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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명- 기록이 상처를 위로 한다
저-안정희
출- 이야기 나무
정독-2017.4.12.
• 기록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기억저장소이기 때문에 목소리를 가져야 하고 그 소리에는 언제, 누가,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나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
(아카이브(Archive)는 정부의 기록, 공문서의 의미였다가, 지금은 ‘기록’이나 ‘기록물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사전에는 사용빈도가 적은 정보를 기록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 것. 특정 장르에 속하는 정보를 모아둔 정보 창고로 정의되어 있다.
아카이브의 의의는 개인의 사적 글쓰기와 그 기록물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밝히고 공공기록물로 인지, 공유, 활용할 방법으로 개인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인류가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내가 사는 세상을 보고 부분적 쓰기 행위와 결과물을 전체 맥락에서 파악하며 내가 어디에서 비롯, 어디로 가고, 누구와 함께하고, 무엇을 추구하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답이 저절로 구해진다. 즉 나의 성장과 시대 흐름을 한 타래로 엮는 일이다. 보통 사람들의 기록물에 공공성을 살피는 일은 개인에게서 인류를 발견하는 일이다. 기록물에는 w마다 소리가 있다. 터져 나오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버릴 것인가의 거리감을 확보하여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주관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쟁취한 제3의 나로서. 그리하여 개별적 인간은 소멸하되 기록하는 인류는 미래를 꿈꾼다. 아카이브는 멀게는 앞ㅅ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기록이며 가깝게는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말이기 때문이다.
-공유의 기록을 기록하다.
앞선 세대의 기록으로부터 과거를 배우고 타인의 삶을 참조로 내 인생을 살아간다. 이것이 역사를 배우는 잉유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미래, 즉 다른 세상을 꿈꾸는 원동력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공융의 기억과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기록붙너 시작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사회적 기억으로 환원하지 못하면 세월호 참사 이후의 한국 사회가 보여주었듯이.재앙은 반복되고 불멸을 꿈꾼 인류는 사라질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결코 그대들에 대한 기억을 지우지 못하리.” 아이네이스 중에서-
• 아키비스트(기록물관리전문요원)
1999년에 제정된 공공기록물관리법으로 700여 개 공공기관에 아키비스트를 배치, 대학원에 기록학 과정이 개설되었다.
아키비스트의 접근 특징
① 좁은 의미의 문학- 전문작가가 쓴 글
넓은 의미의 문학- 일반인(아키비스트)이 쓴 글까지 포함
② 기록 행위의 공공적 가치를 볼 때 일상에서 수행하는 기록 행위도 공공적 가치가 있음으로 사회적으로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③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처럼 기록관이 활동하까지 포함
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사료관, 세월호 참사기록 보려면 <416 가옥 저장소> 대통령 기록물을 보려면<대통령 기록관> 한국 정부의 기록물을 보려면<국가기록원>에 가면 된다.
예) 조선 시대에는 사관이 있어 왕과 대소신료가 모인 조정의 한켠에서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이 있으나 백성의 목소리를 기록하지 못해쑈고 현재 공공기관 기록종사자는 공무원을 기록할 수는 있어모 시민을 기록할 수는 없다. 아키비슽크는 일상을 자기 시선으로 기록하고 싶은 사람, 상처의 홈을 기록으로 보듬고 싶은 사람의 몫이다.
•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출간하는 독립출간물이 쏟아지고 소셜 네트워크에 요리, 서평, 육아, 여행 등에 관한 글을 올려 단행본 독자 못잖은 팔오워를 거느린 이마 많다. 시니어센터에서 자서전을 쓰는 할아버지는 “인간은 누구나 종국에는 작가를 꿈꾼다.”했다.
(아카이브(Archive)어느 날 TV에서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저녁밥을 먹가가 밥상이 엎어졌다. “도대체 저 공룡이 뭐냐?”
아버지이 물음에 “아버지는 과학자들을 뭐로 보고, 꼭 아버지 눈으로 봐야 그 사람들 마을 믿으시겠어요? 과학자들이 다 이유가 있으니까...”
“배우면 좀 다를 줄 알았더니, 완전히 헛배웠구나. 과학자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대로 믿는 것이 배우는 것이냐? 내 돈이 아깝다 밤잠 안 자며 벌어 학교 보내었다고 신통찮은 것들을 지금 배웟다고 큰소리치냐?”
