漁父(어부)
人間萬事餘 歸釣舊磯魚 (인간만사여 귀조구기어)
踪跡江湖闊 生涯煙雨疎 (종적강호활 생애연우소)
一樽山影碧 孤棹月光虛 (일준산영벽 고도월광허)
鷗鷺同尋約 水雲無定居 (구로동심약 수운무정거)
寒楓霜落後 晩荻露凉初 (한풍상낙후 만적노량초)
曲罷滄浪靜 夢醒暮汐噓 (곡파창낭정 몽성모석허)
可師嚴七里 與子屈三閭 (가사엄칠리 여자굴삼려)
白日竿頭盡 斜風葦所如 (백일간두진 사풍위소여)
興亡付笑指 窮達任居諸 (흥망부소지 궁달임거제)
冥利尋常事 嗟乎富貴墟 (명리심상사 차호부귀허)
衣蓑猶勝錦 駕艇欲忘車 (의사유승금 가정욕망거)
欸乃聲中趣 也應不在漁 (애내성중취 야응부재어)
어부
인간 만사의 여유에는
옛 물가의 물고기 낚시하러 가고
발자취는 강호에 넓히고
생애는 안개비가 드물어라.
한 술통으로 산 그림자 푸르고
외로운 상앗대 달빛이 허하다.
갈매기 해오라기는 함께 찾을 약속했고
물과 구름은 거처를 정하지 않았구나.
찬 단풍에 서리 떨어진 뒤
늦은 갈대 이슬 서늘하기 시작한다.
곡조 끝난 창랑은 고요하고
꿈에서 깨니 저녁 조수 소리라.
칠리탄의 엄자릉은 스승 삼고 싶고
삼려대부 굴원과 함께 하고 싶구나.
밝은 해는 간두에 떨어지고
부는 바람 갈대밭에 여여하다.
흥함과 망함은 웃는 손가락 끝에 두고
궁핍과 영달은 가는 대로 두리라.
옷과 도롱이는 비단보다 좋고
말과 배만 있으면 차는 잊고 싶네.
어기여차 소리 중의 아취에
고기잡이가 없어서 응수를 못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