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1월 18일(월) 이사야 56:9-12 찬송 606장
9. 들의 모든 짐승들아 숲 가운데의 모든 짐승들아 와서 먹으라
10.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들이요 누워 있는 자들이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들이니
11. 이 개들은 탐욕이 심하여 족한 줄을 알지 못하는 자들이요
그들은 몰지각한 목자들이라 다 제 길로 돌아가며 사람마다 자기 이익만 추구하며
12. 오라 내가 포도주를 가져오리라 우리가 독주를 잔뜩 마시자
내일도 오늘 같이 크게 넘치리라 하느니라 (개역 개정)
- 남유다 지도자들의 타락에 대한 책망 -
이사야는 제40장 이후 지금까지 줄곧 선민 이스라엘,
나아가 세계 만민 중 택함받은 모든 백성의 구원의 확실성과
영광스런 회복에 대한 예언으로 위로를 주어 왔다.
그러나 본문에서부터 이사야는 미래를 행해 있던 시선을 현시점으로 돌려
당시 패역한 남유다 지도자들과 백성들에게 고정시킨 후
그들의 죄악을 신랄하게 책망하고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문맥상의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고
앞의 문맥과 단절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앞단락 1-8절에서 언급한 바
하나님의 천국 구원 잔치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서 회개함으로
여호와 앞에 나아가 현재의 죄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사야 선지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본문은 당시 남유다의 정치, 종교 지도자들의 영적 무지와
진리를 선포하지 않는 나태함, 탐욕, 방탕 등에 대해 신랄하게 책망한다.
이는 다음 단락 57:1-13에서 언급될 남유다 사회 전체의 심각한 부패상이
바로 이러한 지도자들의 타락에서 비롯된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먼저 언급된 것이다.
신정 왕국 이스라엘에 있어서 지도자는 단순히 세속 국가들의 지도자들처럼
지도자라는 지위와 권세가 미치는 영향력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대리하는 자들로서
하나님의 의와 거룩을 나타내야 하는 자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각자가 자신의 처한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할 자들이라는 점에서
남유다 지도자들에 대한 책망을 우리 자신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경고와 책망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딤후2:15-16; 벧전2:15-17)
10절)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은 맹인이요 다 무지하며
벙어리 개들이라 짖지 못하며 다 꿈꾸는 자들이요
누워 있는 자들이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들이니」
10절은 이스라엘을 양으로, 포학한 이방 나라를
양을 노리는 맹수에 빗대어 말씀한 것으로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에 멸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여기서 ‘이스라엘의 파수꾼들’이란 시대와 상황을 분별하여 백성들에게 경고하고
그들을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야 할 목자로서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10절은 이들에 대하여 ‘맹인’이라고 말한다.
이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영적 시야가 가려져서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지 못하는 자들이 되었다는 말이다.
또한 ‘벙어리 개’라고 하였다.
이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위기가 닥쳐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에게 그 위기를 알리지 못하였음을 지적한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지 못한 까닭에
위기 의식을 느끼지 못하여 마치 벙어리 개처럼 짖지 못한 것이다.
또한 ‘다 꿈꾸는 자들이요 누워 있는 자들이요 잠자기를 좋아하는 자들’이라고 한다.
이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파수꾼의 사명을 잊고
매우 태만하였음을 지적한 것이다.
결국 이를 통해 이처럼 무지 무각(無知無覺)하며 나태한 지도자들로 인해
이스라엘이 망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게 망한 이유는
파수꾼들이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의 멸망의 궁극적 책임은 전반적으로 타락한 이스라엘 전체에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지도자들이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특별히 종교 지도자들이라 할 수 있는
제사장들이나 선지자들이 그 사명을 망각하였기 때문이다.
열왕기서와 예레미야서를 보면 이에 대한 고발이 제시된다.
유다 말기의 선지자들은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기만 급급하다가
영적 안목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래서 시대의 징조를 분별하지 못하고 국가적 위기가 닥쳤는데도
벙어리 개처럼 아무런 위험 신호도 보내지 못하였다.
예레미야를 제외한 유다의 선지자들은 모두 영적으로
깊은 잠에 빠져들어 마치 잠꼬대하듯이
하나님의 보호를 받으므로 유다가 ‘평안하다, 안전하다’라고만 외칠 뿐이었다.
결국 유다는 위기에 대하여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하고 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들은 구약 선지자들처럼
이 시대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파수꾼으로 세우신 자들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계시를 통하여
시대를 분별할 줄 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시대의 징조를 잘 분별하여 파수꾼의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만일 우리가 자신의 유익만을 추구하고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현실에만 매여 살아간다면
결단코 파수꾼의 사명을 올바로 수행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이 사회는 더이상 소망이 없다.
그리스도인들의 영안이 감기고 교회가 잠들면
이 사회는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한다.
우리들이 위험 신호를 계속하여 보내지 않으면
이 사회는 하나님의 심판에 전혀 대처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이 사회만 망하는가? 아니다.
교회도, 성도들도 함께 망한다.
이 사실을 깊이 각성하고 아무리 시대가 어둡고 세상이 혼탁해도
우리들은 깨어 이 시대를 정확히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 악한 세상, 이 혼탁한 세상, 어둠으로 깊이 잠든 이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을 들고 의로운 파수꾼의 사명,
시대를 일깨우는 파수꾼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삼음이 이와 갈으니라
그런즉 너는 내 입의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할지어다」
(겔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