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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한다.
치솟는 물과,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합선 스파크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기관실!
잠시 후에 ‘화악’ 불길이 일어나며 폭발과 함께 기관병과 상사를 집어삼킨다.
씬 126.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폭발의 충격으로 내부가 심하게 흔들린다.
함장: (마이크를 잡고) 피해상황 보고하라!
씬 127. 함 내 통로 (밤)
천장과 벽에서 분수처럼 스며들기 시작하는 바닷물.
승조원들이 소화기와 장비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고, 간헐적인 폭발음과 함께 불길과 연기가 번지고 있다.
상사2, 벽에 달린 전화기를 들고
상사2: (급박하게) 통로에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가스도 누출이 되고 있습니다!
씬 128.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함장: (마이크를 잡으며) 발레스트 탱크 배수! 급부상한다! 부상각 30도. 25노트 최고속력!
권 소령: (함장에게)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씬 129. 심해장면 인서트
잠수함 배수를 하면서 급부상을 하며 오르고 있다.
씬 130. 한반도 함 내부 일각 (밤)
권 소령과 승조원들 사력을 다하여 불길을 잡고 있지만, 점차 뒤로 물러난다.
스프링클러가 불길에 작동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권 소령: 다들 뒤로 물러나!
불꽃이 오르는 곳에 소화기를 뿌리는 권 소령, 불길이 잡히는가. 했더니 조임 부분이 심하게 흔들거리며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권 소령: !
소화기를 집어던지고 뒤로 달려가는 권 소령.
잠시 후, 조임 부분이 떨어져나가며 세찬 물이 쏟아져 들어온다.
씬 131.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통제실로 뛰어 들어오며
권 소령: 함장님! 안되겠습니다! 해수 누출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함장: (권 소령을 보며) 현재 수심 몇 미터인가?
권 소령: 50미터입니다.
함장: 출입 통제하고 지금 다시 부상을 시도한다!
씬 132. 심해장면 인서트
수면을 향해 오르던 한반도함의 스크류가 어느 순간 멈춰버린다.
씬 133. 한반도 함 통제실
장교3: 함장님!
함장: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하라.
장교3: 엔진이 멈췄습니다!
장교4: 전방 발레스트 탱크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권 소령: 보조 추진기 작동! 부력 시스템 재가동해봐!
장교3: 보조추진기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함장: (마이크 들고) 수평을 유지하라!
기관실(소리): 움직이지 않습니다!
함장: 앞 탱크의 물을 배수하라! 배수 최대로!
기관실(소리): 안됩니다! 앞 갑판에서 위험신호가 오고 있습니다!
기관실(소리): 기관실 90% 파손!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함장: (망연자실한) 이런 …….
장교4: 잠수함이 다시 가라앉고 있습니다!
함장: 음향실! 사령부에 SOS 요청하라!
장교3, 앞의 모니터에 가라앉는 잠수함과 그 앞의 해산이 그래픽으로 보여지고
장교3: 잠수함 전방에 해산입니다!
함장: (마이크 들고) 빨리 최대한 좌현으로 틀어! 전 승조원! 해치를 전면 폐쇄하고 충돌에 대비하라! 충돌에 대비하라!
씬 134. 심해 (밤)
한반도 함, 조류에 흔들리듯 기울어져서 다시 해저로 내려가는데, 그 앞으로 해산이 가로막고 있다! 한반도 함은 해산을 비껴가기 위해 좌측으로 최대한 움직이고! 적국 잠수함의 옆 부분이 “끼이익!” 해산을 스쳐가며 거대한 흙먼지와 암석을 일으킨다.
계속해서 스쳐가던 잠수함의 스크류 부분이 해산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파손되며,
잠수함이 수직으로 암흑 속으로 들어간다.
씬 135. 한반도 함 통제실 (밤)
동시에, 둔탁한 쿵 소리와 함께 심하게 360도 돌아버리는 내부.
함장과 권 소령, 승조원들이 맘대로 튕겨 나가듯 여기저기에 쳐 박힌다.
비명소리, 쓰러진 승조원들이 절규하는 소리와 함께 전원이 나가버린다.
씬 136. 심해 (밤)
시커먼 구름에 뒤덮인 하늘처럼 앞을 볼 수 없는 바다 속이다.
카메라, 돌출 된 기암절벽을 따라 내려가다 언덕 밑, 고래 등처럼 검붉은 물체가 보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어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한반도 함이다.
흉물스럽게 잠수함 후미몸체와 스크루 부분이 많이 파손되어 있고, 해류에 의해 파손된 돌덩어리들이 잠수함 위로 툭툭 떨어진다.
씬 137. 바다 (낮)
청해진 함 하늘 위의 초계기와 각종 헬기, 그리고 광개토 함을 비롯한 각종 구축함들과
경비 고속정들의 호위를 받으며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거대한 광개토 함의 선수에서 선미까지를 하늘에서 훑어가는 카메라.
씬 138. 광개토 함 통제실 (작전베이스캠프, 낮)
민 제독을 포함한 장성들과 영관급장교, 그리고 김 대령이 보인다.