두 번째 밥상은 수박을 먹다가 엎어졌다. “별은 어떻게 반짝이냐?”
“태양 빛을 받아서...우주의 별들은 모두 태양 빛을 받아서 반짝인대요.”
“그렇게 멀리 있는 불빛을 어떻게 지금 우리가 본다는 말이냐?”
“그러니까 별이 엄청 크고, 거리는 엄청 먼데...”
“어청나게 크고 멀리 있다는 말은 알겠다. 내가 걸어서 평생을 가도 안 닿는 거리라는 거잖아. 저 무거운 별들이 하늘 위에 있는데 우리한테로 쏟아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벽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다. 뭐 그런 소리냐? 그렇게 멀리 떨어진 거리에 있는데 우리는 저 빛을 어떻게 볼 수 있지? 전기 불빛도 아니고, 태양 한 개가 저 많은 별에 빛을 준다는 거냐? 간단하게 네가 아는 말로 해 봐라. 우리랑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저 별이 어떻게 태양 빛을 받아서 반짝인다는 말이냐? 그것도 밤에만!”
“아버지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린데, 그 별에 대한 이야기는 벌써 과학자들이 다 증명했고 지금도 그런데... 아버지가 믿건 말건 무슨 상관이에요. 믿기 어렵다고 해서 아니라고 하면 안 되죠.”
“나처럼 못 배워서 모르는 사람한테 니 같이 배운 학생이 알아듣게 얘기해 줘야지. 그런 설명도 못하면서 안다고 할 수 있나? 아는 거 맞아?”
이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어리석은 자식이 과거의 지식으로부터 무엇을 배우는가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여전히 답을 못한다. 새삼 기록더미에서 나를 찾으려고 아카이브를 찾는다. 기록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가늠하고 미래를 잘 살아보려는 의지의 발현디다. 쓰인 것들로부터 나를 발견하는 시간, 아카이브가 필요하다.
•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기록하는 아카이브
① 1994년 10월 21일 아침 7시 출근과 등교하던 시민 32명이 성수대교 붕괴로 사망했다. 이를 관리, 감독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드러났으나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졌을 뿐이다.
② 2001년 9월 11일 비행기가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덮쳐 사람들이 죽었다. (오스카의 아버지가 그날 사업상 티밍으로 그 무역센터 건물에 갔다가 폭격사고로 죽음을 당했다. 죽기 전 아빠가 “지금 현재 그 건물에 있다. 하지만 구출이 진행되고 있고 자신은 괜찮으니 걱정 말라.”전화가 왔으나 아빠를 탈출시킬 방법이 없었고 마지막 순간에 집으로 전화했는데 자신이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릴 수 없어 전화기를 다락방에 숨겼다. ‘사람은 결국 죽을 텐데 학교 과제는 왜 하지?“ 가족 상실, 아빠의 죽음을 극복하지 못해 끊임없니 상상을 반복했다. 어느 날 아빠 유품에서 열쇠를 발견하고 그 열쇠에 맞는 문을 찾는 일이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생각하고 방과 후 그 열쇠로 열 수 있는 문을 찾아 뉴욕의 집들을 차례 차례로 방문하며 사람들을 만나 결국 아버지 열쇠로 열리는 문을 찾았다. 그렇게 오스카는 아빠를 잃은 비극에서 빠져나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 공유 기억이 얕을수록 참사는 반복되고 비극의 역사는 계속된다.이 모든 이야기를 기록으로 보존하고 사람들이 자꾸 읽어야 비극을 일으킨 사람들이 진실로 세상살이를 두려워할 것이다.
③ 1919년 3월 고종 사망하자 전국에서 학생들이 대한독립선언문을 인쇄하고 배포하기로 한 사실이 누출되어 증거 압수하려고 관련자를 검거하고 증거를 압수하려했는데 총을 든 일본 경찰이 병실에도 닥쳤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메리가 첫 아이를 출산해 누워있었는데 외국인 간호사들이 대한 독립선언문을 메리의 갓난 아들을 덮은 이불 밑에 숨긴 덕분에 찾지 못하고 갔다. 메리가 남동생에게 전달하여 선언문을 일본으로 가져가 ‘AP 통신 미합중국 특별 통신원’의 이름으로 한국 독립만세 운동을 세계 최초로 보도했다. 조선 독립을 도왔던 메리 부부는 2차 세계 대전 발발 후 일본에게 재산을 몰수 당하고 강제 미국행 배에 태워졌다. 주인 잃은 딜큐샤는 방마다 다른 사람이 거주하는 다가구 주택이 되었고 지금은 돈의문 뉴타운지대로 지정돼 재개발 현장에 있다.
