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효소가 우리 몸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효소 발효액을 담으면 누구던지 집에서도 손쉽게 식품효소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여 효소 발효액 만들기가 유행처럼 일기 시작하는것같습니다.
이 효소발효액을 만들기위해서는 발효에 관여하는 효모가 설탕을 주식으로 이용하기때문에 반드시 설탕을 넣어주어야만 하는데 이때 넣어주는 설탕양은 얼마만큼이 적당한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정부에서는 한식세계화 사업단까지 꾸리고 영부인까지 나서서 한식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우리 한식의 자랑이자 핵심이라고 할수있는 발효식품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체계적인 연구투자는 뒷전인체 보여주기식 전시행정과 업적주의에 빠져있는듯해서 안타깝기만합니다.
저는 효소발효액의 세계에 매료되어
그간 몇해동안 백여종류의 단일 발효액을 만들어 먹으며 호기심에 발효의 원리와 효능에 대한 공부를 조금씩 하던중 발효기간별 당도 변화를 관찰하다 그때까지 의심의 여지없이 습관처럼 재료무게 대비 동량으로 넣어주던 설탕양이 과연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기 시작했습니다.
즉 식품미생물학에서는 당도 50%이상에서는 미생물의 생육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불문율처럼 여기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동안 정확한 당도측정도 없이 그져 재료와 동량의 설탕을 부어서 100일간 잘 저어주다 걸러서 먹으면 보약이 되는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담은 발효액을 몇년씩 묵혀두면 당도가 완전히 떨어져 당뇨환자를 포함한 중증의 난치병환자들이 먹어도 안전하고 큰 효험이 있다는 소문을 철썩같이 믿고 신비한 전설처럼 여겨왔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전문 연구소에서 사용하는 당도계를 구입하여 몇년씩 오래된 발효액과 최근에 담은 발효액을 아무리 비교하며 당도를 분석해보아도 당도는 발효기간에 상관없이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사람들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발효를 시키고 담는 방법도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당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재료와 설탕 비율은 1:1,발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환경(햇빛,산도,고염분...등) 차단 등은 큰차이가 없이 관리하여 얻은 발효액들을 대상으로 샘플검사를 해보았었던것입니다.
우리가 담는 효소발효액은
재료에 붙어있는 야생 자연효모와 미생물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설탕을 제공하여 주산물로 발생하는 알콜과 함께 삼투압의 원리로 재료의 유효성분과 활성효소 그리고 재료에 함유된 다양한 영양성분등을 얻는것이기때문에
당분이 남아 있는 한 그것을 주식으로 이용하는 효모와 거기에 함께 생존하는 미생물들은 끊임없이 당분을 분해하면서 생존을 유지해나가게 될테고 그러다보면 어느순간에는 미생물의 먹이인 당분이 모두 고갈되어 효모나 미생물들도 더이상 번식을 하지못하고 사멸하게되면서 당도도 현격하게 감소해야 정상일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설탕과 재료를 1:1의 비율로 담는 효소 발효액의 당도는 다음 그림1과 같이 효사모에서 자체 조사한바에 따르면 담은지 3달 된것이나 2~3년된것이나 큰 차이를 보이지않습니다.
[그림1.효사모에서 실시한 발효기간별 당성분 분석 시험자료]
[그림1.효사모에서 실시한 발효기간별 당성분 분석 시험자료]에서 재료와 설탕을 1:1비율로 담은 것들은 당도가 3달된것이나 3년된것이나 모두 50% 내외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설탕을 다른 재료와 달리 67%만 투입한 3년된 백초 발효액의 당도는 38%로 다소 감소한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설탕을 재료 무게에 대비하여 무조건 1:1로 담은 것과 달리 효모나 미생물의 생육환경이 상대적으로 유리하여 발효가 계속 되어서 당 분해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 결과일것으로 추측해보았습니다.
