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전교조 선거- 조합원의 무관심만 있는 그들만의 잔치 _ ooo

[풀씨기언]

2010 전교조 선거 - 조합원의 무관심만 있는 그들만의 잔치 ○○○ 초등 교사 ※ 글의 성격상 필자는 익명으로 처리합니다. 전교조는 합법화 이후 조합원의 의식이 매우 다양해졌다. 이제 전교조는 조합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면서도 조합원의 다양하고 이질적인 의식을 교육 문제에 대한 공적 관심의 영역으로 통합해 내야 하는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교조가 부여받은 이 과제는 곧바로 한국 교육의 민주주의, 진보의 성패를 결정한다. 왜냐하면 전교조에 대한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전교조는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한민국 진보 교육과 교육 민주화의 보루이며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관점에서 전교조 선거를 단순히 누가 위원장이 되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선거를 통해 어떤 민주주의 원리가 작동하는가의 문제에 관심을 두고 이 글을 썼다. - 필자 주 나는 8년차 ‘무투표’ 당선 분회장 나는 8년차 분회장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투표 당선’ 분회장이다. 전교조 선거 규정 제29조를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선거 규정 제29조(선거구) 각급 선거의 선거구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조합의 위원장·수석부위원장 선거 : 전국    2. 지부장·수석부지부장 선거 : 지부 3. 지회장 선거 : 지회                       4. 분회장 선거 : 분회 5. 전국 대의원·중앙위원 선거 : 지부 집행위원회에서 확정  6. 지부 대의원 선거 : 지회 집행위원회에서 확정   그러니까 전교조 선거 규정대로라면 분회장 역시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것이지만 아마 대부분의 전교조 분회에서 분회장 선거는 실시되지 않을 것이고, 분회장이라는 자리에 거의 등 떠밀려 적게는 몇 년, 길게는 십 년 이상을 앉아 있을 것이다. 보통 한 학교에서 분회장이 되면 내리 오년을 하는 게 관례인데 그러다가 그 분회장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고 나서 그 직을 승계할 사람을 찾지 못하면 ‘사고 분회’ 또는 ‘미연결 분회’가 되는 것이다. 분회장이라는 감투 아닌 감투를 쓰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내가 한 일이라고는 설문 조사 받으러 다니거나 지회 지시 사항을 분회에 전달하는 것 외에 없는데 가장 귀찮을 때가 언제인가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2년마다 진행되는 선거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부터 나는 전교조 선거, 그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전교조 선거의 시작 매일 수십 통을 지워도 이놈의 메일은 끝도 없이 쌓인다. 거의 대부분이 스팸 메일이기 때문에 제목만 살피면서 전체 선택을 하고 지우기를 하는 것이 보통 메일 정리하는 습관이다. 그날도 이런 습관으로 메일을 삭제하려는 순간 다음과 같은 제목의 메일이 눈에 띄었다. “16일부터 합동 연설회 시작. 조직의 핵심 세우는 중요한 일” 전교조 본부에서 온 메일이었다. 달력을 보니, 아 11월이다. 순간 내 입에서는 자동적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벌써 2년 지났나? 또 선거구나! 귀찮은 일 많겠네.” 그랬다.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내게 선거는 2년마다 치르는 귀찮은 일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한글 파일로 거의 100장에 달하는 전교조 선거 관련 규정에서 한 치의 벗어남도 없이 진행되는 이 ‘그들만의’ 선거에서 나는 지회 심부름꾼으로부터 분회 선거인 명부와 투표용지를 전달받아 한 교실에 모여 투표를 진행한 후 그것을 다시 지회로 가져다주는 ‘중대한’ 일을 반복할 뿐이었다. 