④ <<산파 일기>> 17세기 미국 여성들의 사라진 삶을 밝혀내다.
로렐 대처 울리히는 <<산파 일기>>를 번역해 1991년 풀리처상을 받았고 마서 밸러드 연구로 하버드 대 교수가 되었다. 산파가 직업이던 여자가 27년 동안 쓴 일기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퓰리처상을 받고 하버드 대 교수까지 된 걸까?
미국의 1800년대는 영국에서 독립하려는 투쟁의 시기였다. 일기를 쓴 마서 밸러드는 800여 명의 아이를 받은 산파로 마을에서 존경받았고 묘비도 세워졌다. 기록이 없었다면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언급되지도 않고 ‘기록이 벗으면 역사가 없다’는 말이 실감나는 사례다.
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 그 기억을 어떻게 사회화 할 것인가
<<상처를 꽃으로>> 유안진 산문집에 보면
“상처가 더 꽃이다. 어린 매화나무는 꽃 피느라 한창이고
사백 년 고목은 꽃 지느라 한창인데
구경꾼들 고목에 더 몰려섰다.
둥치도 가지도 꺾이고 구부러지고 휘어졌다.
갈라지고 뒤틀리고 터지고 또 튀어나왔다.“는 시로 표현하였다. 기록은 쓰는 이의 마음부터 어루만진다. 인간이 기록에 몰입하는 이유다.
이창래는 한국계 믹국인 소설가다. 그가 위안부 사건을 접한 충격으로 쓴 <<척하는 삶>>은 역사적 사건이 소설에 힘입어 어떻게 우리에게 공명의 사간을 부여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이 소설에서 위안부 이야기를 직접 하지 않았다. 어 징을 수 없고 더 멀리 퍼지는 방법으로 살라져 가는 기억을 복원했다. 이 작품으로 미국 4개 문학상을 받았다.
이 책 내용은 일본군으로 참여했던 하나튼 위앙부 끝에를 사랑하고 그녀를 차지했다. 사랑이 아니라 필요애 희한 폭력으로. 그러나 전쟁을 자신이 잉르킨 것이 아니듯 끝애를 향한 감정은 다른 군인들처럼 단순히 성욕을 채우기 위한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들과 달리 격이 있는 사랑을 했다고 생각하며 어떤 새상도 똑바로 보지 않은 채 손해도 보지 않고 상처도 주고받지이 않으며 고결함을 유지하는 척 한다. 그는 세상을 마주 보지 못한 비겁자였다. 악이 눈앞에 있을 때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악은 거듭 창출된다. 우리는 모두 역사의 주체다. 소설은 그 어느 기록보다 더 깊고 날카롭게 위안부의 상처를 새겼다. 상처가 기록으로 나아가고 기록이 역사가 되며 역사가 다시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2014년 1월에는 세계대전 100주년을 맞아 전쟁 고발이나 전쟁 당시 여성 성폭력 문제를 다룬 만호라를 전시. 만화가 19명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지지 않는 꽃’ 기획전을 열었다. 기록전시회는 위안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자신의 상처를 개인적으로 묻어두지 않았기에 역사의 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인류 공동의 과제라는 데 생각이 미치지 않았다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이렇듯 상처를 드러낼 때 공명의 소리로 울려 세상이 바뀐다.
• “첫사랑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회상할 수 있다. 그럴 때 당신은 사건만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그 사건을 둘러쌌던 분위기-광경, 소리, 냄새, 때, 대화, 감성적 색조-도 경험한다.” 이 말은 <<기억을 찾아서>> 에릭 캔들이 2000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책이다. 그는 미국 과학자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으나 9살 때 경찰관 두 명이 당장 아파트를 비우라고 병열. 나치가 반을 점령하자 유대인이었던 에릭 가족은 재산을 몰수당한 채 빈을 떠난다. 의학을 전공하다가 빈에서 겪은 공포가 뇌의 분자적 세포적 조직에 각인시킨 경험을 자서전으로 써낸 책으로 “인간이 인간을 소멸시키는 전쟁을 영원히 후대에 되풀이해서는 안 될 공유 기억으로 구축한다.
