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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재 ;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원저 ; 12연기 강론 -모곡 사야도 / 강의 ; BBS불교방송 -상좌 불교 한국 명상원 원장 묘원 |
수행이 잘되길 바라는 것은 탐심이며
수행이 안 된다고 화를 내는 것은 진심이며,
이것을 모르고 수행을 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음입니다.
수행을 시작하자마자 잘 안된다고 하면
노력도 하지 않고 얻으려하는 탐심으로
잘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씨를 뿌리면 물을 주어야하고, 거름을 주고,
잡초를 제거한 뒤에 열매가 맺을 때까지 계속 돌보아야합니다.
그리고 기다려야합니다.
수행은 원래 잘 안되는 것입니다.
수행은 살아온 삶의 방법과 다른 방식을
새롭게 배우는 과정이므로 기다려야합니다.
수행은 잘 안되는 것을 알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수행이 잘 되기만 한다면 금방 교만해집니다.
그러므로 수행이 잘 안되는 것 속에서 인내하는 힘과 지혜가 성숙됩니다.
수행이 잘 안되는 것을 통해서
무상의 진리와 괴로움이 있다는 진리와 자아가 없다는 진리를
비로소 발견하게 됩니다.
수행자 여러분!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서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늙음 중에 가장 나쁜 상황은 늙을수록 더욱 힘이 없어지며,
결국 소변과 대변을 가릴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가장 가까운 가족들조차도 피하고 싫어하는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늙음과 질병, 노쇠와 죽음은 단지 이번 생뿐이 아니라
윤회가 시작된 이래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어온 동반자였습니다.
그러니 이제 생과 노사를 잇는,
연결을 끊는 길을 찾아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늙음과 질병 그리고 죽음과 같은 지긋지긋하게 혐오스러운 것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결심을 해야만 합니다.
우리의 삶은 좋은 일도 많았지만, 태반은 근심과 걱정,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괴로움뿐이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사는 것이 행복인지 심각하게 반문해볼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끝없는 괴로움을 겪어야하겠습니까?
그래서 태어나지 않는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되겠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자, 이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셔야하겠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우리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있습니까?
매순간, 매분, 매초마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그 목적지를 향해서 질주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죽음은 고통의 진리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은 죽음이 바로 고통이라는 의미입니다.
사실 죽음만큼 커다란 고통도 없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우리는 늙음과 마주해 있고, 빠르든 늦든,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의 어느 시간에 죽음과 마주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죽음이 어디서 와서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모르는 채로 과보에 의해서 정처 없이 떠내려 갈 뿐입니다.
과연 우리 중 어느 누가 죽음으로부터 숨을 곳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어느 누가 죽음의 신을 매수해서 죽지 않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시키는 대로 마음껏 살 수 있겠습니까?
과연 죽음의 날짜를 원하는 대로 뒤로 미루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요?
어째서 우리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에 이토록 휘둘리는 것입니까?
이제 우리는 자신을 점검해 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사실 수행은 죽는 연습입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면 죽음이 두렵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지옥에서는 죽는 것조차도 두려움과 고통이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지옥 이후의 사후세계를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옥 이후의 사후 세계를 아는 생명은 지옥에 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무명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한 우리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행자 여러분!
이제 과연 무엇이 우리를 죽이는지 살펴봐야하겠습니다.
모든 인간은 네 명의 잔인한 살인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 네 명의 잔인한 살인자라는 것은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지수화풍의 4대 요소를 말합니다.
몸이 가지고 있는 네 가지 요소를 사대(四大)라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지대와 수대 화대 풍대입니다.
이들 사대의 불균형이 바로 병을 일으키고
결국은 죽음으로 이끌기 때문에 이것을 살인자라고 합니다.
사대를 빨리어로 ‘마하부따’라고 합니다.
마하는 크다는 접두사이며, 부따는 생성된, 태어난, 요소, 일어난 일 등을 말합니다.
그래서 마하부따는 존재하는 것이라는 말인데, 이것은 사실 또는 진실을 의미합니다.
우리 몸의 존재를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네 가지 요소인 지수화풍입니다.
이것을 중국에서 사대(四大)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마하부따는 물질의 큰 요소를 말합니다.
물질은 있지만 물질이 있는 것을 아는 것은 인식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안다는 것은 물질 안에 있는 성품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물질의 실재하는 사대요소(四大要素)라고 합니다.
여기서 살인자를 사대라고 말하는 것은
누가 우리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몸의 기능이 죽음을 가져오게 한다는
그 원리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몸에는 땅의 요소라는 살인자가 우리를 죽이려고 엎드려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넘치거나 과도하면 어쩔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또 다른 살인자는 물의 요소입니다.
물의 요소는 우리에게 손을 뻗칠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이것이 과도해지면 대변과 오줌을 가릴 수 없게 되어 결국 죽음이 따라오게 됩니다.
또한 우리에게 덤벼들 기회를 노리고 있는 불의 요소가 있습니다.
이 불의 요소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몸에 열이 올라 정신착란에 빠지면
가족들이 크게 걱정하고 결국 이 사람은 죽게 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살인자는 바람의 요소입니다.
몸의 진동과 호흡도 바람의 요소입니다.
몸의 진동이 사라지거나 호흡이 멈추면 우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수화풍 사대가 살인자라고 하는데,
이 사대의 요소를 잠시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땅의 요소는 몸의 흙의 본성을 말하는데, 단단함과 부드러움의 특성을 말합니다.
