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休 日
차타레이夫人을 읽으면서
나는 영국놈에게 가진 편견과
해적 후손에 대한 증오심이
약간은누그러진다.
여자란 어느 나라 여자나 같을까?
T.S 엘리어트와
미당 서정주의 차이에 대해서
나는 항상 모호한 불만을 느낀다.
전통이란 묵혀둔 된장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근자의 나의 시에 대해서
몇 가지 불만을 가진 독자와
몇 차례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마침내 친한 친구가 되었다.
칭찬에 우쭐할 나이는 아니지 않는가?
山에 가서 우두머니 앉았다 올 일도 없지만
일간지 정치면 같은 건 되도록 안 보기다!
모처럼 한가한 어느 날
시나에이夫人의 애인이 되는 기분으로
선방의 담요 위에 큰 大字로 누워
인생이 불완전한 반쪼각임을 실감한다.
개와 인간의 차이는 무엇인가?
먹고 자고 배설하고
그 다음 작당하여 싸우고
서로 개새끼라고 욕하고
나는 차타레이夫人을 덮으며
새삼 내가 육신임을 재확인했다.
아무 신나는 일도 없는 날
나도 오두막에 가서
연인을 기다려볼까 - 아니면
그냥 벌판 처럼 모로 누워 있을까?
그 때 해가 졌다― 어둠이
차타레이夫人처럼 다가와서
내 온몸을 어루만지며
이무 것도 두려워 말라고
가만히 귓가에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