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양평콘도에서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송년회를 1박2일로
거창하게 하기로 하고 토요일은 저녁과 술로 , 일요일은 중미산 등반으로 ,하산
후엔 목욕과 점심식사는 해장국으로 대충이런 스케줄로 친구모임의 총무인 내가
게획을 짜고 통보하고 만나기로 했는데, 이게 처음부터 삐닥선을 타기 시작했다.
우리 마나님이 글쎄 못참석 하신다는 거다. 왜유 하니 ....
고향에 가신다는 거다 ...고향친구들과 모임을 갖기로 했다는거다.
그럼 나는 하고 물으니... 솔로로 가라는거다, 혼자가면 좋잔아 예쁜여자들도
따라다닐수 있고..하이고 난 망했지요.총무인 내가 혼자가면 그녀석들 등쌀과
그마나님들의 따발총을 전부 나 혼자 감내해야 하는데...으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그래서 우리 마나님하고 타협을 보기를 고향갔다가
그날밤에 다시 서울와서 양평으로 기차타고 오면 밤 12시 전에 도착할수 있도록
하기로 했는데....
양평 한화콘도에 도착하니 저녁 7시 , 식당은 7시 30분 예약되있어 차를 보내달라고 하고 기다리는데,한팀은 곧 도착하니 식당으로 오라고 하고 한팀은 좀 늦으니
식사를 먼저 하고있으면 나중에 도착한단다.
저녁 술이 시작되니 마나님없는 나만 집중 포화를 맞기 시작했다.
이거 마나님없는 서러움 어디 가서 푸나....나의 순진함은 거기서 모두 폭로되고,
나의 설명 : 마나님 고향갔는데 (충남 연기군 )오늘 밤에 고향에서 택시타고
조치원 오고 거기서 기차타고 서울역.....다시 전철타고 청량리...
다시 기차타고 양평하면서 설명하니 친구와 그 마나님들 한번에 우리 마나님의
술수를 꽤 뚤어 보고 오늘 오면 손가락에 장을 지진데나 뭐.....
완전히 나만 빙신 된거지요......
이래서 벌주가 계속되고.... 다른 팀이 합류할때마다 술병은 쌓여만가고...
요새 야근 하랴 술먹으랴, 밤술, 낮술 종류도 많았는데...
술자리는 콘도 방으로 이어져 다시 맥주로 시작하고, 여기서 나의 요상한
버릇이 나오고 , 뭔고 하면은요, 여자들과 합석하면 하는건데 재미 있습니다.
숟가락 뒤집기라는것으로, 남여 섞어 앉아, 부부가 같이 앉으면 안되고요,
숟가락 하나씩 들고 하나 둘 셋하면 숟가락을 똑바로 놓던지,뒤집어 놓던지
하면 되는데 시작하기전에 많은 팀이 술먹기 식으로 정하면 되지요.
똑바로든지 뒤집어든지 둘중 많은 팀이 무조건 한잔씩 마시는겁니다.
함 해보세요.. 무지 잼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맛이 가기 시작하지요.
얼마 안가 바로 제 1착으로 제가 맛이 가서 (저는 맛이 가면 바로 가 잠니다.)
옆방에 가서 펴질러 자고 나머지 인간들은 새벽3시까지 마시면서 고스톱까지
즐겼다는군요.
새벽에 6시에 깨어 목이 말라 물마시고 ,머리는 아프지요....배속은 부글데지요..
힘은 하나도 없지요...그래도 등산가기로 했는데...총무 역활은 해야지요.
기상!!!......하다가 저 죽은줄 알았지요. 뭐 금방 잠들었데나...
12시 부터 잔놈이 뭐 ...마누라 없으니까 저런데나.....홀아비 조용해라...
별 별 소리 다 들었지요. 애라 그럼 혼자가지뭐...
하다 아니지 혼자이니까 달리기 하면 되지 뭐....ㅋㅋㅋㅋ
이래서 나의 새벽 술 취한맛탱이가 반쯥간 상태의 달리기가 시작됐지요.
콘도에서 처음 시작 할때는 약간 쌀쌀한 기온이였지만 아제 밤보다는
날씨가 많이 풀린상태라 뛰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지요.
처음 콘도에서 시작은 콘도가 산에 있는 관계로 내리막길이라 이거 달리는건지,
미끄러지는건지, 엔진을 단 자동차가 나가는건지 도통 구별이 안 갈정도로
편했지요. 1.5키로 정도 내려가니 중미산 가는 도로( 37번 국도이지요)가
나와 드디어 언덕주가 시작됐지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언덕길...
한 구비 돌아 서면 다시 또 돌아가고 조금 평탄하다 십프면 고개가 계속되고...
술 냄새는 주변 공기을 오염 시키고 , 숨은 턱에 와 있고 , 함튼 고개는 푹
수구리고 ,(아 ! 수구리 야그아세요... 뭔고 하니 ,군대에서 경상도 군인하고
전라도 군인하고 같이 전쟁에 나갔는데 둘이 참호에서 전투를 하는데 갑자기
경상도 군인이
전라도 군인에게 "수구리" 하는거야요 하니 전라도 군인이 " 뭐라 카나 "
하고 물어 보는데 경상도 군인이 계속 "수구리, 수구리 ...." 하자 전라도 군인이
고개를 들고 " 수구리가 뭐야" 물어 보다가 총알에 맞았다나 .....)
