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를 보고서240207
지난 밤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을 치렀다. 잠 못 자면서 티비 앞에서 응원을 했지만 2:0으로 졌다.
64년 만에 우승하겠다고 기대 잔뜩, 맘 먹었지만 맘 뿐이었고 참담하게 졌다. 체력도, 작전도, 개인적 기술도 하위였다. 볼을 잡으면 한 두번의 드리볼을 하면서 머뭇거리다 보면 줄 데가 없어 뒤로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그걸 눈치챈 상대가 가로채기를 한다. 그렇게 두 점뿐만이 아니라 골키퍼가 막아낸 3개까지 합하면 실점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유효 슈팅이 한 개도 없었던 우리와 달리 상대는 15개의 슈팅을 했고 유효 슈팅만 7개였다.
축구이던 고스톱이던 경쟁에는 늘 변수가 따른다.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나보다 약하면 나는 잘한 것이고 반대이면 못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지는 팀이 이기는 팀보다 더 많이 뛰었고 더 힘들었다. 그래도 졌으니 할말은 없지만 최선을 다한 것은 진 팀이나 이긴 팀이나 같다
개인기나 작전이나 선수 순간의 판단이나 리더의 용병술이나 지시, 이 모든 것들의 종합이 경기이다. 특히 축구는 가장 넓은 면적에서 하므로 시야의 한계가 있고 손이 아닌 발이기에 난이도가 높고 체력의 우위가 아니면 90분이라는 시간을 뛰어야 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안된다 싶을 때 빠른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 된다라는 기준이 무엇일까? 배구에서는 연속 2~3 점 실점일 때 타임아웃을 신청하여 흐름을 끊는다는 불문율이 있다. 축구에서는 어떨까? 실점의 원인이 확인되면 선수교체, 작전 변경을 한다.
이럴 때 국민들은 어떤 마음일까? 응원은 하지만 마음 속에서 분노가 치민다. 훈수를 두기 시작하는 것이다. 축구선수보다 축구를 더 잘 아는 국민이 된다.
정치를 보는 국민의 눈도 그렇고, 친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도 그렇다. 분노한다.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진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몰라도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만들어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면피를 하는 것 아닐지. 선수들이 받는 감정 노동이 그런 것 같다. 국민의 관심에 의해 성장하고 있지만 그 보답을 못하면 질타를 받는다.
수고했다, 힘들었지? 앞으로 더 열심히 하자. 반면교사로 삼아 더 연구하고 연습하고 마음을 다잡아 보자 하는 격려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