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온의 마음정원 26
말의 힘!
올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옵니다. 그렇게 눈이 펑펑 쏟아지던 어느 날, 딸과 함께 경기도 외곽에 위치한 한의원을 찾아 고속도로를 달려갔습니다. 완전 초보자인 딸의 운전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며 달려가다가, 차들이 밀려 속도를 줄여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딸이 거의 아슬아슬하게 앞차를 들이박기 직전 급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앞차와 충돌할까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던 순간, 뒤차가 와서 부딪히고, 뒷좌석에 앉아 있던 제 머리도 쿵 부딪혔습니다.
정신을 못 차리고 멍하니 있는 사이, 뒤차의 운전자가 와서 저보고 다친 데는 없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하였습니다. 뒤차의 운전자는 그래도 아프면 병원에 가보시라고 하였습니다.
뒤 범퍼가 마구 구겨지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딸과 저는 한의원을 찾아갔고, 교통사고가 났으니 잘 봐달라고 했습니다. 한의사님은 교통사고 처리를 해서 약을 지어 먹으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어혈을 풀어주고 후유증이 생기지 않게 뜸과 침 치료를 받으라고 하였습니다.
어느덧 소식을 들은 사위가 딸에게 전화를 걸어 “‘조심운전’을 했어야지!”하며 볼멘 소리를 하였습니다. 딸도 의기소침해서 저보고 괜찮냐고 연신 눈치를 보았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하며 사람 안 다쳤으니 천만다행이고, 하늘이 우리를 돌보신 거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식사를 하면서 다시 말했습니다. “너는 하늘이 돌보시는 복뎅이야. 그러니 좀 어렵고 나쁜 일이 생겨도 실망해선 안돼. 조금 시간이 흐르면 결국 너에겐 다 복으로 돌아올 거니까.”하고요.
세상 모든 일이 결국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난 것뿐입니다. 그리고 모든 일은 하늘에서 주는 최선의, 최상의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하늘의 축복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하늘의 복뎅이입니다.
*사진은 지인이 보내온 아이슬란드 산악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