김 대령: (바다상황의 차트를 보여주며) 작일 20시 25분 23초에 마지막 교신 후 통신이 두절됐습니다.
이후 현재 청해진함의 USM 보고에 따르면 거제도 동남방 27Km …….
바로 이 지점에 침몰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추락 위치는 수심 60미터로 암벽에 걸려 있습니다.
민 제독: 승조원 생존 가능성 어떤가?
김 대령: (굳어지는) 매우 희박합니다.
민 제독: 그렇다면 전원 사망했다는 얘긴가?
김 대령: USM 확인결과, 아직 미세한 전파 음이 들려온다고 볼 때에 통제실의 승조원의 생존확률은 조금이나마 남아있습니다.
민 제독: 구조작업은?
김 대령: 일단 SSU를 투입해 생존자를 확인하고, 승조원을 구조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 워게임의 주요데이터가 수록된 USM 및 블랙박스를 회수할 예정입니다.
씬 139. 바다 (낮)
사고지점에 도착한 청해진 함 위로, 헬기가 제자리에서 날며 바다 위에 커다란 파문을 만들고 있다.
그 주변을 호위하며 서 있는 광개토 함과 구축함, 각종 군함들.
씬 140.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낮)
최 중령과 수진, 그리고 송 준위, 최 상사, 조상사, 박 중사, 이 중사, 윤 중사 등 대원들이 모두 모여 있다.
모든 사람들, 작전의 무게를 아는 듯 표정이 심각하고 어둡다.
최 중령: 전해들은 바와 같이, 이곳 수심 60m에 가라앉은 한반도함의 생존자와 부상자를 포함한 인원을 구출하는 작업이다. 또한 함 내에 장착된 USM과 블랙박스를 회수해야만 한다. 강 소령!
수진: 이 대위와 송 준위, 조상사, 이 중사는 수중으로 내려가 청해진 함과 한반도 함을 임시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맡는다.
이 중사,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하는
수진 그리고 나와 최 상사, 박 중사, 윤중사는 DSRV를 타고 잠수함 안으로 들어가 생존자 구출과 장비확보를 맡게 된다.
이 중사: 저도 생존자 구출 조에 들어가겠습니다.
태현, 이 중사를 쳐다보는
수진: 결정된 사항이다, 잠수 조에 들어가.
이 중사: 그럼 이번 작업에 저는 빠집니다.
수진: (한숨) 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박 중사: (무마하는 듯) 그라믄, 저랑 이중사랑 바꾸면 되겠는데 예.
최 중령: 그렇게 해.
다들 정신 바짝 차려라, 이건 실제상황이다!
이 중사, 태현과 눈이 마주친 뒤 대원들을 따라 나간다.
씬 101. 부대복도 (밤)
최 상사가 곱게 갠 준의 군복을 품에 안 듯이 들고 걸어오고, 군복 위에 놓인 군번줄이 형광등 불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린다.
대원들 모두 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걸어간다.
그 옆에서 군번줄에 같이 묶인 치아 액세서리를 유심히 바라보는 김 중위.
씬 102. 구조대장실 (밤)
-머리에 붕대를 한 최 중령이 민 제독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고, 그 앞으로 수진이 열중쉬어 자세로 서 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비바람이 불고 있다.
최 중령: 내일 다시 인양작업 재개하겠습니다. (사이) 아니, 전단장님 ……. 대원들 사기는 변함없습니다. (사이) 저도 상관없습니다, 내일은 반드시 성공 ……. 전단장님, 전단장님!
최 중령, 악에 찬 표정으로 송수화기를 천천히 귀에서 내려놓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송수화기로 전화통을 부수기 시작하는 최 대령, 잠시 후에 눈에 밟히는 대로 집기들을 부수고 집어던지기 시작한다.
수진, 그런 김 대령 앞에서 지그시 눈을 감는다.
씬 103. 부대 내 복도 (밤)
수진이 망연자실해하며 걸어오고 있고, 멀리서 걸어오는 태현과 송 준위의 모습이 보인다.
태현: (수진에게 다가와) 헌병대, 왔다갔습니까?
수진: 아직 …….
태현, 그대로 수진을 지나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송 준위: 외람 된 말씀입니다만 ……. 제가 올해 잠수만 17년째입니다. 그 동안 별의 별 죽을 고비를 넘겨가면서 얻은 교훈이 뭔지 아십니까? 바다 속엔 동화책이 없다 ……. 명령에 복종하는 게 군인이라지만, 오늘 김 대위님께 속으로는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송 준위도 수진을 지나쳐 힘없이 걸어간다.
씬 104. 교육교관 실 (밤)
-불이 꺼진 사무실에 문이 열리며 전등이 켜진다.
수진, 사무실로 들어와 책상에 털썩 주저앉고는 고개를 묻어버린다.
잠시 후, 노크소리가 들리고 큰 서류 봉투를 든 김 중위가 들어온다.
김 중위: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수진: (고개 숙인 채) 미안하지만, 혼자 있고 싶은데.
김 중위: 소령님, 혹시 앞니 하나가 의치십니까?
수진: (천천히 고개를 드는) ?
-김 중위, 수진 앞에 준의 군번줄을 내려놓는다.
