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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시납줄개
경북토속어류산업화센터
3년 전 이맘때 탄생한 물고기가 있어요. 최대 6㎝까지 자라는 몸에 붉은빛과 푸른빛이 감도는 물고기 '각시납줄개<사진>'예요. 이 물고기는 강이나 하천 등 자연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물고기예요. 서로 다른 별개의 종류인 #각시붕어 와 #흰줄납줄개 를 교배해서 인공적으로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두 물고기 이름에서 따 '각시납줄개'로 부르기로 했어요.
2018년 11월 경상북도는 우리나라 #토종 #민물고기 도 열대어나 금붕어, 비단잉어처럼 인기 많은 관상어로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각시납줄개를 만들었어요. 각시붕어와 흰줄납줄개를 선택한 것은 우선 유전적으로 둘이 가깝기 때문이에요. 또 둘 다 번식 철에 수컷이 암컷 시선을 끌 때 몸에 나타나는 ' #혼인색 '이 아름다워서 #관상어 로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었지요.
각시붕어는 강으로 흘러가는 소하천에 주로 살고, 흰줄납줄개는 저수지에 주로 서식해요. 사는 곳은 다르지만 번식 방법은 비슷해요. 암컷이 최대 5㎝에 이르는 긴 #산란관 을 #민물조개 의 #출수공 안에 집어넣어 알을 낳아요. 이때 수컷이 재빨리 정액을 뿌리죠. 그리고 수정된 알은 민물조개 안에서 부화해 새끼가 되어 조개 밖으로 나오죠. #인공교배 도 이와 비슷한 방식을 썼어요. 각시붕어(또는 흰줄납줄개) 암컷에게서 알을 채취한 다음 흰줄납줄개(또는 각시붕어) 수컷의 정액을 뿌려요. 수정된 알을 민물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부화기에 넣고 사흘쯤 지나면 수정된 알에서 1㎜짜리 새끼 물고기가 부화해요.
각시납줄개는 각시붕어와 흰줄납줄개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어요. 널찍한 몸은 흰줄납줄개를 똑 닮았고, 몸 옆부분의 푸르스름한 #줄무늬 는 각시붕어와 똑같죠. 입과 지느러미 끝에 감도는 붉은색은 두 물고기의 공통 특징이에요.
각시납줄개는 서로 다른 종끼리 인위적으로 교배한 종인 만큼 자연 번식은 불가능해요. 암컷에게 알을 낳을 때 필요한 기다란 산란관이 아예 없어요. 수컷은 정액을 만들 순 있지만, 이 정액으로는 알을 수정할 수 없어요. 서로 다른 동물의 교배로 태어난 #노새 (말·당나귀)나 #라이거 (사자·호랑이)가 스스로 번식을 못 하는 것과 같아요.
각시납줄개는 현재 100여 마리 있는데, 대부분 경상북도가 관리하고 있고, 일부만 충북 단양의 다누리아쿠아리움에 분양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어요.
외국에도 각시납줄개처럼 서로 다른 종들의 교배로 탄생한 물고기가 있어요. 대표적인 것이 미국에 사는 #와이퍼 (wiper)라는 물고기예요. 와이퍼는 줄무늬배스와 흰배스를 교배해 만든 것으로, 인공 증식 후 강이나 하천 등에 풀어놨기 때문에 자연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와이퍼는 두 물고기의 장점을 골고루 물려받아 덩치가 크고 환경이 척박한 곳에서도 잘 살아요. 그래서 스포츠 낚시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정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