남들은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전교조 규약 제8조에서 제시하는 내용인 선거권 및 피선거권, 각종 회의 시 발언권 및 의결권, 조합 활동에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 조합에 건의할 수 있는 권리, 기타 조합원으로 권익을 보호받을 권리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권리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조합원으로서 권리고 뭐고 솔직히 누가 되든지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리고 잠시 후 전화 한 통화가 왔다. “○○○입니다. 잘 지냈죠?” “예.” “이번에 위원장이랑 지부장 선거 있는데 혹시 생각해 놓은 사람 있어요?” “저는 딱히 지지하는 후보가 없습니다.” “1번 찍는 건 어때요?” “누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뭐 1번 찍죠.” “그럼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해도 되죠?” “저는 그냥 찍기만 하면 안 돼요?” “아니, 아무래도 분회에 명함을 돌려야 하니까.” “그냥 돌리죠, 뭐.” “그럼 전교조 선거운동 규정에 걸려요. 선거 규정 55조 ②항을 보면 선거사무관계자로 등록하지 않은 조합원은 타 분회를 방문하거나, 메일·우편·문자메시지 등의 매체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고, 분회장과 같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자가 직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되고 사전에 별지 14의 형식에 따라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여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해야 합니다.” “명함 돌리는 것도 안 되나요? 그리고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아, 단순한 의견 개진은 되지만 분회에 만약 ‘다른 쪽’ 사람이 있으면 공정 선거 시비가 일 수 있어요. 불법 선거운동으로. 같은 조직이니까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등록해요. 자세한 것은 내가 명함 전달해 주러 가서 설명할 테니…….” 잠시 생각을 해 본 후 뭐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예, 등록하세요” 하고 말한 후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지회 선생님 한 분이 퇴근할 때쯤 전화를 해 잠시 학교를 방문하겠다고 해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1번 선거운동원 선생님이 먼저 말을 꺼냈다. “여기 분회원이 여섯인가요?” “예.” “그럼 선거 출마 후보 명함 여섯 장 드리면 되겠네요. 여기요. 아! 서울지부 후보로 나온 사람은 누군지 잘 알죠? 작년 수부. 위원장 후보는 참 심지가 굳은 분이에요. 2번하고는 달라. 확실히 생각이 분명하더라고요.” “아 예, 많이 다른가 봐요?” “그럼 많이 다르죠. 서울은 1번이 계속해야 하고, 위원장은 1번으로 바꿔야 해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1번과 2번 차이가 뭔지.” “생각도 다르고 전교조를 어디로 끌고 갈지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1번 후보들이 노선이 선명한 사람들이에요.” “분회원들에게 명함 돌리면서 어떻게 말해야 하죠?” “분회 선생님들은 어차피 분회장이 어떻게 말하는가에 따라 방향이 잡히니까 1번 쪽으로 이야기 잘하면 돼요. 선거 많이 해 봤잖아요.” “아~ 예.” “그럼, 믿고 갑니다.” 씁쓸했다.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선거에 적극적이지 않은 나의 태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다른 지회 분회장과 만남 - “전교조 선거는 ‘정파 선거’가 아니라 ‘정파들끼리 선거’ 아니에요?” 선거도 있고 겸사겸사해서 다른 지회에서 분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 놈을 만났다. 나이는 어리지만 녀석은 다른 지회에서 발령받자마자 전교조에 가입하여 활동을 했고, 지금은 열심히 전교조 분회장 활동을 하고 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선거 이야기로 이어졌다. “형은 1번이야, 2번이야?” “나 1번 선거운동원 됐어. 전화 받고 그냥 이름 올리라고 했지 뭐.” “후보도 모르면서 무슨 운동원을 해요? 그리고 형은 그런 거 싫어하잖아! 우리 지회는 2번 쪽이 강해. 근데 분회 분위기는 어때요?” “어차피 선거운동원이래 봤자 명함 돌리는 것 빼고 하는 일도 없는데 뭐……. 우리 분회는 선거에 거의 관심 없어. 너네 분회는 어떠냐?” “우리 분회는 1번 쪽 선거운동원하고 2번 쪽이 같이 있는데 양쪽에서 서로 명함 돌리면서 눈치 보고 그러던걸. 근데 형 나 몇 년째 전교조 분회장 하고 있는데, 솔직히 전교조 조직 구성이 어떻게 되는 거예요?” “조직 구성?” “아니, 왜 위원장, 지부장, 중집, 상집, 전국 대의원대회……. 