수진, 준의 군번줄을 집어 같이 걸려있는 치아 액세서리를 쳐다본다.
점차 그것을 보고 손을 바르르 떨기 시작하는 수진.
김 중위: 제 짐작이 맞았네요. 소령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김 대위와 전 연인사이가 아닙니다.
수진, 고개를 들어 김 중위를 보는
김 중위: 저번에 술집에서 소령님을 봤을 때, 여자의 직감이랄까 ……. 김 대위와 소령님의 관계 ……. 대충은 알았습니다. 이젠 확실해졌고요. (옆의 봉투를 건네며) 김 대위가 사랑하는 사람이 소령님이라면, 반드시 아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수진, 봉투에서 꺼내는데 흉부 엑스레이 사진이다.
김 중위: 김 대위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김 대위는 몇 년 전부터 색전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수진: (얼굴이 굳어지며) !
김 중위: 절대 잠수를 하면 안 될 정도로 악화된 상태입니다. 영국파견을 거부한 것도 ……. 근래에 작업에 잘 참여하지 않았던 것도 ……. 다 그 이유 때문입니다.
수진, 김 중위의 이야기를 들으며 갑작스런 당혹감으로 꼼짝하지 못한다.
수진: 왜 그 얘기를 이제야 …….
김 중위: 김 대위가 ……. 자기 스스로 밝히고 군복을 벗을 때까지 비밀로 해달라고 제게 너무나도 간곡하게 부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 생각인데요 ……. 김 대위님이 갑자기 3년 전부터 세계기록까지 세워가면서 몸을 바다에 던지고 더 깊이 잠수에만 매달렸던 건 ……. 그래서 결국 색전 증까지 얻게 된 건 ……. 소령님이 영국파견을 간 것 때문이 아닌지 …….
수진: !
씬 105. 부대 내 지하 밀실 (밤, 현재)
-뿌옇게 빛나고 있는 작은 백열등.
그 아래, 밀실의 한쪽 벽에 나란히 기대어 앉아있는 준과 태현.
준: 걱정할 필요 없어, 인마. 어차피 최 중령 땜에 엿 같아서 때려치우려고 했는데 잘된 거잖아.
-태현, 감정이 복잡해지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쉰다.
준: 최 중령이 맞아서 뒈지기라도 했냐? 웬 한숨이냐? 야, 이 태현! 뭐, 수진이도 돌아왔겠다 ……. 너 이제 나 없어도 잘 할 수 있지?
태현: (차가운, 비꼬는 듯한) 지금 슬퍼해야 하는 거 맞지? 그런데, 왜 화가 나는 걸까? 왜 지금 너를 맘껏 패주고 싶은 걸까?
준, 태현의 말에 그를 쳐다보는
태현: 생각해보니까, 널 알아온 이십 여 년 동안 ……. 좋아서 상을 받았건 나빠서 벌을 받았건 ……. 난 한 번도 너보다 앞에 서 있던 적이 없었더라.
준: (황당한) 그게 무슨 말이야?
태현: (준을 보며) 너란 녀석은 감옥마저도 멋있게 가는구나.
준: (태현의 멱살을 잡고) 도대체 나한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야이 자식아, 너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어?
태현: 네가 최 중령에게 주먹을 날릴 때, 대원들의 생명을 니 손으로 살렸다고 뿌듯해했겠지. 하지만, 동시에 내 희망 또한 무참히 짓밟아 버린 것 알아?
-준과 태현, 서로의 눈빛이 오가며 신경전이 벌어진다.
잠시 후, 밀실 문이 덜컹 열리며
장교2(소리): 헌병대가 도착했습니다.
태현: (여전히 준을 보며) 너를 ……. 이기고 싶었어. 근데 왜 그 기회마저도 주지 않는 거야?
-준, 태현의 말에 그의 멱살을 쥔 손이 점차 풀리며 축 늘어진다.
장교2와 헌병들이 준의 주위로 다가오면, 태현이 일어난다.
태현: (준에게) 푹 쉬어 …….
-태현이 밀실을 나가고, 헌병대가 멍한 준을 일으켜 손에 수갑을 채운다.
씬 106. SSU 부사관 내무반 (밤)
-서로 밀쳐대며 싸움이 붙은 박 중사와 이 중사, 대원들도 왁자 지껄하며 내무반 안이 시끌시끌하다.
박 중사: (이 중사를 밀치는) 니 진짜 해난구조대원 맞나? 네가 어찌 이 대위님을 욕할 수가 있노?
이 중사: (박 중사를 밀치는) 지 출세하려고 우리들 사지에 몰아놓은 게 최 중령이랑 뭐가 달라, 뭐가 다르냐고!
박 중사: 야이 때려직일 놈아, 이 대위님이 하고 싶어서 그랬겠나? 최 중령이 그렇게 쪼아대는데 하고 싶어서 그랬겠나?
이 중사: 관둬, 이 자식아! 그렇게 좋으면 가서 이 대위 똥구멍이나 핥아먹어.
박 중사: 이런 씨발!
-박 중사, 이 중사에게 달려들며 두 사람 엉킨다.
곧이어 소란에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태현.
