쉽게 얼지 않는거야. 마치 겨울에 도로에 염화칼슘이나 소금을 까는 것과 같은 원리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균열이 발생하겠지. 이처럼 간수를 넣으면 점성도 높아지고 석회는 물론 흙 속의 다양한 성분들과 결합하면서 시멘트처럼 단단하게 만드는 거야. 타타키에서 간수는 처음부터 배합하기도 하고, 삼화토 반죽을 깐 후 3~4일 지나 어느 정도 말라 굳은 후에 나무판으로 다질 때 아주 조금씩 간수를 물에 희석해서 뿌려야 해.
삼화토로 봉당을 깔 때에는 7~8cm 두께로 두껍게 깔아야 다양한 충격이나 압력에 견딜 수 있게 돼. 모두 삼합토를 이 높이를 채우는 게 아니라 배닥 배수와 통기를 위해 콩자갈과 흙을 섞어 바닥에 우선 8cm 정도 깔고, 그 위에 삼화토를 나누어 깔고 다지기를 여러 번에 걸쳐서 다시 8cm 높이를 채워야하지. 실내 토방의 경우는 좀 더 얇게 깔기도 하지. 삼화토를 나누어 깔 대 중간 중간에 볏짚을 뿌려 넣는 경우도 있어. 삼화토를 수평을 맞춰 깐 후 나무판으로 미장한 바닥을 두들기면 수분이 떠오르게 되는 데 습기가 마르면 다시 또 두들기기를 반복해야 하지. 삼화토는 두들기면서 두께가 줄어들기 때문에 이것을 감안하고 처음부터 더 두껍게 깔아야 한다는 점 잊지 말기를. 마지막으로 물을 살살 뿌려가며 흙손으로 반질하게 문질러야 해. 그러면 마치 시멘트처럼 반질거리며 마무리 되는거야. 종종 마무리 단계에서 흙손으로 문지르기 전에 조개껍질이나 굵은 자갈, 검은 자갈 등을 넣고 어느 정도 굳은 후에 자갈에 묻은 흙을 물로 씻어내서 무늬를 내기도 하지. 일본에서는 종종 석회 대신 석고를 넣는 경우도 있고, 석회와 석고, 그리고 색을 내기 위해 안료까지 넣는 경우도 있다는군. 삼화토는 5일 정도면 사람이 밟을 수 있고, 완전히 굳으려면 1개월 정도가 걸리나니 이점도 참조하길.
- 보일러 깐 흙 바닥 미장법
재료 : 흙, 모래, 자갈, 짚, 안료, 아마인유, 테라핀유, 밀납 왁스,
방바닥 시공은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도 막고 겨울철 냉기도 막아야 하지. 그리고 잘 부스러지지 않아야 하고, 물걸레질도 할 수 있어야 해. 그렇기 때문에 일반 미장보다 여러 보완조치가 필요해. 방바닥 미장을 하기 우해서는 처음 기초 바닥을 단단하게 다지고, 10~15cm 두께로 붉은 부석(Pumice)이나 화산암석(Scoria), 이것도 없으면 콩자갈을 약간의 진흙물과 섞어서 깔기부터 시작해야 돼. 이러한 기공성 자갈들은 단열재 역할과 바닥에서 습기가 올라오는 걸 방지해줘. 이 위에 방수 및 방습을 위해 하우스용 비닐을 깔고. 다시 비닐 위에 단열을 위해 아이소핑크 스치로폼을 틈 없이 깐 다음 스치로폼과 스치로폼 틈 사이를 전용 테이프를 붙여 벌어지지 않게 해야 해. 이제부터 본격적인 바닥 미장에 들어갈 차례. 스치로폼 위에 흙 1, 모래 2, 자갈 1, 볏짚 1/2을 배합한 반죽을 두텁게 깔아. 이 층에 보일러 배관을 배설할 수 있어. 이때 미장의 두께는 최소 6~10cm 이상인게 좋겠군. 세 번에 걸쳐 바르는 게 좋은 데 각 층이 완전히 마른 후 균열이 생기면, 그 다음 층에서 다시 균열을 보수하며 흙 반죽을 덧 바르는 방식으로 두께를 높여가는거야. 마지막 층은 흙, 모래, 볏짚, 약간의 석회를 1: 2: 1/2, 0.1 비율로 혼합해서 3~5cm 두께로 발라줘. 다시 이 미장면이 어느 정도 마르면 3~4mm로 얇게 아주 고운 흙과 풀을 혼합해서 바르는거야. 만약 이때도 균열이 생겼다면 같은 반죽으로 균열이 생긴 틈을 메꿔야지. 바닥 반죽이 완전히 마른 후에 4번에 걸쳐 아마인유를 테라핀유와 혼합해서 발라주면 단단하게 굳고 물걸레질도 할 수 있지. 바닥에서 먼지도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이때 배합비율은 아마인유와 테라핀유 1:1, 그 다음은 1:2, 그 다음 1:3, 1:4 비율로 테라핀유의 비율을 높여가며 바르면 돼. 아마인유는 냄새가 많이 나고 거의 1달에 걸쳐 마르기 때문에 오랜 동안 환기를 유지해야 하는 게 단점이야. 아마인유 대신 오동나무 기름, 대마 기름, 호두 기름, 들깨 기름 등 공기 중에서 딱딱하게 도막을 형성하는 기경성 기름을 대신해서 바를 수 있어. 어느 기름을 사용하든 실내 공기를 건조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고 냄새가 빠지도록 방을 열어두어야 하지. 만약 난방을 하지 않는 방이라면 마지막으로 밀납 왁스를 아마인유 섞어서 바르면 더 부드러운 바닥면을 만들 수 있어.
- 구운 흙 바닥 미장법
재료 : 석회 1, 거친 모래 4, 포졸란 재료 0.33
영국 데본(Devon)은 영국의 전통 농가주택인 코티지 하우스(Cottage House)로 유명한 곳이야. 데본흙건축협회는 코티지 하우스 보존과 수리에 열정적으로 참여해온 곳이지. 이곳에서 최근 방바닥 미장 방법을 발표했어. 이곳에서 소개한 방법의 특징은 포졸란(Pozzolan)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이야. 포졸란 재료는 모래의 주 재료인 규사와 반응해서 견고하게 접합시킬 수 있는 물질이야. 화산재, 왕겨 재, 나무 재, 도자기 파편 가루, 구운 벽돌 가루, 고온에 구운 고령토 가루가 포졸란 재료들이야. 만약 이런 재료를 구할 수 없다면 내화재료 상에서 샤모트(chamotte)를 구해서 써도 돼. 샤모트는 프랑스어인데 내화 점토를 말하지. 1,300~1,500℃의 고온으로 구워서 아주 부드럽게 만든 구운 흙 가루야. 한번 구운 흙은 물이나 불에서도 부피의 변화가 없어서 내화재로도 쓰이지. 화산재도 구운 흙인 셈이야. 이런 화산재 토양이 많았던 로마의 흙과 석회, 모래를 혼합한 것을 로만 시멘트라 불렀어. 로만 시멘트는 천년 이상을 견딜 정도로 양질의 미장 반죽을 만들 수 있었던거야. 프랑스에선 천연시멘트란 이름을 붙여 포장 판매되고 있기도 하지. 그러니까 이 구운 흙 바닥 미장법은 포졸란 강화 미장법 또는 로만시멘트 미장법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