이렇게 말하는데 솔직히 나 잘 몰라. 헷갈린다고.” “아, 그거. 전교조도 뭐 다른 조직들하고 비슷해. 대의 체계하고 집행 체계가 이원화되어 있는데 집행 기구는 중앙집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회, 사무처, 정책실, 편집실 등이 있고, 의사 결정 기구로는 전국대의원회, 중앙위원회가 있어. 참 집행부의 지역 기구에 지부, 지회, 분회도 있다.” “아, 그러니까 본부-지부-지회-분회로 이어지는 게 집행 체계인 거구나!” “응. 전국에 16개 지역 지부 안에 지회, 그리고 지회 안에 분회가 있는 거지 뭐.” “그럼 분회장 총회는 뭐하는 거예요? 한 달에 한 번 모이라고 해서 가 보면 지침 전달하고 끝이던데…….” “분회장 총회? 그건 의사 결정 기구 아니냐. 구체적인 사안이 있을 때 소집되는 비정기적 회의 기구.” “그럼 지회는 의결 기구예요, 아니면 집행 기구예요?” “전교어린이회의 같은 거지 뭐. 의결 기구이면서 집행 기구기도 한 조직 기구?” “아니, 그런데 분회장 총회 하면 만날 사업 방향 전달만 하던데, 조직 정세가 어떠구. 분회장들은 사실상 전달책에 불과한 거 아녜요? 이번 선거만 봐도 그래요. 중앙 지침이라고 하달만 하고, 결정된 방침을 전달하고 집회 나오라고 문자만 열라 보내잖아요.” “그게 참 어려운 문제다. 나도 분회장 한 십 년 하고 있지만 해결이 안 되는 문제야. 현장하고 집행부하고 관계가 깨진 지도 꽤 됐잖아. 그러니 선거가 현장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지.” “그러니까 서로 집행부 장악하려고만 싸우는 거구나.” “그렇지 뭐. 넌 잘 모르겠지만 옛날 대학 총학생회 생각하면 돼.” “그런데 전교조 선거를 정파 선거라고 하는데 이유가 뭐예요?” “야, 그게 진짜 어려워. 내가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고.” “아니, 정파 선거가 되기 때문에 선거가 문제인 건가요?” “정파를 어떤 사람은 조직 내 비공식적 무리라고 말하지만 정파가 나쁜 것은 아니지. 하나의 조직에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은 당연하고 전교조에게도 이득이야. 그러니까 정파는 전교조 내에서 하나의 의견을 형성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을 해 왔다고 볼 수 있어.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게 꽉 막혀 관료화되고, 왜곡된 공동 행위를 하게 될 때 문제가 되는 거지.” “아, 그러니까 전교조 내에서 정파가 있어서가 문제가 아니라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게 문제라는 거군. 근데 형, 전교조에 정확히 어떤 정파가 있는 거예요?” “솔직히 그걸 내가 정확히 모르겠어. 선거 국면만 되면 양쪽에서 경쟁적으로 후보를 내는데 나는 이들의 차이가 과거 NL과 PD의 전통 속에 있다는 것 이외에 구체적으로 잘 몰라.” “교찾사하고 참실련인가 이 두 조직이 지금 전교조의 핵심 정파인 거죠?” “그렇다고 하더라고.” “형! 그런데 이들의 정파 활동이 정파 이익만 추구하고,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나는 것처럼 조합원들의 신뢰와 책임성보다 집행부 장악을 최대 목표로 내세우면서 전교조의 위기를 좌초하고 있다는 게 문제 아니에요? 형 말 듣고 생각한 건데 전교조 선거는 정파 선거가 아니라 정파들끼리 선거 같아요.” “정파 선거가 아니라 정파들끼리 선거다! 정확한 표현인데. 사실 대의민주주의 원칙에서 실시되는 모든 선거는 정파 선거야. 선거란 것이 다 그렇듯이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유권자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 미리 결정된 선택 항목들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들, 그러니까 후보자들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선거는 정파 선거라는 거지.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자기네들끼리만 열정적으로 선거를 하면서 유권자들인 조합원을 구경꾼으로 만든다는 거야.” “예. 그러니까 지금 전교조 선거는 대의제적 정파 선거도 되지 못하고 정파들끼리 선거 인 거 같아요.” “맞아, 나도 지금 선거운동원을 하고 있지만 정파들은 전체 전교조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정파 이득을 위해 갈등을 사유화하고 편향성을 동원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을 정파적으로 양극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전교조 조직의 민주주의를 왜곡하게 되지. 