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단기사회사업 합동연수 첫째 날 후기
오전 7시 30분. 고속버스터미널. 합동 연수 짐과 실습 한 달 치 짐을 들고 버스에 올라탑니다. 대전복합터미널까지 임영아 국장님과 최승호 선생님이 데리러 와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한 보상으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잠깐의 여유 덕분에 2박 3일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4년 4월 남산 둘레길, 4월과 5월 학습 여행에서 함께했던 동료, 실무자 선생님들이 많이 보입니다. 반갑고 설렙니다. 이들 덕분에 이 자리에 왔습니다. 덕분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불타올랐습니다. ‘내가 단기사회사업 실습을 한다니.’ 기어코, 더딘 걸음으로 뛰는 가슴 따라 좇아왔습니다. 잘 배우겠습니다. 복지예술단의 복지인의 노래를 들으며 사회사업을 하고자 모인 이들과 인사하고, 포옹합니다. 어색하고, 따스합니다.
많은 이들이 저의 다온빌 단기사회사업 자기소개서를 읽었다고 합니다. 감사하고, 동시에 부끄럽습니다. 그저 예쁘게만 표현하지는 않았는지, 과하지는 않을지 우려하며 쓴 글이었습니다. 다시 보니 잘못 쓴 부분도 보입니다. 다른 것보다도 열정을 높이 샀다고 하시니 감사합니다. 이상을 추구하며 현실에서 실천하고 있는 내용도, 아직 몸에 익히는 과정 중에 있는 내용도 있습니다. 좋은 사람의 이야기가 온전히 제 이야기가 되도록, 마땅히 칭찬받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소강당에서 시설팀이 활동하니, 책상과 의자를 옮겨달라 부탁하셨습니다. 같이 듣고 있던 하람 실습생 류해미 님과 상의하여 점심시간에 하자 정하였습니다. 먼저 내려가 옮기고 있으니 하나, 둘 사람들이 모입니다. 여럿이서 하니 금방 끝납니다. 두근거립니다. 바삐 몸을 움직여 그런 것인지, 함께할 공간을 함께 준비하니 들뜬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복지 요결을 공부합니다. 필기한 것을 참고하며 마음에 남은 것, 기억해야 할 것을 위주로 씁니다.
1. 사회사업의 실제를 좌우하는 결정적 기준은 시선입니다.
당사자의 삶과 지역사회 사람살이에 시선을 둡니다. 사회사업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일입니다.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준비, 실행하도록 합니다. 사회사업을 구상할 때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이루어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합니다. 당사자의 여행이 되게끔 할 겁니다. 그리하기 위해 더 정성껏 묻겠습니다.
2. 사회사업 철학 중 “복지 바탕이 살게 하는 것”은 다른 때 다른 복지까지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른 때 사회복지사가 일일이 해주지 않아도 당사자가 쉽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3. 사회사업 주안점은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생태,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관계입니다. 일 자체가 핵심이 아닙니다. 여행을 구실로 둘레 사람들이 서로 나누고 돕게 하는 것이 지역사회의 생태를 살리는 일입니다.
최선웅 선생님의 호숫가 마을 도서관 사례 발표를 들었습니다.
낭만 넘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야영할 때 비가 우수수 오고, 아이들은 즐겁고, 동네 아저씨는 텐트를 쳐주셨다 합니다. 벼룩시장을 준비하고자 아이들이 직접 인터뷰합니다. 배움이 늘어 벼룩시장에서 장사하는(?) 요령이 생겨납니다. 자전거 여행은 따돌림 때문에 시작하였다 합니다. 문제에 대응하기보다 좋은 관계의 아이들과 더 돈독해지도록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저곳에서 놀고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 아이들에게 안전한 지역사회가 될 것이라 합니다. 프로그램은 끝나고 사람살이는 계속됩니다. 졸업여행을 위해 과업을 쪼갭니다. 아이들이 직접하고, 할 일을 쪼개고, 둘레 사람이 돕습니다. 활동들의 이미지가 떠오르고, 미소 지어집니다. 문득, ‘희호 씨는 누구에게 물어보면 좋을까? 누구의, 어떤 형태의 정보가 희호 씨에게 와닿을까?’ 생각합니다. 희호 씨의 강점과 둘레 사람을 잘 살피고, 알아봐야겠습니다.
사회사업가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말은 들을 때마다 두근거립니다.
사업별 모둠 활동을 합니다.
“심는 역할도, 잘 만들어진 것을 따먹는 일도 모두 귀하다.” 사례 발표 전, 전유나 선생님이 시설 단기사회사업 팀들에게 하신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짧은 말 한마디가 위로와 힘이 됩니다. 맞습니다. 모두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애쓰고, 바르게 하고자 하는 귀한 발걸음입니다. 주어진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탓하지 않고 제가 먼저 좋은 사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더숨99지원센터의 이다연 선생님의 사례 발표를 들었습니다. 김종술 씨의 이야기입니다. 사진 여행 준비 단계를 “여행 수첩 제안, 수첩 사러 가기….”와 같이 활동을 세분화합니다. 둘레 사람과 인사합니다. 초대 준비를 하였고, 어떻게 말할지 정했다고 합니다. “말 대신 초대장을 건네었지만, 번개 촬영은 김종술 씨가 제안한 일이 되었습니다. 당일 여러 사정으로 아무도 오지 않으셨지만 연락하여 소식을 전하기로 하였습니다.” 언뜻 보면 실패했다 할 수 있습니다. 당사자가 하였는가. 관계를 살렸는가. 적어도 해치지는 않았는가. 이를 따졌을 때는 실패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살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사진 주제를 바꾸자, 여행 장소도 변경됩니다. 활동을 마치고 감사 인사를 준비합니다. 사례 발표 감사합니다. 어찌 당사자와 둘레 사람 관계를 살렸고, 어떻게 과업을 이행하였는지 참고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얻었습니다.