제가 재료와 설탕을 1:1 비율로 담아서 약 보름정도 지난 후 설탕이 막 녹은 샘플들의 초기 당도를 직접 측정해본 결과 대체로 재료의 수분함량에 따라서 약 55%~70% 사이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재료와 설탕을 1:1로 해서 넣어주게되면 발효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림2. 발효기간별 당도,산도,점성]
KT&G 인삼연구소에서 발표한 실험자료[그림1. 발효기간별 당도]차트를 보면
발효를 막 시작했을때는 당도가 58%~64%를 나타내는데
6개월 정도 지나면 평균 3%정도 당도가 떨어져서 55%~62%로 조금 낮아지는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효모나 미생물이 살아있을 경우 발효가 진행되면 당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수분함량 40%유지,온도 20℃±2℃,주3회씩 뒤집어주기 환경조건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림3. 발효기간별 효소활성]
[그림3. 발효기간별 효소활성]을 살펴보면 설탕과 1:1로 담은 각각의 재료들이라도 활성효소는 증가하는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당도가 50%이상될 경우라고 해도 전혀 발효가 안일어나지는 않고 발효가 진행되는 증거가 발견되는 것으로 봐서
저는 당도가 효모나 미생물의 생육환경을 좌우하는것은 틀림없지만
발효시킬때 주기적으로 저어주거나 눌러주는등 발효재료의 위치에 변화를 주는것이 발효환경에 영향을 미쳐서 발효가 중지되지않는 이유가 되거나 또는 특정한 효모나 미생물들은 당도 50%이상의 고농도에서도 내당성을 보이기때문일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령 발효용기 하층부에 있는 효모나 미생물들은 자기가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이 악화될 경우 사멸하면서 발효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지못하지만 발효용기 상층부쪽에 위치하여 재료가 수액위로 떠오르거나 하면서 상대적으로 당도가 좀 약한곳에 있는것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다시 배양되는등 하면서 저어주고할때 생존환경이 달라지면서 생존을 이어가게됨으로서 발효가 중단되지않았을것이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초기 당도가 50%이상되는 발효액들도 발효가 진행되어 활성 효소 검사를 해보면 활성효소가 나타나는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런데 1:1로 담은 발효액의 경우 활성효소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림4. 발효기간별 생균수 변화]에 따르면 발효기간이 길어질수록 당도는 미세한 변화를 보일뿐 미생물의 먹이가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미생물의 생균수는 오히려 감소하는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4. 발효기간별 생균수 변화]
이런 결과에 대해 이 실험에 참여한 연구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연구원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 높은 삼투압과 재료에서 추출된 항균물질의 영향때문일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한 「생로병사는 효소에 달려있다 1」의 저자 박국문님께서 조사한 [그림5. 생균수 비교]자료에 따르면 1:1로 담은 발효액에서는 생균이 전혀 발견되지않은것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림 5. 생균수 비교. 생로병사 효소에 달렸다.1, 박국문 저 중에서 발췌]
이 자료에서 BH-1 매실 샘플은 수원에 있는 미생물 연구소의 연구관이 설탕을 재료와 1:1 동량으로 넣고 발효시킨 발효액속에 생균수를 조사한 것인데 저자가 재료 무게대비 30~60%의 설탕을 넣고 발효시켜 조사한 것은 살아있는 미생물들이 많이 발견된것과 달리 미생물이 하나도 검출되지않았다는것입니다.
생균수가 전혀 발견되지않은 이유에 대해 저자 역시 높은 당도가 원인일것이라고 추측하였더군요.
이상과 같이 살펴보았을때
발효시 적절한 당도를 50%내외라고 할때 가장 이상적인 설탕 투입량은 분명히 1:1이 아닌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1:1로 투입하더라도 [그림2. 발효기간별 당도,산도,점성] 에서와 같이 약간의 당도감소와 [그림3. 발효기간별 효소활성] 에서 처럼 활성효소는 관찰되기도 하는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림4. 발효기간별 생균수 변화]자료와 [그림 5. 생균수 비교] 자료에서 처럼 발효기간이 경과할수록 생균수 감소현상이 뚜렷해지거나 전혀 발견되지않는 것으로 볼때 설탕량을 지나치게 많이 넣어주는것은 발효에 관여하는 효모나 미생물체의 생육환경을 악화시켜 발효액의 품질을 떨어뜨릴수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발효액을 만들때 설탕양을 무조건 1:1로 하거나 수분이 많은 재료라고 해서 또 추가로 설탕을 더 넣어주고 할것이 아니라 당도가 50%이내로 유지되게 설탕양을 대폭 줄이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물론 저는 지난해 당도계를 구입한 이후부터는 설탕투입량을 더이상 재료와 동량인 1:1로 하지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문제점도 발견하지못했습니다.