난 선거에 부정적인데 그나마 선거가 가진 다양한 의견 표출과 공론 형성 기능인 선거 민주주의조차 구현하지 못하는 게 전교조 선거야.” “정답이네요. 우리 지회에서도 보면, 사실 정파들끼리의 선거가 되면서 전교조의 선거는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표현하는 선거가 아니라 응답하는 선거가 되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아요. 표로 응답하는 것밖에 달리 할 게 없잖아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원래 선거라는 게 언제나 유권자들을 분할해. 선거의 목적은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로 분리하는 게 핵심이야. 그래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자신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적을 정의해야 해. 내가 보기에 1번과 2번 모두 자신들이 전교조 집행부를 장악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고 다른 정파와의 차별성만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러나 저러나 니가 위원장해라!” 분회에서 선거운동을 하다 - “그냥 분회장 간접선거로 하지 그래요?” 분회장이며, 1번 선거운동원으로서 나는 분회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선거운동이라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은 명함을 돌리는 것에 더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게시판에 나온 후보별 공약을 훑어보고 그 내용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분회 선생님들의 교실을 직접 방문하여 명함을 건네다 보면 참 난간함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선생님, 선거 있는 거 아시죠? 제가 1번 후보 선거운동 등록원이에요. 명함 돌립니다.” “아, 또 선거예요. 2년이 금방 돌아오네. 1번 후보가 내세우는 것은 뭐예요?” “현재 전교조 본부가 교원평가, 교육과정, 일제고사 투쟁을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고, 서울, 강원, 울산 등이 중심이 되어 이런 투쟁을 이끌어 갔으니까 이제 보다 선명한 노선을 가진 1번 후보가 위원장이 되어 본부가 투쟁을 주도해야 한다는 거예요.” “아니, 현 집행부가 제대로 못한 것이 1번 후보 출마의 이유인가요? 결과적으로 그렇다고 해도 좀 빈약하지 않아요? 공정택이 못했으니까 곽노현이 출마했다고 하면 좀 우습잖아요.” “현 집행부는 선거 때마다 국민과 함께, 국민에게 박수받는 전교조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무엇을 가지고 함께하고 무엇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할지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1번 후보는 공교육 새판 짜기에서 제시한 대학 평준화와 입시 폐지를 대안으로 내세웁니다.” “아니, 전교조 교사들이 모두 대학 평준화 운동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정받는 전교조라는 구호를 내걸고 된 현재의 위원장을 나는 지지했고 지금도 지지하고 있어요. 아마 많은 조합원들이 과격한 방식(?) 싫어할 걸요. 솔직히 반대 정파에서는 투표로 당선된 위원장의 발목을 계속 잡지 않았나요? 서울지부는 아예 자기네들이 본부인 것처럼 행동하더구먼.” “그래도 기호 1번은 지금과 같은 전교조의 노선으로는 교육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나같이 전교조에서 내는 <교육희망>이나 《우리아이들》 받아 보고, 성명서에 사인하는 것하고 2년마다 선거하는 것 빼고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은 전교조가 이제 정치적 문제보다는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분회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투쟁 방향에서의 차이인데 기호 1번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 교육 문제의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기호 2번은 학업성취도도 폐지가 아닌 표집 실시, 교원평가도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대안 있는 투쟁을 해야 한다며 조건부 수용 입장 이런 식의 정책을 내세운다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선생님! 