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와 kt는 제 전화번호를 유지하기 위해 skt와 lgu로 옮기라고 하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그 동안 할인받아오던 장기가입 혜택을 상실하게 되고 휴대폰 요금제 전부를 바꿔야 하고 또 다시 가입비를 내야 합니다.
물론 이 중 일부를 kt에서 보전해 주겠다고 하지만 그건 원래 돌려받아야 할 돈일 뿐더러 제경우 강제로 이통사에서 쫓겨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건 쫓겨나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더러운 보상금 따위에 불과하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김문수 경지도지사가 남양주 소방소에 전화를 걸어 상황실 표준작전절차 메뉴얼에 따라 근무하지 않는 소방교 두분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알렸고 그래서 그분들은 좌천되어 인터넷에서 논쟁이 한창입니다. 주요 신문기사에는 댓글이 7천개를 넘는 것도 있을만큼 이번 긴급전화 사고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1월 3일 서울에서 kt가 2g망을 철거하게 되면 저는 이런 긴급전화도 못쓰게 됩니다. kt가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무료임대폰(월 3만원 한도)을 준다고 하지만 겨울철에는 동절기 사고가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데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참 난감하기만 합니다.
어떤 분들은 그냥 이통사 갈아타면 될 일 아니냐... 아니면 그 번호 버리고 다른걸로 갈아타라 그렇게 말씀하실지 모릅니다. 사실 그럴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미 지난 5월에 skt로 2g 번호 그대로 옮길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씩 kt 대리점에서 결려오는 3g 전환하라는 강요 전화 그리고 kt 임직원들이라는 사람들이 공식 발언을 통해 알려진 여러가지 언론보도를 보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과 진단까지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않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절대로 모릅니다. 내 돈주고 내가 십년 이상 한통신사만 사용해 온 휴대폰... 그 번호에 걸려있는 모든 기존 혜택들을 빼앗기고 번호 유지를 위해 강제로 통신사 옮기는것도 참을 수 없는건데 마치 내가 알박기라도 하는 사람인것처럼 몰아가는 kt라는 회사와 언론 뉴스를 보면서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쌓여만 갔습니다. 어쩌면 제가 skt로 번호이동을 하게 만든 것도 kt이고 그걸 막은 것도 kt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서울고법 항고심 재판에서 2g 서비스를 종료하라고 판결했으니 저는 그 동안 당해온 세월이 너무나 분통하고 억울하지만 대한민국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많은 국민들 중 한사람으로써 skt로 번호이동을 할겁니다.
그러나 담당재판부인 서울고법 4부와 7부에 한마디는 해야겠습니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 2g 폰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는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아니며 불편한 부분들은 민사소송하거나 임대폰 빌려 쓰면 되는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통신이라는 것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수단이고 사람이 누군가와 소통할 수 없다는건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는 중요한 영역입니다. 수도와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서 단전단수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도 당장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결국 그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가장 기초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대법원 같은데서도 이와 관련한 판결은 쉽게 서비스 제공자 중심으로 하지 않고 이를 이용하는 국민 수요자 중심으로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생명이 위급하거나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과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국가기관에 소통을 요청하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은 전화입니다. 그런데 2g 항고심을 맡은 재판부는 너무 쉽게 판단했습니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아니라구요? 사람이 죽고나서 손해배상 청구소송한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며 일단 빌려쓴 임대폰 어차피 며칠 쓰면 그만인 것을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 많은데 내 생명과 재산을 임대폰에 의지한단 말입니까....
방통위에도 한마디 하겠습니다. 통신은 국가 재산이고 공공의 복리에 기여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 수 있는 그런 영역이 아닙니다. 아무리 3g 4g lte 서비스가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산업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필요가 있고 kt 역시 이 시장에 뛰어들어 국민 전체의 후생복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해서는 않될 것입니다. 그러나 2g 서비스를 이용해 살고 있는 국민들의 사회적 합의없이 단순히 피해자 규모를 줄이기만 하라고 요구하고 어느정도 감당할만한 수준이 되었으니 서비스를 종료하라는 식으로 공무를 집행하는 것은 당신들의 오만이요 권력 남용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2g폰 통신단절로 인해 인명과 재산의 손실이 나는 경우 이건 전적으로 방통위 책임이고 그에 대한 모든 피해 보상과 권리침해에 따른 국가적 대책 수립 역시 당신들의 몫입니다. 당신들이 저지른 일입니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김문수 도지사에게 전화받은 소방교 분들은 전보조치했고 오늘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는 해당 소방관님이 더이상 큰 오해를 하지 말아달라고 자신의 실수라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하루에도 무수히 걸려오는 긴급전화와 그만큼 많은 장난 전화 때문에 업무가 힘든 분들인데 당시 전화통화 동영상을 보니까 김문수 도지사도 공무원들이 매뉴얼대로 하는지에만 촛점을 맞췄고 해당 공무원은 긴급한 전화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상식에 근거해서 통화한 것이더군요. 어쨌든 재난안전본부는 메뉴얼에 근거하지 않은 담당자를 좌천시켰고 이는 대상자가 도지사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남양주 소방서 담당 공무원이 메뉴얼대로 자신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는 것은 잘못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잘못의 크기가 좌천될만큼 중요한 일인가에 대해... 그리고 도지사의 통화 목적과 방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국민들이 대단히 많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가 국민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되는건 전화번호 119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중요성 때문입니다.
만약 119 전화번호가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정부는 이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도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고 만약 바꾸게 된다면 일년 내내 막대한 홍보자금을 들여 이를 신문과 방송을 통해 홍보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긴급 전화번호는 그만큼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결되어 있는 것이고 그런 번호를 바꾸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 전적으로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전화번호는 한번 바꾸면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데 되고 결국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나올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 중에서 시골 산간 그리고 장애인 노약자들이 모두 전화번호 변경에 따른 내용을 알고 이를 정확히 인지하는데는 최소 몇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걸 기꺼이 감수하고 010 4g lte로 갈아타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를 자신이 원하기 때문에 선택하고 개인적인 피해를 감수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2g 이용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kt와 skt 그리고 lgu에서 십년 이십년 이상 자신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이용하는 천만명 이상의 국민들은 그런 피해와 위험을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전화번호를 강제로 빼앗겨야 하는 국민들의 고통과 눈물은 누가 닦아줄 것인지 마지막으로 믿었던 법원마저 국민들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첫댓글 전화번호가 바뀐다는건... 제법 큰 일이지요... 그게 개인일 경우도 힘들지만 사회적으로 역할이 큰 번호일 경우는 신중히 그리고 오랜기간 대책을 마련한 후에 차분히 시행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백년지대계를 보는 정책들이 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