그러나 단단함이나 부드러움이 반대로 부드럽거나 단단해지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병이 생깁니다. 이것을 일러 살인자라고 말합니다.
물의 요소는 몸이 가지고 있는 물의 본성을 말합니다.
몸의 3분의 2는 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몸을 지탱하는 것은 물의 성분 중에 응집성이 있어서 엉키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이 부족하거나 물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을 얻어서 죽음에 이릅니다.
뿐더러 몸의 물이 나쁜 성분으로 바뀌면 죽게 됩니다. 이것을 일러 살인자라고 합니다.
불의 요소는 몸이 가지고 있는 불의 본성을 말합니다.
불의 본성은 성숙과 쇠퇴를 촉진합니다.
소화를 돕는 열도 불의 성품입니다.
불의 요소는 따뜻함과 차가움을 함께 가지고 있는데
고열이 되면 뇌사상태에 빠지고, 차가우면 감기에 걸리거나 체온 저하증으로 죽습니다.
또 우리 몸의 병균과 싸울 때에도 열을 내서 병균을 죽입니다.
이렇게 불의 요소의 불균형을 통해서 우리는 병들거나 죽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살인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바람의 요소는 몸이 가지고 있는 바람의 본성을 말합니다.
바람의 요소는 몸을 움직이며 에너지, 운동, 긴장, 지탱하는 요소를 말합니다.
몸의 바람의 요소는 상승하는 바람의 요소가 있고,
그것은 재채기, 트림, 하품, 구토, 딸꾹질, 기침 등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하강하는 바람의 요소는 배에서 부는 바람,
창자에서 부는 바람, 팔과 다리에서 부는 바람이 있으며,
코의 호흡의 들숨과 날숨도 바로 바람의 요소입니다.
이런 풍대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병을 얻고 죽음에 이릅니다.
그래서 이것을 일러 살인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들 네 명의 살인자 외에도 다섯 가지 무더기가 있으니 이것들 또한 살인자입니다.
어느 날 부처님의 제자인 라다가 부처님께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죽음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물질 현상이 살인자다. 느낌이 살인자다. 지각이 살인자다.
형성 작용이 살인자다. 그리고 마음이 살인자다.”
이 말을 요약하면 바로 오온인 색수상행식이 살인자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오온이 된 이상은 언젠가 소멸해야 되기 때문에,
소멸로 갈 수밖에 없는 그 오온 자체가 이미 살인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태어났으면 죽어야하기 때문에 오온을 살인자로 지칭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을 해칠 기회를 노리고 있는
살인자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사대이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신과 물질인 오온입니다.
처음 네 가지 지․수․화․풍이란 살인자의 희생자가 되거나
혹은 다음의 다섯 가지 오온이란 살인자의 희생자가 되거나 간에
우리는 침대를 둘러싸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친척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이들 살인자에게 굴복하고야 마는 것입니다.
수행자 여러분! 여기서 죽음에 대해서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죽음을 빨리어로는 ‘마라’라고 합니다.
이 마라의 뜻은 다양한데, 죽음, 악마, 유혹자, 사신(死神), 마왕, 마구니
이런 것들로 불립니다. 사실은 그것들이 의미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마라는 초기경과 주석서들을 통해서 크게 세 문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사악함은 의인화 한 것이고, 혹은 상징화된 존재로서 마라이고,
하나는 천인으로서의 마라이며 또 하나는 세속적인 모든 존재로서의 마라입니다.
첫째 사악함의 화신으로서의 마라는 ‘빠삐만’으로 불리는데, 사악한 자, 악마라는 뜻입니다.
또는 ‘나무찌’라고 불리는데 해탈을 방해하는 자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신으로서의 마라는 타화자재천의 신입니다.
타화자재천은 욕계의 최고 높은 천상입니다.
그래서 그는 중생들이 욕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고 합니다.
이런 마라는 범천이나 인드라처럼 대단한 위력을 가졌고, 군대까지도 가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경우에 따라서 세속적인 모든 존재,
즉 열반이 아닌 모든 것을 마라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는 오온을 마라라고도 하는 등
마라는 참으로 다양한 문맥에서 등장합니다.
그래서 세속적인 모든 것을 마라의 영역에 있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자면, 수다원 이상의 성자가 되기 전에는
항상 마라의 감시의 영역에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석서에서는 이런 저런 것을 다 포함하여
마라는 다섯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첫 번째 천인으로서의 마라,
두 번째는 번뇌로서의 마라,
세 번째는 오온으로서의 마라,
네 번째는 업으로서 마라,
다섯 번째는 죽음으로서의 마라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상징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마라라는 것은 죽음 그 자체를 의인화 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죽음을 조정하는 어떤 신이 있지 않습니다.
죽음을 결정하는 어떤 신도 있지 않습니다.
다만 죽음은 원인과 결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소멸의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우리가 오늘 죽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봐야 되겠습니다.
자, 다시 도표를 살펴보겠습니다.
부분 4는 생을 원인으로 하여 노사가 일어납니다.
태어남 때문에 늙음과 죽음이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태어남이란 매우 두려운 것입니다.
태어남이란 사람이든 천인이든 혹은 범천이든
어떤 지각이 있는 존재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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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初期佛敎 - 12緣起와 위빠싸나 112. 逆觀으로 본 緣起法(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