왜 자꾸 다른 것만 봐요. 우리 같은 평조합원은 솔직히 1번과 2번 차이를 전혀 몰라요. 2번도 일제고사 반대하고, 교원평가 반대하고, 2009개정교육과정 반대하면서 사회적교육과정기구 만든다고 하던데 뭐가 다르다는 거예요. 그냥 2번이 아니라 우리가 위원장 먹고 싶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예, 맞습니다. 선생님 의견 감사합니다. 선거는 조합원으로서 권리를 표현하는 거니까 잘 확인하시고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아니, 솔직히 조합원의 소중한 권리라고 하는데 나는 여태까지 전교조 합법화된 이후에 내 생각대로 선거한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냥 선거 날 분회원들 모여서 분회장한테 누구 찍으면 되냐고 물어보고 나서 분회장이 주는 답대로 했거든요.” “그러면 안 되죠. 조합원이 직접 참여하는 선거인데.” “전교조 선거가 직접선거 맞아요?” “에이, 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 선거 규정 제77조(선거 방법)에 ‘①선거는 기표방법에 의한 투표로 한다. ②투표는 직접 1인 1표로 한다’고 나와 있는데요.” “그건 규정이고 실제로 전교조에서 투표는 직접 1인 1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분회장 간접선거라니까!” “그건 좀 비약 아닐까요?” “비약이라구요? 출구조사 하듯이 분회장 투표와 전체 득표율 상관 조사 해 보고 싶네요. 내 예상으로는 분회장 선거만으로도 거의 직접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전교조 선거는 말은 조합원이 직접 1인 1표를 행사하는 거지만 실제 내용은 분회장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몰표 주는 선거예요. 뭐 미국식 대통령 선거제도라고 하면 기분 안 나쁠라나…….” “…….” “그러니까 내 말은 선거를 조합원 직접선거로 할 것이 아니라 어차피 결과가 같다면 분회장 간접선거로 하자는 거예요. 그래서 분회장들끼리 진짜 치열하게 선거 참여해서 좋은 후보 뽑으면 되잖아요.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데 뭐하러 시간과 비용이 드는 직접선거를 해요. 어차피 조합원들은 누가 되든지 관심이 없는데. 전교조 선거는 조합원이 참여하는 선거가 아니라 조합원이 청중이 되는 선거잖아요.” 다른 분회로 선거운동을 가다 - “난 이름도 모르고 위원장을 찍어요” 공식적인 선거운동원으로 등록된 내게는 매일 십여 통의 문자와 메일이 온다. 내용은 기호 1번을 선생님들에게 알려 달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도 아침에 출근을 하는데 ‘선본’에서 문자가 왔다. “알고 계신 조합원께 전화 or 문자 홍보 부탁해요”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이미 명함을 돌린 터라 기왕 등록된 선거운동원이니 다른 분회를 한번 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야 할 분회가 어디인지 물어보니 바로 옆 학교에 가서 명함 좀 돌려 달라고 했다. 내가 가야 할 옆 학교는 올해 조합원 여러 명이 탈퇴했고 분회장이 공석으로 있으면서 지회와 거의 소통이 안 되는 학교였다. 나는 선본에서 알려 준 조합원 선생님의 전화번호로 문자를 몇 번 보냈지만 답변이 없어 오후에 조퇴를 하고 직접 옆 학교에 갔다. “안녕하세요. 몇 번 문자 드렸는데 답변이 없으셔서…….” “아, 전교조에서 오셨구나. 선거 때문에 오셨죠?” “예, 전 1번 선거운동원이에요.” “이번에도 두 명 나왔나요?” “예.” “그런데 솔직히 전 관심 없어요.” “이해해요. 전교조 선거가 거의 조합원들의 무관심 속에 치러지는 선거가 되었죠.” “무관심 정도가 아니에요. 난 솔직히 지금 위원장, 지부장 이름도 몰라요!” “2년 지났으니까 모르실 때도 되었죠.” “아뇨. 시간이 지나서 모르는 것이 아니라 난 선거할 때도 이름 몰랐어요.” “예?” “그냥, 선거 당일 분회장 교실에 모여서 분회장이 찍으라고 하는 번호만 찍었어요. 두 명 나왔다는 것밖에 몰라요. 그런데 이번에 선생님이 1번 찍으라면 난 또 1번 찍을 거예요.” “저는 그냥 1번 찍어 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교원평가 투쟁, 네이스NEIS 투쟁과 같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두 후보 간의 차이를 비교해 드리고 왜 1번 후보가 당선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아뇨! 선생님. 됐고요. 그냥 1번 찍을게요. 그리고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 1번 찍으라고 할게요. 어차피 위원장 이름도 모르는 선거, 두 후보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거 머리 아파요.” “그래도 어떻게 후보도 모르고 투표를 해요?” “선생님. 