태현: 뭐 하는 짓들이야!
-태현의 출현에 그제야 떨어지는 박 중사와 이 중사.
태현: 지금 부대 분위기 모르나? 서로 더 협력해도 모자를 판인데 싸움질이나 하고 있어?
박 중사는 머리를 조아리고 있고, 이 중사는 태현의 말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태현: 두 사람, 밖으로 나가!
-박 중사, 태현을 지나쳐 내무반 밖으로 나가는데 이 중사는 그대로 있다.
태현, 자신을 보고 조소하는 이 중사에게 바짝 다가간다.
태현: 밖으로 나가.
이 중사: (조용히) 부탁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태현: (이 중사를 노려보는) …….
이 중사: 계급장 떼고 맞짱 한 번 뜹시다.
태현: ……. (대원들에게) 모두 밖으로 나가고 문 잠가.
-태현이 윗도리를 벗으면, 이중사도 따라하고 대원들, 우르르 내무반을 나가는.
씬 107. 내무반 밖 (밤)
-대원들, 밖으로 나가 내무반 안으로 귀 기울이는
박 중사: 아, 부대 모양 잘 돌아간다!
씬 108. 내무반 안 (밤)
-이중사의 주먹에 뒤로 물러나는 태현.
곧이어 달려드는 이 중사를 발로 차서 넘어뜨리는 태현.
태현이 넘어진 이 중사에게 달려들자, 이번엔 이중사가 태현의 허리를 잡고 그대로 쓰러뜨린다.
엎치락뒤치락 하던 두 사람, 시간이 흐를수록 태현의 주먹이 이 중사에게 날아가고.
결국, 침상에 쓰러진 이 중사 위에 올라가 무차별적으로 주먹을 날리는 태현.
점차, 피떡이 되어 가는 이중사의 얼굴.
잠시 후, 박 중사가 달려 들어와 태현을 뜯어말리는
박 중사: 이 대위님, 그만 하이소.
-잠시 후, 이 중사에게서 떨어져 바닥에 떨어진 상의군복을 챙겨들고 내무반을 나가는 태현.
씬 109. 헌병대 안 면회실 (낮)
헌병이 문을 열면, 그 안으로 초췌해진 모습의 준이 들어온다.
면회실 안에는 탁자가 놓여있고 그 한쪽에 수진이 앉아있다.
수진을 보고 멈칫하는 준, 쭈뼛대며 천천히 다가와서 자리에 앉는다.
또, 어색한 두 사람의 시간이 흐르고
준: (기분 좋은 척) 작전 중일 텐데 이렇게 쏘다녀도 되냐? 야, 소령계급이 좋긴 좋구나.
-수진, 준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일어나 준에게 주먹을 날린다.
준, 의자에 앉은 그대로 ‘꽈당’ 뒤로 넘어지는
준: (어리둥절, 일어나며) 아이, 계집애가 ……. 왜 오자마자 지랄이야?
수진: (격앙된) 왜 그랬어, 이 병신아!
준: 뭘? 아, 최 중령 씨방새? 그 새끼는 한 번 본때를 보여줘야 했다니까?
수진: (버럭) 색전증인 거 왜 숨겼냐구?
-수진의 말에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는 준.
수진: 김 중위한테 다 들었어.
준: (말을 제대로 못하는) 아니 ……. 뭐 ……. 뭘 들었다는 거야 ……. 아니, 그년은 무슨 헛소리를 하고 다니는 거야 ……. 야, 다 거짓말이야 ……. 믿지 마.
-수진, 준의 군번줄을 책상 위에 던져놓는다.
준, 자신의 군번줄에 매달린 치아를 보고 점차 굳어지는 <O. L>
(시간경과)
준은 의자에 앉아있고, 수진은 뒤돌아서서 창밖을 보고 있다.
오랫동안 두 사람 사이의 말 없는 시간이 지나가고
수진: 나 ……. 밍크작전 끝나는 대로 전역신청 할거야.
준: (놀라서 수진 바라보는) (침울한) 그리 …….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수진: (뒤돌아서는) 왜? 태현이 때문에? 나는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준: !
수진: 김준이란 녀석, 정말 대단하구나 ……. 니가 색전증에 걸린 이유가 결국 누구 때문인데? 그런데도 넌 태현일 두둔해?
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수진: 너야말로 이제 아무 말도 하지 마 ……. (책상 위의 모자를 쓰며) 우린 서로 그 동안 많은 시간을 잃었어. 아픈 몸 관리나 잘 하고, 다음 주에 또 올게.
-수진이 일어나 준을 지나쳐 가는데 슬쩍 그녀의 손을 잡는 준.
수진, 걸음을 멈추고
준: 오늘 얘기, 태현 이한테는 절대 얘기하지 마 ……. 부탁이다.
수진: …….
-문이 열리고 헌병이 들어오면, 밖으로 나가는 수진. <F. O>
씬 110. 잠수함 항구 (밤)
-자욱한 안개에 휩싸인 해군의 00기지 내의 항구.
함장을 비롯한 권 소령과 승조원들이 잠수함(한반도 함)을 뒤로한 채 도열해있다.
