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이면 모기가 극성이다. 그래도 창문이 모두 방충망으로 설치되어 용케 견디는 생활이다.
방충망이 있어도 출입 시에 모기가 따라 들어와서는 괴롭힌다. 살충제를 함부로 사용하자니 더 큰 피해가 예상되어 사용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모기를
피하는 방법으로 출입문은 방충망을 닫고 환기창만 모두 방충망으로 사용한다. 모기가 방 안의 사람 냄새를 맡고 방충망에 서성이므로 출입문 쪽에는
몰리지 않는다. 출입문 신을 벗어둔 주변을 살충제로 약간 뿌려서 약 냄새로 쫓는 방법이다. 신발 주위에 사람 땀 냄새를 맡고 모기가 모여들어
괴롭힌다. 그리고 바깥에서 방으로 들어올 때는 수건으로 흔들어 쫓고 드나드는 일이 일과처럼 된다. 고요함보다 센 바람에는 모기가 기겁을 하는
효과 때문이다. 모기는 자기에게 만만한 사람에게만 덤비는 것 같은 착각이다. 모기가 하늘을 날 수 있는 재주를 지녀서 고관대작들과 같이 만만하면
상대를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과 흡사하다. 날개가 옷이 아니라 날개가 권력의 탈을 쓰기 때문이다. 나도 날개 달듯이 권력의 힘을 잠시라도
가져보았으면 얼마나 훌륭할까 말이다.
이제는 모기 서식처를 찾아 근원지를 알아내고 근본퇴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모기가
새끼인 장구벌레를 어디서 키우는지 물색했다. 초봄에 나오는 모기는 복개한 하수구에서 겨울을 지내다가 물이 고인 웅덩이에 새끼를 친다. 어떻게
알았느냐고요? 정화조 가스 배출구에 모기가 나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수구에 서식하는 모기가 정화조 통로 공간을 타고 다닌다는 사실이다.
우리 마을 하수구는 1.5m 깊이에 경사도가 심해 장구벌레는 기르기 어렵고 겨울 서식처는 제공되는 환경이다. 아마도 우리 정화조에 장구벌레가
자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수구와 정화조 통로는 모기가 내왕할 공간이 생겨 거기로 다니는 듯하다. 정화조 가스 배출관 끝에 모기장으로
막았더니 모기가 바글바글 웅성거렸다. 모기약을 뿌렸더니 몰살한다.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다가 얼마 지나니 또 모기가 극성이다. 여기만의 해결책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농촌인 우리 마을 주위에 물이 고인 웅덩이를 찾아보았다. 물이 고일만한 웅덩이는 주위에 전혀 없었다. 논농사도 없는 마을에 웅덩이가 있을 일이 없다. 앞 강에서 하수구를 타고 오르는지도 알 수 없다. 주위에 플라스틱 제품을 쓰다 버리는 경향이 있어서 플라스틱 버린 그릇에 빗물이 고여 장구벌레가 서식하기 안성맞춤이다. 꼭 그릇이 아니더라도 플라스틱 쪼가리 물그릇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다. 생활공간에 풀숲마다 찾아다니며 플라스틱 쪼가리를 찾아 없애는 일이다. 물이 고일만한 플라스틱 쪼가리는 치우지만
옥상마다 검사하기는 어려웠다. 남의 가정에 함부로 들어가서 옥상을 조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옥상에 물이 담길 그릇에서 모기가 서식하는 원인제공의 경우가 많다. 빈 통을 빗물이 고이도록 그대로 방치해둔 집이 더러 있기에 말이다.
작년 가야산에 여행 가서 모기를 발견한 일이 있었다. 가야산의 높고 깨끗한
지대의 모기라니 믿을 수 없는 현상이다. 내가 분석해본 결과 등산객의 자동차에 모기를 싣고 와서 사람에게 따라다닌 모기라는 생각이다. 야영객들이
모기를 데리고 와서 함께 지내는 생활도 예상되는 일이다. 이 모기는 가야산의 조상 모기가 되는 상상이다. 등산객들이 버린 도시락 조각에 빗물이
고이고 그 물에 모기가 장구벌레를 서식하게 알을 낳게 된다. 장구벌레는 후대 손자 장구벌레를 두는 중간 조상이다. 물이 담긴 플라스틱 부스러기는
썩지도 않고 물이 쉽게 없어지지도 않는다. 등산객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물질이 모기의 요람이요 온상 구실을 하는 물질로 변하는 원인이다.
사람은 신령한 두뇌를 가지고 만물의 영장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미물보다도 못한 좀생이 생각을 지니기도 한다. 장관이
될 사람을 검증하는 국회의원들의 청문회 검증상황을 TV 중계로 보면 미물보다 낫다고 못 할 저지레 꾼의 현상 발견이다. 등산 가서 빈 그릇이나
플라스틱 그릇을 버리는 행위보다 더한 저지레 꾼임을 우리는 지켜본다. 그런 자가 장관이 되어 정치하면 국민이 편하고 안심하며 살기를 바랄 것인가
말이다. 내로남불이라는 신조어가 새로운 국어사전에 올라갈 기회가 되고 있다. 인기 대학교를 법망 피해 들어가기 위해 수챗구멍 같은 통로를 만드는
일을 본다. 사법고시 폐지로 개천에 용이 나는 기회마저 빼앗는 일과 무관하지 않아 안타깝다. 모기의 사람 피를 빠는 기술이 궁금한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그 알량한 날개를 어떻게 달았던가 말이다. ( 글 : 박용 2020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