전 합법화 이후 전교조에 가입을 했어요. 처음부터 무슨 이념이나 이런 것 때문에 가입한 것이 아니라 전교조가 노조라서 가입한 거예요. 그러니까 합법화되기 이전부터 열심히 활동했던 선생님들과 달리 무슨 정치 이념 이런 거 관심 없어요. 그러니 네이스 투쟁 어떻게 하든지, 교원평가 어떻게 하든지 관심 없다고요. 나는 그냥 교장이 내가 조합원이라서 건드리지 않는 것에 만족해요. 처음부터 전교조 활동가들이 말하는 정파니 그런 거 관심 없었다고요.” “그래도 후보가 나왔으니 꼼꼼히 따져 보고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셔야 하는데…….” “선생님. 자꾸 저 가르치려고 하시지 마시고 선거운동하러 오셨으면 그냥 1번 선거운동이나 하세요. 명함 받았으니까 꼭 찍을게요. 걱정 마세요. 참 그리고 전교조에 가서 조합원들 신상 좀 팔지 말라고 하세요. 내가 형식적으로 분회장으로 등록되어 있었는데 자꾸 《시사인》이나 《한겨레21》에서 전화가 와요. 난 학교도 알려 주지 않았는데 전화를 해서 ‘선생님 같은 분이 봐 주셔야 저희가 삽니다’ 그래요. 어떻게 《시사인》, 《한겨레21》에서 내가 있는 학교를 알아서 전화를 하느냐고요. 기분 나빠요!” “선생님. 그래도 선거가 중요하잖아요. 화가 나도 참으세요.” “1번 후보 쪽하고 2번 후보 쪽한테만 중요한 선거 아니에요? 우리 같은 조합원들이 1번이 되든, 2번이 되든 무슨 상관이냐고요? 맨날 서명 용지나 돌리는 거 이외에 전교조 분회는 저에게 또 다른 친목단체에 지나지 않아요.” “예, 선생님 그럼 저 가 볼게요.” “예, 안녕히 가세요. 1번 후보 찍을게요.” 옆 학교를 나오며 내내 마음이 아팠다. 조합원과 활동가 사이의 그 커다란 균열, 그것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며 집으로 향했다. 투표 전 분회 모임 - “차라리 추첨으로 하는 거 어때요?” 선거는 오늘도 바쁘게 진행되고 있었다. 두 후보는 오늘도 여기저기 선거운동을 하러 다녔을 것이고, <민중의 소리>에서 두 후보의 토론회가 실시간으로 방송된다는 문자가 선본으로부터 왔다.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분회 모임을 가졌다. 나는 며칠 전 옆 학교에 선거운동을 하러 갔다가 주고받은 이야기를 화제로 분회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분회 조합원 1   “조합원은 사실 선거 때만 전교조의 조합원이야. 평상시에는 집회에 참여할 동원의 대상, 서명의 주체일 뿐이지. 진짜 서명 하나는 줄기차게 했지.” 분회 조합원 2   “내 생각에는 위원장, 지부장 선거를 그냥 추첨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분회 조합원 1   “추첨으로? 전교조 위원장, 지부장 선거를 뽑기로 하면 교총이 비웃겠다.” 분회 조합원 2   “아니, 고대 그리스에선가 추첨제를 했다고 하잖아요. 그 사람들은 중요한 공직을 추첨으로 돌려가면서 했다고 하던데. ” 분회 조합원 1   “추첨으로 하면 우연의 확률이 너무 많으니까 순환제로 하면 어때요. 어차피 두 정파에서 다 해먹는 거니까 1번하고 2번하고 돌아가면서 하는 게 더 좋지 않아요!” 분회 조합원 2   “일종의 순환보직인 거네. 두 정파가 2년씩 돌아가면서 대권을 잡으면 더 책임감이 높아질 수도 있겠다.” 나   “추첨제와 순환보직 모두 좋은 아이디어일 수 있겠네요. 그럼 간접선거가 되는 건데…….” 분회 조합원 1   “분회장님. 내가 그전에도 말했잖아요. 전교조 선거 직접선거 아니라니까.” 분회 조합원 3   “뭐 조합원이 찍으니까 직접선거 맞긴 하지. 그런데 솔직히 아이들 전교회장 찍는 것보다 더 대충 하지 않나? 분회장인 선생님이 찍으라는 번호로 거의 몰표 주잖아…….” 나   “그래도 그건 너무 심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어릴 적부터 경험하는 민주주의의 원리가 지나치게 대의민주주의를 내세운 위임민주주의에 기울어져 있다 보니 근본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고 다수의 특정한 개인들이 무분별하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나타나기 때문에 선거를 통해 자신의 권리를 위임, 또는 양도해야 한다는 게 문제예요.” 분회 조합원 3   “선생님은 늘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시는 것 같아요.” 나   “이상적인 것이 아니라 자꾸 우리의 권리를 위임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조합원들이 현재 선거가 문제 있으니까 각성해서 조합원의 뜻과 힘을 보여 주기보다 ‘정파끼리의 선거’를 용인하고 침묵하게 되면 전교조는 자꾸 조합원과 활동가들이 분리되고 권리를 위임하는 체제를 만들어 내게 되는 거죠.” 