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6/11 수원교구 ‘피데이 도눔’ 선교사제 2명 파견미사 - 교구청 5층 성당
수원교구 ‘피데이 도눔’ 선교사제 2명 칠레 파견
백윤현·문석훈 신부, “성령과 함께 성령을 통하여 기쁜 소식 전할 것”
|
수원교구가 남아메리카 칠레 산티아고대교구에 피데이 도눔(FIDEI DONUM=The gift of faith; 신앙의 선물) 선교사제들을 파견한다.
백윤현(시몬)·문석훈(베드로) 신부 등 2명의 해외선교 파견사제들은 6월 11일 오후 5시 수원 정자동 교구청 5층 성당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성 바르나바 사도처럼 복음을 널리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충실한 선교사제로서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열린 미사에는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와 교구 사제단 그리고 칠레 파견 해외선교와 관련 수원교구와 협력관계에 있는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 지부(지부장 오기백 다니엘 신부) 부지부장 강승원(요셉) 신부 등과 수도자, 교구 복음화국 산하 해외선교 후원회 회원 등 150여명이 함께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한국교회는, 그 초창기에 심각한 박해 중에도 순교까지 하면서 복음을 전파했던 중국교회와 파리 외방 전교회 선교사들의 깊은 은혜에 보답할 시점에 와있다”며 “피데이 도눔을 통해 파견되는 우리 백윤현·문석훈 두 신부님들이 사도 바르나바의 모범을 따라서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잘 마치고 돌아오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론 후에는 파견사제 축복식을 주례하는 교구장과 총대리주교 및 사제들로 구성된 사제단이 형제적 일치로 성령께 도우심을 비는 ‘Veni Creator’(가톨릭성가 146번, 임하소서 성령이여)를 함께 노래했다.
축복식에서는 파견사제 소개(교구 사무처장 김상순 F. 하비에르 신부), 파견사제 신앙선서 및 파견서약, 안수와 축복의 기도, 십자가 수여, 보편지향기도로 이어졌다. 특히 안수·축복 후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주님을 증언하는데 용기를 갖도록 그 표지인 ‘십자가’를 선교사제들의 목에 걸어주었다.
영성체 후 교구 복음화국 해외선교담당 부국장 고태훈(스테파노) 신부는 해외선교사제 파견 현황 보고를 했다.
2007년 당시 교구 총대리였던 이용훈 주교가 남수단 방문 시 룸벡(Rumbek)교구와 선교사 파견에 대한 피데이 도눔 계약을 맺고 다음 해인 2008년 3월 3명의 사제를 파견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재 남수단에는 2011년 4월 파견된 표창연(프란치스코)·정지용(베드로) 신부 그리고 2012년 4월 파견된 이상협(그레고리오) 신부 등 총 3명의 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아프리카 잠비아에는 2013년 2월 김종용(프란치스코) 신부와 2014년 4월 서동조(유스티노) 신부의 파견으로 총 2명의 사제가 활동하고 있다.
남아메리카 페루에는 2014년 4월 이용규(요한사도)·주현하(요한사도) 신부 등 2명의 사제가 파견됐다.
2011년 7월 이용훈 주교의 남미 선교지 방문 후 칠레로의 선교사제 파견을 결정, 2013년 12월 백윤현·문석훈 두 신부가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지원사제로 지원하여 국내 및 칠레 선교지에서 두 달 동안의 실습을 마치고 지난 5월 18일 귀국, 오는 7월 7일 출국에 앞서 이번 해외선교사제 파견미사를 거행한 것이다.
이로써 현재 수원교구에서 파견된 해외선교 사제는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교구 3명, 아프리카 잠비아 솔웨지교구 2명, 남아메리카 페루 시꾸아니교구 2명, 남아메리카 칠레 산티아고대교구 2명 등 총 9명이다.