그 앞에 서 있는 민 제독과 장성, 영관급 장교들.
민 제독: “먼 곳으로 항해하는 배가 풍파를 만나지 않고 조용히만 갈 수는 없다! 풍파는 언제나 전진하는 자의 벗이다! 풍파 없는 항해는 얼마나 단조로운 것인가! 고난이 심할수록 나의 가슴은 뛴다!” 니체가 한 말이다. 제군들의 가슴도 활화산처럼 뛰고 있나?
승조원들: (메아리치는) 네!
민 제독: 이번 밍크작전의 총사령관으로서 약속한다! 한반도 함이 귀환하는 순간! 모두들 새로운 계급장을 달게 될 것이다. 이상!
민 제독의 훈시가 끝나자, 함장을 비롯한 전 승조원들이 동시에 민 제독을 향해 경례한다.
민 제독과 눈이 마주치는 함장,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씬 111. 동해바다 (밤)
-칠흑 같은 어둠! 적막과 고요! 그리고 밤하늘!
쏟아질 듯 무수한 별들이 금빛으로 빛나고 별무리에서 한쪽 떨어진 곳으로 어둑한 구름이 사이를 비켜 가면 휘영청 떠있는 초생달!
차가운 달의 기운으로 아득히 느껴지는 먼 곳으로의 바다! 밤바다!
그 아래로 반쯤 부상해있던 한반도 함이 미끄러지듯 수중으로 들어간다.
씬 112. 심해 (밤)
-고요하기만 한 심연에 점차 규칙적인 기계음이 들려온다.
거대한 고래인 듯한 거대한 물체가 카메라 쪽으로 다가와 조용하던 심해를 갈라놓으며 지나치면 화면을 가득 채우는 스쿠류에 의한 거품들.
이윽고 드러나는 실체! 한반도 함이다.
-그 위로 자막, “공해 북부 45도, 동해 남위 27도 각 35KM 지점”
씬 113. 한반도 함 통제실 (밤)
-각종 첨단기기와 수많은 컴퓨터 모니터, 게이지들이 신호음을 내며 작동하고 있다.
그 기기들 앞에 담당 장교와 부사관들이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다.
통제실 중앙부분에서 함장이 지휘를 하듯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통제실 한쪽에 첨단기기의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권 소령이 보인다.
권 소령: (헤드 셋을 통해) USM 스탠바이 …….
함장: (긴장되듯 두 손을 비비며) USM 작동!
권 소령: USM 작동!
-권 소령, ON 표시의 키를 천천히 당기자 기기가 전자음을 내면서 모니터의 방위각 속으로 거미줄처럼 빨려드는 빨간 색 물체가 하나 나타난다.
권 소령: 물고기 한 마리 그물 안에 들어 왔다. 잠수함 계상위치 노출! 데이터 입력 완료!
함장: 상대 잠수함의 상황 보고하라.
권 소령: 현 위치에서 북북동 1-3-1 방향, 130 전방입니다. 잠항 깊이 700미터, 진행방향은 우리 잠수함 쪽입니다.
고유음파가 일본국적 잠수함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함장: 알았다 ……. 현 속도 유지하고 각 상황실 점검하라. (흐뭇한) USM ……. 대단한 물건이 들어왔구먼. (옆의 부관에게) 사령부로 타전해.
씬 114. 작전사령부 (밤)
민 제독을 중심으로 국방위원들과 해군장성들, 영관급 장교가 원탁에 앉아있다.
한쪽 기기에서 프린트되는 종이를 뽑아내는 통신장교, 원탁으로 달려와
통신장교: 한반도 함입니다!
민 제독: 그래? 어서 읽어봐!
통신장교: (프린트 읽으며) 상대 잠수함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다가오고 있다. USM의 시범가동은 대성공이다.
-사령부 안의 사람들, “그렇지!”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는.
민 제독: (탄력 받은) 자, 그럼 2차 작전에 돌입한다. 한반도 함에 타전해!
통신장교: 네! (달려가는)
민 제독: (국방위원들에게) 자, 의원님 여러분. 이제부터 게임이 시작됩니다.
씬 115. 심해 (밤)
-멀리서 다가오는 상대 잠수함의 모습이 보여진다.
씬 116. 한반도 함 통제실 (밤)
-모니터의 방위각 속의 빨간 점이 점차 중앙으로 다가오는 모습.
신중하게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는 함장과 옆의 권 소령.
함장: 자, 2차 작전이다! USM 교란전파 발사하라!
장교3(소리): 교란전파 발사!
-장교3, 기기에서 ON 스위치를 올리면 방위각 모니터에 전파의 흐름이 보여진다.
또한, 특이한 소리의 교란전파 음이 통제실에 들려오기 시작한다.
함장: 21노트 최고속력, 잠항각 최대! 잠항깊이 800!
권 소령: (불안한) 함장님, 한반도함의 안전 잠항깊이는 700미터입니다. 아직 그 이상은 잠항한 기록이 없습니다!
함장: 상대가 700으로 다가오고 있으니 어쩔 수 없어, 최대 잠항깊이가 900까지는 괜찮을 거야. (마이크 들고) 각 부분 실은 상황 보고하라.