분회 조합원 3   “제 생각에는 조직 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지금처럼 의결 기구와 집행 기구를 분리해서 집행부와 의결 기구끼리 토론이 아닌 정파별 싸움을 하는 구도는 너무 비생산적이에요. 저도 3년 전에 정진화 위원장 지지하는 쪽 선생님이 출마하라고 해서 지회에서 대의원으로 출마해서 무투표 당선되어서 대의원대회 가 본 적이 있는데 뭐 정파끼리 사전 논의를 하고 와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생각한 건데 그냥 일본이나 영국식 정치처럼 대의기구에서 다수파가 집행 기구를 구성하는 식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이건 너무 비효율적이야!” 나   “조직은 효율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죠. 효율은 전교조의 적이야. 아니 정치적 효율성은 경제적 효율성과 달라요. 참여와 논의, 숙의 과정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느냐가 정치적 효율성이거든요.” 분회 조합원 3   “선생님, 그래도 경제적 효율성도 필요하죠. 지금 전교조 선거는 문제가 있어요. 조합원들이 참여하지 못하거나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선거는 더 이상 의미 없다고 봐요.” 이렇게 갑론을박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회의는 끝났다. 하루 종일 쉬지를 못한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오는데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17:30분부터 투표함 작업, 지회 사무실 잠깐이라도 들러 주시면 매우 행복해요.” 선거운동을 끝내며 - ‘당선자가 없는’ 전교조 선거! 사람들은 전교조 선거가 정파 선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면서 만난 분회 조합원들을 보면 이 말이 틀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파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정파 선거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현장의 교사들은 전교조 내 정파에 대해 들어 보지도 못했고 들어 본 교사들도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그냥 1번과 2번 후보가 나왔다는 것만 안다. 이는 실제 정파들이 참예한 선거 국면에서 대립과 갈등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들만의 리그일 뿐 현장 교사들은 선거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위원장이나 지부 선거에서 투표의 성향은 분회장의 지지 성향을 따라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고 사실상 분회장 간접선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조합원과 활동가 사이의 분화는 정파들 간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본다. 전교조는 합법화 이후 조합원들의 의식이 매우 다양해졌다. 다양해졌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이질적이 되었다는 것이고, 조합원 간 의식의 편차가 커졌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니 비합법 노조 시절처럼 그 많은 조합원이 동일한 수준에서 전교조와 관계를 맺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법외 노조 시절과 달리 합법화 이후 조합원의 노조에 대한 무관심이 증대하고 응집력과 연대 의식이 약화되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필연적인 것이다. 그러니 전교조 내 두 정파가 선거 때만 되면 후보를 내면서 한쪽은 경제 투쟁에 예속되지 않는 노조 활동을 표방하며 좀 더 선명한 투쟁을 이야기하고, 한쪽은 이질성이 증대한 조합원들과 소통하며 국민들에게 인정받는 전교조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나름대로 합법화 이후 전교조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전교조의 문제는 비단 조직 내적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IMF 이후 한국 사회에 불어닥친 장기간의 불황과 비정규직 확산, 정리해고 등 노동시장 위축으로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교직에 대한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높아졌으며 교사들의 사회경제적 계층 의식이 중산층적으로 변했다. 