• 자서전-나만의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① <<오빠 일기>> 내 오빠가 살아있었음을 기억해주세요.
안미자는 2012년 갑자기 죽은 오빠가 초등 때 쓴 일기와 사진을 묶어 아카이브 작업을 했다. 누구나 쓰는 일기장 공책에 쓴 일기와 즈그음에 찍었던 사진을 붙여 “사진 일기”같은 기록물을 만들었다. 어느 날은 비그림 날씨에 동그라미를 치조 어느 날은 담임선생님이 ‘참 잘햇어요’ 붉은 볼펜으로 쓰기도 했다.
② 구술 생애사 할먿머니들의 생애를 받아쓰다
<조선일보>이나 <신동아> 논픽션 공모전 참여 응모자 수를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안다. 특히나 할머니들은 본인 삶을 이야기하기 좋아행 인생을 소설로 쓰면 서너 권은 족히 나온다고 한다. 이 할머니들 세 분의 이야기를 받아 적은 최현숙은 <<천당허고 지옥이 그만큼 칭하가 날라나?>>를 출간했다.
③ 2013년 5월 12일 명지대 디지털 아카이빙 연구소는 “당신의 5월 12일을 보관해 드립니다.”는 문구로 일기를 수집, 유치원생은 그림일기, 할아버지는 전화 녹음, 주부는 사진, 중고생은 낙서, 군인은 입소 때 엄마에게 보내는 소포에 함께 넣은 ㅉ족지 등을 받아 동시대에 전혀 다른 사회, 경제 배경으로 살았던 이들 생을 기록하여 사회 전체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기록되는 삶은 우리를 다시 존재하게 한다. 개인의 기록이 사회의 기록이 되고 사회의 기록은 다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마침내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 변화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며 우리네 삶은 더 강건해질 것이다.
“문화란 공동체가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잊어야 하는지 제안해주는 장치다.<<작가란 무엇인가>> Volume 중에서
• 홍대 앞을 스케치하는 일은 한국 문화의 상징과 그 흐름을 촬영하는 것이다. “모든 공간에는 시간의 흔적이 남는다. 그리고 공간은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 홍대 앞이라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 공간, 그리고 공간과 공간 사이를 연결해 주는 거리를 기록할 필요성을 느꼈다.”홍대 앞에서 20년 간 활동한 양윤희씨 말 <스트리트H > 73호 인터뷰 중에서
•부산 북구 화명동 대천마을의 옛 삶을 8개월 동안 사진 170여 점 모아 2013년에 ‘대천 마을 사진 아카이브 전시전’에 전시한 글 중
-태풍 14호 매석, 재작년에 칙칠석물, 정말 못 살겠다. 간밤부터 오던 폭우가 아침부터 세어지더니 제사 모시니까 천변 집들은 제사를 못 지내고 살림을 옮긴다고 난리다. 정오를 넘으니 죽지막하여 동이를 돌아보니 패해는 작년, 재작년과 마찬가지다. 연연히 이런 피해가 닥쳐오니 정말 못 살겠다. 공창부락에는 사람이 죽었니 어떠니 하는 소문이 난다. 1959년 9월 17일 목요일 폭풍우. 일기-
• 여행을 떠나보면 사람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장소, 사진을 찍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곳이 있다.