씬 117. 한반도 함 기관실 일각 (밤)
-기관실의 배수 밸브와 배관 파이프 사이에 있는 계기판.
빼곡히 들어선 밸브 중앙 게이지 옆선으로 더운 김이 새어나가고 있다.
한 파이프에서 물줄기가 뿜어 나오고 있고, 여러 명의 기관병들이 분주하게 기기들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
그 앞의 상사1, 장착된 전화기를 들고
상사1: 750미터부터 일부 방수 압이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함장(소리): 수리 가능한가?
상사1: 가능합니다!
함장(소리): 당장 수리해!
씬 118. 심해 (밤)
-심해의 한반도 함, 후미의 스크류가 빠르게 돌아가며 아래로 향해 나아간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교란전파 음.
씬 119. 한반도 함 통제실 (밤)
-숨죽이며 상황을 보고 있는 함장과 그 옆의 권 소령.
함장의 손에는 초시계가 들려있다.
장교3: 현재 잠항 깊이 800! 상대 잠수함은 전방 500미텁니다! 아직 우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함장: 좋아, 850까지 내려간다!
-권 소령,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젓는
씬 120. 심해 (밤)
-상대의 잠수함이 “구르릉”소리를 내며 점차 화면 안으로 다가온다.
씬 121. 한반도 함 통제실 (밤)
장교3: 잠항 깊이 850미터! 상대 잠수함 전방 200미터입니다.
함장: (초시계를 끄며) 좋아, 워게임에 돌입한다. (권 소령에게) 부함장! 준비해!
함 내 주요 전원과 엔진의 작동을 중지하라.
장교3: 알겠습니다.
-잠시 후, 통제실의 불이 꺼지며 한 모니터에만 불이 들어온다.
모니터 앞으로 권 소령이 다가가 자리하고, 모니터에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밑의 한반도 함과 그 위로 다가오는 상대 잠수함의 모습이 보인다.
함장: 가상어뢰 준비!
권 소령: 가상어뢰 준비! 상대 잠수함 전방 100미터!
-모니터, 상대 잠수하다 점차 다가오는 모습이 그래픽으로 보여지고
함장: 가상어뢰 발사!
권 소령: 가상어뢰 발사!
-권 소령이 버튼을 누르자, 그래픽 모니터에 보여지는 한반도 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어 상대 잠수하다 날아간다.
잠시 후, 가상어뢰는 잠수함을 명중시키고 상대 잠수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권 소령: 가상어뢰 명중!
함장: (주먹을 불끈 쥐며) 그렇지!
씬 122. 심해 (밤)
-잠시 후, 상대 잠수함이 그 아래의 한반도함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하고 위를 지나친다.
씬 123. 작전사령부 (밤)
-사령부 안의 모든 사람들이 숨죽이고 타전기를 보고 있다.
잠시 후, 프린트되어 나오는 종이. 통신장교가 뽑아서 달려오는
통신장교: 여기는 한반도 함 ……. 상대 잠수하다 가상 침몰되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함장의 말에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하는 사령부 안의 사람들.
민 제독: (격앙된) 한반도 함, 즉시 귀환하라고 해!
통신장교: 알겠습니다.
-민 제독, 맘에 드는 듯 의자에 몸을 기대며 흐뭇한 표정이다.
씬 124.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통제실에 전원이 들어오고, 들뜬 분위기의 장교들은 서로에게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
함장, 권 소령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면 미소 짓는 권 소령.
함장: (마이크로) 모두들 수고했다! 작전은 성공이다! 소나 실은 USM에 데이터 기록되었는지 확인하라! 엔진가동하고 부상 준비하라!
씬 125. 함내 기관실 (밤)
-엔진이 재가동되자, 주황색 게이지가 파랑과 빨강의 경계를 넘나들며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점차 치지직 소리가 증폭되며 증기의 김이 더욱 거세어진다.
이윽고 더 이상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배관 밸브 여기저기에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하는데…….
기관병: (그 모습을 보고) 상사님!
상사1: (달려오며 기기를 만져보다가) 이런 제기랄 …….
-한계에 이른 압력으로 인해 기관실 내부의 각 밸브 측정기는 저마다 빙글빙글 돌고 있고 모든 밸브는 뜨거운 증기를 거세게 내뿜으며 힘겹게 수압을 견디고 있다.
상사, 달려와 전화를 드는
상사1: 여기는 기관실 ……. 수압조절기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뒤로, 마침내 극에 다른 압력 게이지!
마침내 밸브고리, 빠른 회전과 함께 풀어지며 튕겨 나가고 각 밸브에는 분수처럼 물이 솟기 시작한다.
치솟는 물과,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합선 스파크로 인해 아수라장이 된 기관실!
잠시 후에 ‘화악’ 불길이 일어나며 폭발과 함께 기관병과 상사를 집어삼킨다.
씬 126.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폭발의 충격으로 내부가 심하게 흔들린다.
함장: (마이크를 잡고) 피해상황 보고하라!
씬 127. 함 내 통로 (밤)
천장과 벽에서 분수처럼 스며들기 시작하는 바닷물.