이렇게 중산층화된 교사 집단은 교육 통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진보성과 개혁성을 가진 집단의 성격을 가지면서 동시에 안정을 희구하는 보수적이고 탈정치적인 성향을 가진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문제는 우리 앞에 놓인 이 조건 앞에서 정파들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있다. 전교조의 두 정파가 이러한 조직의 상황 변화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막상 선거 국면에서는 자신의 정파 후보를 당선시키려는 노력만 했을 뿐 조합과 관계되는 이슈와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을 주도하며 조합의 일상 활동을 조합원들과 함께 이끌어 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도 경주하지 않은 것 같다. 두 정파 모두 선거에 열렬히 임했지만, 조직의 대권을 잡은 후 상층 지도부의 정책을 전달하고 집행하는 데 중점을 두었을 뿐 정파 갈등이 조합 내 의사소통을 저해하고 왜곡하는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통렬하게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려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전교조 균열은 활동가들 사이에서 보면 두 정파의 균열이지만 보다 근본적인 균열은 활동가와 조합원 사이의 균열이다. 지금 전교조 선거는 활동가들끼리의 선거이며, 조합원에게는 그저 동원의 대상이 되는 선거에 불과하다. 지금 전교조에서는 정파 내부의 토론과 민주주의는 있지만 활동가와 조합원 사이에는 지시와 명령, 동원의 관료적 관계만이 존재한다. 이제 새로운 위원장과 지부장이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조합원의 당당한 선택이라고 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후보가 과연 합법적이고 정당한 후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 질문에 대해 조합원이 선택한 후보이므로 당선자는 정당성과 합법성을 동시에 가졌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법이 제정 절차에 따라 제정되었기 때문에 그 법은 정당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어떤 후보가 당선되었건 정당성과 합법성을 가졌다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전교조의 선거 규정에 따라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하고 투표 절차에 흠결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의 대다수가 공약도 모르고, 후보자도 모른 채 ‘묻지 마 투표’를 하는 상황에서 당선자라는 이유만으로 전교조는 조합원에게 당선자를 인정하라고 할 수 있는가? 글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문자 세 통이 연달아 도착했다. “기호 1번 교원평가, 일제고사 폐지의 감동을. 진보교육감과 학교혁신을” “기호 2번 수시자율교섭, 지역교육청별 정책협의회로 학교현안 신속해결” “후보 동영상 유세 선거 홈페이지 탑재, 정책선거 만들어요. - 선관위” 한 정치학자가 말한 것처럼 후보의 정당성은 언제나 합리적이라고 추정되는 의견 형성과 의지 형성의 절차로부터만 도출될 수 있으며 민주주의적 절차도 이로부터 추론될 수 있다. 즉 후보 선출이 선거 규정이 정한 타당한 선거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후보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고 정당성의 기준은 모든 조합원들이 합리적 담화의 참여자로서 동의할 수 있는 규범적 규제와 행동 방식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 누가 전교조 위원장, 지부장으로 당선되든 그 후보는 당선자로서의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며 당선 직후부터 그 후보는 당선자로서의 직무를 조합원에 의해 정지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올해 전교조 선거를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이렇다. “전교조 선거는 관리만 있고 당선자는 없는 선거다!”

[슬샘다해]

깊이 공감합니다. 많은 조합원들과 공유하고싶네요. 글쓴분 조합원목소리게시판에도 올려주시는건 어떠세요?? 개학하면 함께보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