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이 꿈꾸는 새로운 공동체는 민중이 사적 소유라는 족쇄로부터, 노동의 소외로부터, 성차별을 비롯한 잘못된 인습으로부터, 일체의 특권으로부터, 나아가 모든 억압과 굴종으로부터 해방되어 민주적으로 참여하고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수평적 연대이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이주노동자, 외국인, 성적 소수자, 이견집단 등 누구라도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차별당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보호를 받고 또 각각의 개성이 존중되도록 한다. 우리는 인간에 의한 인간의 지배나 억압, 착취와 차별이 모두 사라진 해방의 세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민주노동당의 강령 “우리가 만들 세상” 중)
위와 같은 강령을 가지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당연히 한국 사회의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하는 정당이어야 함을, 이 글을 드리는 당원들은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에 있었던 당 중앙위원회에서의 부문할당 논의 결과와, 최고위원 선거에서의 일부 후보들의 성소수자와 관련한 문제있는 언행 등을 보면서, 저희들은 민주노동당이 과연 강령에 걸맞게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하는 정당인지를 심히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제 와서 그러한 의심을 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몇몇 특정 인사들을 다시 한 번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노동당이 일부 고위 인사 몇몇이 끌고 가는 정당이 아니라 모든 당원들이 함께 만드는 정당이라면, 민주노동당의 문제는 동시에 모든 당원들이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민주노동당의 당원들은 모두 자신의 삶의 한 구석에서 사회적 차별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러기에 어느 구석에서는 모두 ‘소수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이 진정으로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과 함께 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모든 당원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할 것입니다.
지난 최고위원 선거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성소수자 당원 및 당 지지자들은 특히 직접적인 아픔을 겪었으며, 그 아픔에 항의하기 위한 실천을 전개했었습니다. 성소수자 당원 및 당 지지자들은 그 아픔과 실천을 교훈삼아, 민주노동당이 다시는 성소수자들에게 그런 아픔을 주는 정당이 되지 않기 위한 더 깊은 실천을 할 것을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민주노동당에 <성소수자위원회>를 결성하려 하며, 이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하려 합니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는 민주노동당을 성소수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어나가는 활동과 함께, 성소수자 인권운동 내에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연대하는 활동을 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모든 소수자들이 각각 자기 나름대로 민주노동당을 바꾸어 나가고 자신들의 인권운동 내에서 민주노동당의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해 나가는 데에 같이 연대할 것입니다.
이 글을 드리는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의 성소수자 당원들과 함께 해 온 당원들입니다. 저희들은 성소수자 당원들의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위원회 결성을 지지하고, 할 수 있는 대로 협력을 할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들이 민주노동당 내에서 공식적인 활동으로 인정받아 당원들과 거침없이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런 희망을 담아, 다음과 같은 사항을 당에 요청합니다.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당원, 당대회 대의원, 중앙위원 여러분들께서는 지지서명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1. 당 내의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1-1. (성소수자위원회 건설에 대해) 7월 15일에 있을 중앙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위원회의 결성과 인준을 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이를 위해, 7월 6일에 있을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준비위원회 결성 및 인준안의 중앙위 상정을 결정해 주십시오. 또한 전국에서 성소수자 당원들이 당당한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각 시도에서 성소수자위원회를 건설하기를 권고하며, 이에 각 시도지부와 지구당에서 공식적인 지지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합니다.
1-2. (성소수자 중앙당 당직자 채용에 대해서) 성소수자위원회의 실무를 담당하고, 당직자 중 일정 비율의 소수자를 확보하기 위해서, 성소수자를 중앙당 당직자로 채용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2. 성소수자를 비롯한 당 내의 제반 소수자 문제에 대해
2-1. (특별 결의안 채택) 지난 6월 6일 임시당대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유보된 ‘소수자 정책 마련을 위한 특별 결의안’을 7월 25일에 있을 임시당대회에서 채택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2-2. (소수자 담당 최고위원 배정) 현재 당 최고위원회에는 여성 담당을 제외한 소수자 담당 최고위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소수자 문제에 대한 일관적인 실천을 담당하기 위해, 소수자 문제를 담당할 최고위원 1인을 배정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2-3. (부문할당 문제 개선) 중앙위원과 당대회/시도지부 대의원에 대한 부문할당 실시의 취지상, 지난 5월 14일 당 장애인위원회 준비모임의 성명서대로, 소수자부문에 대한 우선할당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모든 소수자부문의 중앙위원 할당은 역시 장애인위원회 준비모임의 성명서대로, 최소 1% 이상으로 하여 최소한 양성 2인 이상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부문할당 문제가 이러한 안대로 개선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