승조원들이 소화기와 장비를 들고 정신없이 뛰어다니고 있고, 간헐적인 폭발음과 함께 불길과 연기가 번지고 있다.
상사2, 벽에 달린 전화기를 들고
상사2: (급박하게) 통로에 불길이 번지고 있습니다! 가스도 누출이 되고 있습니다!
씬 128.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함장: (마이크를 잡으며) 발레스트 탱크 배수! 급부상한다! 부상각 30도. 25노트 최고속력!
권 소령: (함장에게) 제가 나가보겠습니다.
씬 129. 심해장면 인서트
잠수함 배수를 하면서 급부상을 하며 오르고 있다.
씬 130. 한반도 함 내부 일각 (밤)
권 소령과 승조원들 사력을 다하여 불길을 잡고 있지만, 점차 뒤로 물러난다.
스프링클러가 불길에 작동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권 소령: 다들 뒤로 물러나!
불꽃이 오르는 곳에 소화기를 뿌리는 권 소령, 불길이 잡히는가. 했더니 조임 부분이 심하게 흔들거리며 물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권 소령: !
소화기를 집어던지고 뒤로 달려가는 권 소령.
잠시 후, 조임 부분이 떨어져나가며 세찬 물이 쏟아져 들어온다.
씬 131. 한반도 함 통제실 (밤)
통제실로 뛰어 들어오며
권 소령: 함장님! 안되겠습니다! 해수 누출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함장: (권 소령을 보며) 현재 수심 몇 미터인가?
권 소령: 50미터입니다.
함장: 출입 통제하고 지금 다시 부상을 시도한다!
씬 132. 심해장면 인서트
수면을 향해 오르던 한반도함의 스크류가 어느 순간 멈춰버린다.
씬 133. 한반도 함 통제실
장교3: 함장님!
함장: (다급한 목소리로) 보고하라.
장교3: 엔진이 멈췄습니다!
장교4: 전방 발레스트 탱크도 반응하지 않습니다!
권 소령: 보조 추진기 작동! 부력 시스템 재가동해봐!
장교3: 보조추진기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함장: (마이크 들고) 수평을 유지하라!
기관실(소리): 움직이지 않습니다!
함장: 앞 탱크의 물을 배수하라! 배수 최대로!
기관실(소리): 안됩니다! 앞 갑판에서 위험신호가 오고 있습니다!
기관실(소리): 기관실 90% 파손! 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함장: (망연자실한) 이런 …….
장교4: 잠수함이 다시 가라앉고 있습니다!
함장: 음향실! 사령부에 SOS 요청하라!
장교3, 앞의 모니터에 가라앉는 잠수함과 그 앞의 해산이 그래픽으로 보여지고
장교3: 잠수함 전방에 해산입니다!
함장: (마이크 들고) 빨리 최대한 좌현으로 틀어! 전 승조원! 해치를 전면 폐쇄하고 충돌에 대비하라! 충돌에 대비하라!
씬 134. 심해 (밤)
한반도 함, 조류에 흔들리듯 기울어져서 다시 해저로 내려가는데, 그 앞으로 해산이 가로막고 있다! 한반도 함은 해산을 비껴가기 위해 좌측으로 최대한 움직이고! 적국 잠수함의 옆 부분이 “끼이익!” 해산을 스쳐가며 거대한 흙먼지와 암석을 일으킨다.
계속해서 스쳐가던 잠수함의 스크류 부분이 해산에 강하게 부딪히면서 파손되며,
잠수함이 수직으로 암흑 속으로 들어간다.
씬 135. 한반도 함 통제실 (밤)
동시에, 둔탁한 쿵 소리와 함께 심하게 360도 돌아버리는 내부.
함장과 권 소령, 승조원들이 맘대로 튕겨 나가듯 여기저기에 쳐 박힌다.
비명소리, 쓰러진 승조원들이 절규하는 소리와 함께 전원이 나가버린다.
씬 136. 심해 (밤)
시커먼 구름에 뒤덮인 하늘처럼 앞을 볼 수 없는 바다 속이다.
카메라, 돌출 된 기암절벽을 따라 내려가다 언덕 밑, 고래 등처럼 검붉은 물체가 보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어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한반도 함이다.
흉물스럽게 잠수함 후미몸체와 스크루 부분이 많이 파손되어 있고, 해류에 의해 파손된 돌덩어리들이 잠수함 위로 툭툭 떨어진다.
씬 137. 바다 (낮)
청해진 함 하늘 위의 초계기와 각종 헬기, 그리고 광개토 함을 비롯한 각종 구축함들과
경비 고속정들의 호위를 받으며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거대한 광개토 함의 선수에서 선미까지를 하늘에서 훑어가는 카메라.
씬 138. 광개토 함 통제실 (작전베이스캠프, 낮)
민 제독을 포함한 장성들과 영관급장교, 그리고 김 대령이 보인다.
김 대령: (바다상황의 차트를 보여주며) 작일 20시 25분 23초에 마지막 교신 후 통신이 두절됐습니다.
이후 현재 청해진함의 USM 보고에 따르면 거제도 동남방 27Km …….
