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찾아간다, 진천 농다리
진천이란 지명을 떠올렸을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꼭 가보라고 짚어주었던 곳 입니다. 진천은 유적지도 아니고 유명 사찰도 아닌 돌다리였습니다.
천년의 시간동안 한결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곁에 있어준 다리, 지금의 발전된 과학으로도 다시 쌓으라고 하면 쌓지 못할것같은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는 다리입니다. 직접 마주한 그 다리는 천년의 시간속에서 더욱 더 빛을 발하며 지역의 대표 얼굴이 되어서는 영원토록 지켜주고 싶은 아름다운 농촌 풍경을 만들어 주는 더 없이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러한 농다리를 보기 전에 꼭 거쳐야 하는곳이 여기 농다리 전시관입니다.
농다리 전시관 로비에서는 현재 농다리를 주제로 한 사진대회에서 수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니 실물에 앞서 사진속에서 그 아름다운움을 먼저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어 농다리 전시관에서 역사와 함께 과학적 우수성을 확인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때마다 ?라지는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다리. 거기엔 수 많은 설화와 전설 그리고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천년의 숨결을 이어 온 한국의 다리가, 다리는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 주어 사람과 사람 이웃과 이웃이 삶을 엮어갈 수 있도록 해 주었던 그 다리가 100여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자주빛 지네 같은 모습으로 함께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옛 문헌속에서 농다리를 찾았습니다. 농다리에 관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서인 1932년 발간된 향토지 상산지와 1910- 1937년까지의 인문지리 현황을 담은 국내 최대의 지리서인 조선환여승람에 농다리가 소개되 있었던 것입니다.
진천 농다리에는 친정어머님의 임종을 지키고자 하는 아낙의 소원을 들어주었다는 임장군의 설화가 깃들여 있었는데 그러한 고려 초 임장군의 후예가 대부분인 마을 사람들에게 농다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돌다리였다라고 하니 사람들은 눈을 감고도 돌 모양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할 수 있을만큼 다리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왔다라고 합니다.
1976년 12월 20일 지방 유형문화제 제 28호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은 설화에서 이미 확인했듯 고려시대에 축조되었으며, 마치 지네가 물을 건너가는 것 같은 모습으로 장마 때면 다리 위로 물이 넘어거는 '수월교' 라는 점에서 그 슬기로움이 더해진다고 하네요.
또한 숨겨진 과학적 원리가 있었으니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독특한 구조라고 하는데 자연석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 올렸으며 동양철학속 별자리수인 28수를 응용한 28교각이요 돌의 부리가 서로 엇물려지도록 쌓고 틈새는 작은 돌로 메웠다네요.
자연석을 성글게 쌓았기 때문에 밟으면 움직이고 잡아 당기면 돌아가는 형태로 농다리는 교각의 양쪽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구조적으로 흐르는 물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니 석회를 바르지 않고 자연석을 그대로 쌓았는데도 견고하여 장마가 지면 물이 다리 위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으나 유실되지 않고 오랬동안 유지되어 온 것을 보면 토목공학적인 측면에서도 그 유래가 드문 특이한 돌다리로 알려져 있답니다.
전시관의 총 3단계 과정을 살펴보면서 직접 다리를 놓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1단계는 하천 바닥의 기초석 쌓기, 2단계는 기초석 위에 자연석을 들여 쌓는 28칸의 교각 만들기로 교각의 양쪽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구조적으로 흐르는 물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3단계는 튼튼한 기초 교각과 교각을 잇고 사람의 발이 닿을 수 있는 장대석을 얹는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만나면서 직접적으로 만들어 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텔레비젼 화면이 비켜갈 수가 없었겠지요. 모래시계,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노란 손수건 등 아주 많은 드라마에서 등장했던 장면들을 보니 실제의 모습이 더욱 더 궁금해져 왔답니다.
유익한 정보와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준 전시관을 지나 250m 안쪽으로 들어가면 진천 농다리의 실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문백면 구곡리의 굴티마을 앞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이요,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될만큼 자연 경관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받은 명소인 농다리가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전국이 가뭄권인 요즘 진천만은 예외인듯 웅장한 모습으로 흐르는 미호천 위로 최고의 경관을 선사하던 돌다리가 펼쳐집니다. 전시관에서 사진속으로 확인할때만해도 정말 이모습일까 ? 혹시나 실망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던 의문들을 한순간에 일축해버리는 황홀한 풍경이었습니다.
지네의 다리처럼 보인다는 교각이 넓게 퍼져있던 사이사이 놓여진 장대석위를 걸을때면 빠른 유속으로 시원스레 흘러가는 미호천의 물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가 않았지요,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 건너기보단 즐기려는 사람들로 정체 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누가 지나가든 멋진 그림으로 다가오는 진천 농다리의 모습을 멈추고만 있을 수 없어 건너왔던 다리의 건너편 쉼터에 앉아서는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그렇게 내려다보고있는 돌다리의 모습은 그 사이로 흘러가는 미호천의 모습과 달라지는 사람들속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완성해간 최고의 경관입니다.
천년전의 조상님들도 500년전의 조상님 또한 건넜을 그 돌다리를 지금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또한 건너고 있었습니다. 그 오랜 시간동안 변함없는 모습으로 한결같이 지켜주었던 다리엔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와 따뜻한 마음, 과학적 현명함까지 담겨있음을 확인한 지금 이 다리가 그냥 다리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천년의 시간을 지켜온 진천의 농다리 그 곳에 그것이 있기에 다시 찾아갈 듯 합니다. 누구이든 한번은 꼭 봐야할 우리민족 고유의 아름다운 모습, 그 모습을 한번 본 이상 두번 세번 또 보고 싶어질 풍경을 안고있는 것이 바로 진천의 농다리였으니까요 !
한국농어촌공사 4기 블로그 기자 이민숙 |
출처: 촌아띠 원문보기 글쓴이: 촌아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