어데까지 했더라 ,암튼 계속 고 ... 고 ... 하는데 이거 갑자기 큰일이 났지요.
아직 깜깜한데 생리 현상 , 그것도 작은거면 사방이 해우손데....
큰것이니 ,휴지가 있나 화장실이 있나 ...하이고 나중에 진짜 급하면 장갑?
이런 생각 하며 달리는데 ...정신이 하나 없어 어떻게 달리는지 알수가 없었지요.
이때 나타난 작은 간판하나 "오리 닭 백숙, 보신탕" 하이고 무조건 들어가보니
깜깜해서 잘 보이지도 안고 개들만 요란하게 짖기 시작하고, 아무리 둘러 보아도
화장실은 없고 강아지 5마리는 주인인줄알고 꼬리치고 반기고 다른 큰개들은
도둑일줄 알고 생 난리고....이러니 잠잘 주인이 있겠어요,우락부락하게 생긴
주인 아짜씨 추리닝 바람에 나오면서 "어이 당신 뭐야!" 완전히 겁부터 주는데
내가 엄청 급하니 체면이고 뭐고 없이 "저 미안합니다만 화장실이 급해서..."
"아니 뭐 하는 사람인데 이 새벽에 산속에서 혼자 돌아 다니는거야?"
"저.... 마라톤..."다 죽어가는 목속리로 하자 , 주인 왈 " 별 미친사람 다 봤네..." 한다 . 도둑으로 몰려 안 맞은게 다행이지요.
주인아자찌 " 여기 화장지있으니 갖고 가슈.." 나 공손히 작은 목소리 로 " 네 ..." 화장지 갖고 산속으로 줄행랑...다음 야그는 생략
해도 다 상상이 가시죠.
다시 이성과 지성, 그리고 힘을 찾은 나는 고개를 계속 달리고 다시 끝임없는
고통속 숨은 턱에 차고 고개는 수구리하고....몇번이나 구비구비돌았는지 기억도
없고 ,헌데 신기하게도 종아리는 멀쩡하고 쥐도 안나고 ...근데
그게 술에 취해서 그럴까요? 술에 쩔어서 일까요? 아시는분은 좀 알려주세요.
중미산 삼거리고개에 도착하니 ,어느새 날도 밝어서 등산객 모습도 보이고
아니 언제 날이 밝은거지?
다시 턴해서 내리막길을 달리니 이건 오르막일땐 힘은 들지만 지겹지는
안었는데 내리막길은 편하긴 한데 금방 지겨워진다 . 거참 이상하네?
다시 양평 한화 콘도 입구부터는 오르막이라 힘을 내보나 이젠 힘도 들고 숨도 가쁘고 정신도 혼미해 온다. 간신히 도착하여 마무리 체조도 못하고 방에 들어가니
친구들이 난리다. 실종 신고 준비 중이란다. 2시간 50분정도 달린것 같다.
게르마늄목욕탕에 가서 피로를 푸니,바로 녹 다운이 된다.
술김에 좀 무리를 한것 같다. 하지만 몸 상태는 별 이상이 없고 ,다행이다.
오는길에 양수 콩나물 국밥집에서 국밥 한그릇해치우고 집에 오니 1시라 ,
마나님은 새벽에 떠나서 아침에 도착했단다 .
장모님이 팥죽 끊여 먹자고 경단 만들게 찹쌀빠오래서 방앗간 갔다와 잠을 자니
벌써 저녁이라 ...팥죽으로 저녁먹고 하루를 마감하다.
옛날에는 동지가 새해첫날이엇대요,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원하는 일 모두
이루시고 새해에도 부상없는 달리기, 즐거운 달리기 ,가족과 함께하는 달리기,
편함속의 달리기, 좋은 기록속의 달리기가 되세요.
글이 참 재밌습니다.^^ 어제 저도 5키로 미터 기록측정 달리기 하다 중간에 생리현상이 발동을 하여 엄청나게 갈등을 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참고 달렸습니다. 엉덩이에 힘주느라고 혼이 났습니다. 아! 어제 생리 현상만 없었어도 북한강 형을 어떻게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첫댓글 형수님께 망하구, 술에 망허구, 휴지에 망허구, 달리기에 망허구 즐거운 忘年會였네요 ^^
글이 참 재밌습니다.^^ 어제 저도 5키로 미터 기록측정 달리기 하다 중간에 생리현상이 발동을 하여 엄청나게 갈등을 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참고 달렸습니다. 엉덩이에 힘주느라고 혼이 났습니다. 아! 어제 생리 현상만 없었어도 북한강 형을 어떻게 해볼 수 있었을 텐데.......^^
'양수콩나물국밥집' 저도 자주 찾는 집이거든요~ 대명비발디에서 스키타고 오다가 꼭 들리곤 한답니다. 값도싸고 맛도 그만이죠... 아마 술국으론 최고가 아닌가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