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형님이 전날 전화해 자기는 상가 조문 땜에 참석 못하니
현식이와 꼭 연락해 9시 반까지 향교로 가란다.
현식에게 전화하고 문자해도 연락이 안 된다.
그는 고추농사를 정성으로 짓느라 일할 때는 전화도 안 받는다 했다.
아침에도 연락이 안되어 9시 못되어 그의 집으로 간다.
막 씻고 아침 먹었다는 그는 고흥 갈 생각이 없다.
내일 어머니 서울 병원 모시고 가려면 오늘 고추 따 놓고 약 해놓고 가야한단다.
혼자라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데 그가 잠깐 기다리라며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온다.
9시 반이 못되어 도착하는데 송기현 전교님은 얼른 오라 손짓하신다.
더워서 시간을 앞당겼다 하신다.
도복을 갈아입는데 땀이 줄줄 흐른다. 여성 유도회원들과 함께 고유제를 한다고 줄을 선다.
전교 옆에서 고유문을 읽는 뒤에 우린 꿇고 앉아 듣기만 하고 나온다.
절 4번 두차례 한다.
의례는 간단하다. 더워 내려오는 사이 송전교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직어달라고 한다.
원로실에는 오르지 않고 전교님과 사무국장께 운영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난 향원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맹자의 향원 노릇은 안할 것이다. 우리의 전통 유학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점심 먹고 가라는 걸 우린 아침 먹고 왔다고 그냥 나온다.
원로실에 인사를 드리지 않고 나와 조금 찜찜하다.
바쁜 현식을 싣고 읍내를 지나다가 고흥타임스 금식 형님 사무실에 들를까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그가 동의 해 마트 찾으러 한바퀴 돌아 음료수를 사 올라간다.
금식 형님은 곧 나올 신문 교정을 보고있다.
전화기를 붙들고 바쁘다. 광고가 어렵다며 하소연을 하신다.
그 분이 해 놓은 일을 보니 내가 부끄럽다.
지역신문이 기관이나 단체에 인식이 안되어 갈수록 광고가 안되어 운영이 어렵다 하신다.
나도 청에 근무할 떄 지역 기자들에게 대한 생각이 아주 안 좋은 편이었다.
근데 이 형님이 해 놓으신 걸보니 지역의 역사 정리다.
그간 나온 걸 연도별로 영인해 놓은 걸 보며 정리 보관도 꼼꼼하게 해 놓으신 걸 알겠다.
능력자시다.
집안의 동생들이 향교를 이어갈 인재라며 축하점심을 사겠다 하신다.
내가 사겠다고 말만 하고 그 분의 차를 타고 삼미식당에 가서 삼계탕을 먹는다.
산에 안 가고 집으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