• 인간의 기록물 중에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분야는 단연코 전쟁이다. 한스 팔라다는 독일 작가다 <<누구나 홀로 죽는다>> 사후 출간된 책이다. “ 엽서 한 장으로 나치와 싸운 노동자 부부의 싷화를 담은 이 소설은 나치 조직의 일원이 쓴 불온 우편물을 18번 배포했다는 죄목으로 총살을 집행했음” 이라는 짧은 보고서 문건에서 출발했다. 죽음을 생각하니 삶이 문제다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오랜 고민 끝에 스스로에게만큼은 의로운 죽음이어야 하나다는 겨론에 도달하자 외롭고 가망없는 저항을 시작했다. 엽서난 버ᅟᅡᆸ률사무소 로고가 새겨진 편지지에 반히틀러 구호를 적어 도시 곳곳에 배포한 것이다. 그리고 단 한 번의 실수로 발각되어 처형당했다. 책은 1947년 출간 후 영화와 TV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 소설 속 부부와 작가의 삶을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이 지닌 의로운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부부가 선택한 저항도, 그들의 경이로운 삶과 죽음에 대한 보고서도, 이를 작품으로 형상화한 소설도 인간에 대한 인간의 기록물이다. 예로부터 군력을 받은 자들은 가장 먼저 기록을 불태웠다. 인류 최초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도 그렇게 사라졌고 진시황제도 분서갱유를 단행했다. 나치 또한 엽서 18장에 나치체제를 거부한 글 몇 줄을 배포했다고 노부부를 사형했다. 기록은 두려운 일이다. 거짓을 행하는 자, 진실을 말하는 자 모두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2013년 난중일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에 등재됐다. 김훈이 인간 이순신에 주목한 것에 비해 유네스코 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총지휘관 이순신 장군의 기록에 가치를 주었다. 400여년 전 전댕 당시 해군 최고 지휘관이 군이과 전생 샇왕을 기록한 일기로 세계적으로 전쟁 중 지휘관이 직접 전쟁 상황을 기록한 사례기 없는 희귀성을 인정 받아서다. 난중일기는 임진일기, 계사일기, 갑옹ㅇㅇ일기, 병신일기, 정유일기, 무술일기 등 친핀 본 7책과 부록ㅇ인 서간첩 1책, 임진ㅉ장초 1책 총 9책으로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몀 1월 이후부터 이순신이 1598년 11월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7년간 쓴 일기다.
“마을이나 숲은 한번 훼손이 되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사라지는 곳을 기록하도 다른 형태로 복원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그러가 기록은 수몰로 인한 갈등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예술적 형채로 남긴다. 축적된 기록들을 접한 이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자각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신문>대안예술공간 ‘문화살롱 공’ 대표 박이창식 인터뷰 중에서
• 흘러간 시간에는 앞서 간 이들의 삶이 들어 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홍수가 일어난 때부터 다음 홍수때까지를 일년으로 정했다. 그랬더니 그 안에 35일이 있었다. 이것을 달로 나누고 달을 일로 일을 시로 나누었다. 자연의 변화를 시간으로 세분하고 규칙을 찾아야 나일 강의 범람에 대히해 제방을 쌓을 수 있었다. 미래에 닥칠 일들을 예방하고자 지나온 날들을 되새김질했다. 그 안에서 흐름을 읽어낸 후 시간을 창조했다. 인간에게 ‘시간’은 앞으로 닥칠 일을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을 성찰해야 가늠할 수 있다. 시간이 기록인 까닭이다. 흘러간 시간에 앞서 산 이들의 삶이 들어 있다.
<7번 방의 선물>과 <변호인>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어떤 해설 없이 그냥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공감을 끌어낼 만큼 실제 이야기가 가진 진전성의 힘은 크다. 헐리우드나 충무로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진실의 힘 때문이다. 기록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자기 고민의 시간이 빚어내는 생산물이다. 스스로 내면을 찬찬히 깊게 들여다보며 나의 기록을 생산해야 한다.
런던 설록 홈즈 박물관은 설록 홈즈와 왓슨이 살았던 1881년~1994년 베이커가 221b 집을 빅토리아 시대 그대로 재현한 곳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2~ 3시간 줄 서 기다린다. 설록 홈즈 박물관은 독자들을 소설 속 세상으로 구겨 넣지 않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집, 집기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서, 독자들이 소설 속 세상을 경험하게 만든 공간이다. 기록은 삶을 늘ㄹ리게 하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들여다보게 한다. 삶의 속도가 영혼의 속도에 맞출 시간을 선물한다. 상처를 드러낼 때 반드시 그 손을 잡는 이가 있고 그 이야기를 소설로 영화로 예술작품으로 형상화하거나 디지털 기기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ddl가 출현한다. 상처가 기록이 되고 기록이 역사가 되고 그 역사가 인간을 자유롭게 하도록 이제 아카이브를 시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