월평빌라 임우석 선생님의 김성요 씨 단기 주거 사례 발표를 들었습니다.
부동산에 가기 전, 어떻게 문의할지 의논하고 연습하였다 합니다. 당사자가 먼저 이야기하면 실습생이 덧붙여 설명합니다. 주인 되게끔 도왔습니다. 자취할 곳을 지인의 소개로 건너 건너 구하였다 합니다. 실제 집을 구하는 방식은 이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집 구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둘레 사람과 관계가 깊어지고 더불어 살아가는 게 목적이라 합니다. 한글을 못 써도 직원이 옆에서 쓰고 당사자가 따라 그립니다. 핸드폰을 새로 구입했으니, 전화로 집들이를 알립니다. “성요 씨, 초대장 만들려 하는데 만들어 주실 수 있나요?” 사회사업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였는데 순조롭게 진행됐다 합니다.
당사자에게 질문하였기에 방법을 찾았다고 봅니다. 강점을 보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도왔습니다.
저녁을 먹고 최승호 선생님, 임영아 국장님과 월평빌라 동료, 실무자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함께 <내가 여행하는 이유> 책에 나오는 전성훈 씨의 여행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모두가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강점 노트를 썼다니.’ 성훈 씨의 강점을 바라보고자 했던 실습생들의 시선이 여실히 보입니다. 이후에 성훈 씨가 취업 준비를 하게 된다면 자기소개서에 담을 강점이 참 많겠다고 기대해 봅니다.
즐겁습니다. 설렙니다. 한 가지 좋은 사례 읽었다고, 앞으로 제가 해야 할 것들이 좀 더 명확해진 기분입니다. 사례를 읽어보자 제안해 주신 임우석 선생님 감사합니다.
방으로 돌아와 오늘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기획안을 채워봅니다. 인사, 감사, 가이드북, 제안하기…. 채울수록 궁금한 것도 많아집니다.
혼자 질문하고, 답해봅니다. 희호 씨와 이야기하면 답은 달라지겠지요.
1. 양어머니랑 여행에서 무엇을 하고 싶나요?
-> 이를 물었을 때 나온 대답 중 양어머니와의 여행에서 하기 어려운 게 있다면 정읍 여행 갈 때 적용해 보기를 제안해야겠습니다.
-> 먹는 것 좋아하신다. 음식점 위주로 찾으시도록 제안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2. 꼭 평일에만, 9시 ~ 6시 사이에만 만나야 하나요? 일요일에 교회로 인사하러 가야 하는데….
-> 이전 사례들을 보니, 주말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3. 응당 자식과 부모와의 여행은 자식이 모시는 형세의 여행이어야 하나요?
-> 희호 씨에게 물어 본인이 다 준비해서 모시고 싶은지, 함께 준비하고 싶은지 알고 싶습니다.
(다음 날 들은 답입니다. “양어머니가 일하고 계셔서 계속 같이 회의하기는 어렵다. 이미 의견 주신 것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같이 준비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4. 아버지 산소에 왜 갈까요(희호 씨가 원하는 일인가요)?
-> 원가족과의 관계를 잃지, 잊지 않도록 합니다.
-> benefit-making. 죽은 이와의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 나름의 애도하는 시간을 갖고,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며 이를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행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가져야 합니다.
5. 여행 기록은 무엇으로 할까요?
-> 이미 사진첩으로 추억을 기록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진첩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받은 책들과 희호 씨의 사람살이 기록, 노트북을 머리맡에 두고 잠듭니다.
여행을 구실로 어떻게 더불어 살게 도울 것인가. 이 여행을 함께 의논할 사람은 누굴까. 떠올려봅니다.
희호 씨가 자신은 어떻게 준비하는 사람이고,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알아가기를 바랍니다.
여행하면서 희호 씨가 자기 일을 묻고, 나눌 사람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바라는 것이 참 많지요? 희호 씨는 무엇을 바랄지 함께하며 알아갈 겁니다.
행복한 꿈을 꿀 때, 할 수 있는 한 맘껏 꿈꿔봅니다.
2024. 6. 24. 월요일, 이다정
첫댓글 이번에 '더숨'에서 단기사회사업 하는 사람으로서 이다정 동생을 응원합니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 많아집니다. 생각이 많아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공유하기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최선웅 선생님께서는 '기록은 소통 창구'라고 하신 게 기억납니다.
글을 본인만 보는 게 아니라 당사자, 당사자의 둘레사람, 실무자 선생님들, 동료들이 봅니다.
앞으로도 댓글 달겠습니다. 같이 지지격려하며 성장합시다.
희호 씨를 잘 돕기 위해 기록하고 생각하는 이다정 동생 귀합니다!!
밤새 공부하고 궁리했을 다정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사회사업을 바르게 잘 배우고 싶어하는 다정이를 보며 나도 많이 배워.
다정이의 사회사업 인생을 축복해.
응원할게. 우리 함께 힘내자! ^^
이다정 학생의 사회사업을 응원합니다.
'행복한 꿈을 꿀 때, 할 수 있는 한 맘껏 꿈꿔봅니다.' 가슴에 와닿습니다.
행복한 꿈을 많이, 맘껏 꾸고 기록해 둔다면 힘들 때마다 곱씹고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도, 다른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면 되니까요.
희호 씨의 인생이라는 책에 한 페이지를 남길 수 있음이 부럽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다시 펼쳐보고 기억하고 싶은 페이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다정 선생님께서 새벽까지 공부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잘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다정 선생님의 사회사업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