발효액의 품질을 좌우하는 효모나 미생물들도 생명체이기때문에
나름대로 살기 적당한 환경이 제공될때에만 할일을 열심히 하는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미생물학교재에 의하면 당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높은 당도로 삼투압이 지나치게 올라가면 높아진 압력을 견디지못하고 효모나 미생물들의 세포막까지도 파괴되어 사멸해버린다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알콜농도가 너무 높아도 종류에 따라서는 생존하지못하고 죽는것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미생물의 생육환경을 고려하지않고 설탕을 1:1로 넣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께
왜 설탕을 재료와 동량으로 넣어주어야하는지 질문을 해보면
하나같은 답변이
1.장기보존시 변질 우려가 없다.
2. 실패하여 식초가 되지않는다.
3.높은 삼투압으로 재료의 유효성분 더 잘 추출된다.는 것을 이유로 듭니다.
그럼 설탕을 재료무게보다 적게 넣어서 초기 당도가 50% 내외가 되게 하였을 경우에는 과연 위의 3가지 염려가 정말로 문제가 될까요?
저는 제가 개인적으로 경험하고 확인한 바로 3번 삼투압에 따른 유효성분 추출함량차이는 정확하게 가늠할수없겠지만 최소한 장기보존성이나 산패현상에 대해서는 대체로 발효액을 3~4년 이내에 소비할 경우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고 확신합니다. 더구나 발효액이 초산균에 의해 식초로 전환되었다해도 걱정할것이 없지않을까요? ㅎㅎㅎ 공들여서 천연식초를 일부러 만들어 먹기도 하니까 말이죠 ^&^
그리고 발효를 몇가지 해보신분들은 경험을 통해서 잘아시듯이 발효액을 담아놓고 처음에 잠시만 관리에 신경을 써지못하면 어느새 재료에 생기는 하얀 곰팡이(뜸팡이라고도 하고 효모라고도 하는데 미생물 전문가님 계시면 정확하게 구분좀 부탁드립니다.^^)들은
거의 대부분 설탕양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재료를 설탕물에 충분히 잠기게 하거나 자주 저어주지않아서 생기는 현상이었습니다.
즉 재료가 설탕에 충분하게 절여지지않은 상태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며 수액위로 떠오른상태로 오래동안 방치해두면 대기중에 있던 균체들이 그기에 붙어서 서식하다 마침내 수면위로 노출된 재료를 부패시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경우에도 수액위로 노출된 부분만 상한것이기때문에 전체를 버릴필요는 없을것입니다.
예전에는 저울도 없고 당도계도 없던 시절이었으니까 설명하기 좋게 대충 담아서 내버려두어도 높은 당도때문에 별질 염려도 적어 실패확율이 낮으니까 재료무게 대비 1:1을 권장한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암튼 저는 앞으로 발효액을 만들때 설탕은 재료 무게대비 1:1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버리고 당도를 기준으로 관리하여 설탕양을 결정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재료의 수분함량 이내 또는 재료무게의 약 60~70%정도의 설탕을 넣어주면 발효액의 초기 당도가 50% 근사치를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설탕양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담아도 발효가 잘되기만 한다면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생육환경이 좋아져 발효액의 품질도 더 우수해질테고 그런 발효액은 당도도 1:1로 담은것에 비해 낮을테니 같은양을 음용하더라도 당분함량이 적게 함유된것을 먹을 수 있을테니까 당분 과다섭취로 인한 염려도 줄일 수 있는등 1석2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