바로 이 지점에 침몰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추락 위치는 수심 60미터로 암벽에 걸려 있습니다.
민 제독: 승조원 생존 가능성 어떤가?
김 대령: (굳어지는) 매우 희박합니다.
민 제독: 그렇다면 전원 사망했다는 얘긴가?
김 대령: USM 확인결과, 아직 미세한 전파 음이 들려온다고 볼 때에 통제실의 승조원의 생존확률은 조금이나마 남아있습니다.
민 제독: 구조작업은?
김 대령: 일단 SSU를 투입해 생존자를 확인하고, 승조원을 구조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 워게임의 주요데이터가 수록된 USM 및 블랙박스를 회수할 예정입니다.
씬 139. 바다 (낮)
사고지점에 도착한 청해진 함 위로, 헬기가 제자리에서 날며 바다 위에 커다란 파문을 만들고 있다.
그 주변을 호위하며 서 있는 광개토 함과 구축함, 각종 군함들.
씬 140.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낮)
최 중령과 수진, 그리고 송 준위, 최 상사, 조상사, 박 중사, 이 중사, 윤 중사 등 대원들이 모두 모여 있다.
모든 사람들, 작전의 무게를 아는 듯 표정이 심각하고 어둡다.
최 중령: 전해들은 바와 같이, 이곳 수심 60m에 가라앉은 한반도함의 생존자와 부상자를 포함한 인원을 구출하는 작업이다. 또한 함 내에 장착된 USM과 블랙박스를 회수해야만 한다. 강 소령!
수진: 이 대위와 송 준위, 조상사, 이 중사는 수중으로 내려가 청해진 함과 한반도 함을 임시로 고정시키는 작업을 맡는다.
이 중사, 갑자기 인상을 찌푸리기 시작하는
수진 그리고 나와 최 상사, 박 중사, 윤중사는 DSRV를 타고 잠수함 안으로 들어가 생존자 구출과 장비확보를 맡게 된다.
이 중사: 저도 생존자 구출 조에 들어가겠습니다.
태현, 이 중사를 쳐다보는
수진: 결정된 사항이다, 잠수 조에 들어가.
이 중사: 그럼 이번 작업에 저는 빠집니다.
수진: (한숨) 대체 뭐가 문제인 거야?
박 중사: (무마하는 듯) 그라믄, 저랑 이중사랑 바꾸면 되겠는데 예.
최 중령: 그렇게 해.
다들 정신 바짝 차려라, 이건 실제상황이다!
이 중사, 태현과 눈이 마주친 뒤 대원들을 따라 나간다.
씬 141. 청해진 함 구조지휘소 밖 (낮)
대원들이 달려가고 수진이 나오는데 그 뒤의 태현.
태현: 조심해.
수진, 태현의 말에 멈칫 뒤돌아서는
수진: (원망하듯) 그럼 ……. 난 조심할거야. 너나 나나 준이한테 진 빚이 너무나 많거든.
태현: …….
수진: 누구보다도 준이를 잘 아는 네가 그래서 더 실망스럽다.
최 중령: (문 앞으로 다가와) 지금 뭣들 하나!
수진: 너한테 할 말이 너무도 많다.
씬 142. 청해진 함 후갑판 (낮)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는 날씨.
SSU대원들이 대오를 정돈하고 있고, 그 중의 태현은 표정이 어둡다.
태현이 오케이 사인을 보내자, 스테이지가 바다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태현,
송 준위, 조상사, 박 중사가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수진과 최 상사, 이 중사, 윤 중사 등이 탄 DSRV도 물속으로 들어간다.
씬 143. 심해 (낮)
표면 공급 잠수장비를 착용한 태현을 비롯한 대원들이 각자 와이어를 하나씩 들고 제법
강한 조류를 헤치며 내려온다.
어두운 바다 속을 머리에 쓰고 있는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한 채 헤엄쳐 내려오고 있다.
마침내 기암 절벽사이, 바위에 함미 부분이 불안정하게 걸쳐져 있는 잠수함을 발견하는 네 사람.
위태로운 잠수함을 보고 놀란다.
수진과 최 상사, 이 중사, 윤 중사 등이 탄 DSRV는 그들을 선회하고…….
잠수함 주변으로 둥그런 원의 파장이 일고, 대원들 그 원의 파장 안으로 들어간다.
태현: 여긴 넘버원, 해치에 손상은 없다.
DSRV 도킹은 가능하다.
태현과 대원들, 각자 밸런스 탱크 쪽으로 가 망치로 잠수함을 툭툭 쳐 잠수함 내부로 신호를 보낸다.
태현, 귀를 기울여 본다.
잠시 후에 안에서 두드리는 응답 신호가 온다.
씬 144. 청해진 함 지휘통제실 (낮)
최 중령, 그리고 그 옆에 광개토 함에서 와 있는 민 제독과 김 대령도 보인다.
태현: (소리) 잠수함 내 생존자가 확인된다!
주위 사람들, 표정 밝아지는
최 중령: 잠수함을 고정하라!
씬 145. 심해 (낮)
태현과 대원들이 각자 흩어지며, 거친 조류 속에서 와이어를 잠수함에 부분 부분에 고정시키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