이날 파견미사 중 백윤현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어떤 신자가 ‘신부님, 왜 선교사제로 지원하셨나요?’라고 묻기에, ‘그냥 웃기만 했다’”고 전하면서 “연수를 통해 인간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참 축복의 시간’임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백 신부는 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선교사제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영적·물적으로 도와주고 함께하고 계시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선교사로 불러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기꺼이 허락해주신 두 분 주교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신부님들을 통해 선교의 의의 등을 깨달았으며, 한편 동기 신부님들도 많이 기도해주시고 선후배 신부님들, 또 저를 위해서 영적으로 물적으로 도와주시는 많은 신자분들이 계시기에 든든하다”며 “성령께서 저를 이끌어 가실 것이고 또한 성령을 통해서 임무를 잘 수행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문석훈 신부는 “신학교 입학할 때 그리고 사제생활을 처음 했을 때 저를 추천해주신 신부님과 주임신부님이 공통적으로 하신 말씀이 있다”며 “바로 ‘항상 재미있게 살아라!’ 이것이 제 마음 속에 가장 오래 남아있는 말씀이다”고 전했다. 문 신부는 이어 “제가 행복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행복한 말을 전할 수 없기에, 기쁜 삶을 살 수 없으리라 본다”며 “선교지에 가서도 제가 무엇을 가르친다기보다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살고 돌아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총장 신부의 선교사제 임명장과 편지를 대독한 강승원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 지부장 오기백 신부를 비롯한 한국에 있는 선교사 35명을 대표해 두 분 주교님과 함께하신 수원교구 사제단과 수도자와 신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파견되시는 두 분 신부님의 모습을 보니 마치 예쁘게 자란 딸이 시집을 가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또한 수원교구 공동체는 보내는 딸을 염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고 표현했다. 강 신부는 “하느님께서 우리 선교사를 통해 어떻게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하시는지 또한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 성숙한 사제로 새로 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예쁜 남의 딸을 맞이하는 듯한 기분이다”고 전했다.
파견미사 끝에는 복음화국 산하 후원회 회원들의 선교사제들에 대한 꽃다발 증정에 이어 파견사제들의 부모, 가족, 친지 등 참석자들이 교구청 지하식당에서 만찬을 함께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2014 칠레 선교사제 파견미사 강론 전문]
오늘 6월 11일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에 남아메리카 칠레로 향하는 우리 백윤현(시몬)·문석훈(베드로) 두 신부님의 선교사제 파견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사도 성 바르나바께서 교회와 하느님을 선포하다가 순교하셨기에 붉은 피를 상징하는 이 붉은 제의를 입고 있습니다.
두 신부님들이 사도 바르나바의 모범을 따라서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잘 마치고 돌아오시기를 빕니다. 두 신부님은 ‘피데이 도눔’의 일환으로 남미 칠레를 향해서 떠나시게 됩니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 재위)께서 1957년 사제가 부족한 지역 교회에 사제를 파견하는 회칙 ‘피데이 도눔’을 반포하셨는데, 이 회칙으로 선교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래서 여러 교구의 사제들이 보편적인 선교 사명을 깨닫고 소속 교구를 일시적으로 떠나서 해외 선교에 투신하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떠나는 신부님들을 ‘피데이 도눔 선교사제’라고 부릅니다.
우리 수원교구에서는 2008년 4월 아프리카 남수단 룸벡 교구장의 요청으로 아강그리알에 첫 번째 피데이 도눔 사제를 파견하기 시작했고, 지금 세 분의 신부님들이 그곳에서 일하고 계십니다.
2013년 2월 같은 아프리카 잠비아에 한 분의 신부님이 파견되셨는데, 여기는 이미 한상호(전 안양대리구장) 신부님께서 기초를 닦아놓으신 곳입니다. 잠비아에 역시 지난 4월 30일 또 한 분의 신부님이 파견돼 두 분의 사제가 활동하고 계십니다. 이날 동시에 남아메리카 페루에 두 분 신부님이 파견되셨습니다.
오늘 또 두 분 신부님이 칠레 산티아고대교구(대교구장 리카르도 에자티 안드렐로 추기경)로 파견되시는데, 우선 3년 간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 배속되어 일하시게 됩니다. 오늘 이 파견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한국 지부(지부장 오기백 다니엘 신부) 부지부장 강승원(요셉) 신부님과, 해외선교사제 지원담당 남승원(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께서 함께 오셨습니다. 이분들이 대표로 오셔서 저하고 계약 체결을 했습니다.
제가 남미에 사제를 파견하기 전 2011년 여름에 현지 몇 나라를 둘러보았습니다. 오늘 떠나시는 백 신부님, 문 신부님 두 분은 작년 말 현지에서 언어 연수를 해서 스페인어를 곧잘 하십니다.
그리고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지원사제로 선교지 체험도 했고, 한 달 동안 집중 훈련을 받아서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아마도 몇 개월 동안 칠레 인근 볼리비아에서 언어 연수를 더 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올 말이면 칠레 현지 원주민들 사목에 임하시게 될 것입니다.
두 신부님을 파견하면서 저와 교구 사제단은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언어와 풍습이 다른 곳이므로 많은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신부님들이 가서 할 일은 교포 사목이 아닌 원주민 사목이고 또 그 신자들을 잘 보살피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남미는 대부분 가톨릭국가이지만 사제가 턱없이 부족해서 영적 도움을 받지 못하거나 방치된 신자들이 많습니다. 조그만 공소 건물은 있는데 본당에서 어떤 곳은 100km, 150~200km나 떨어진 곳이 많기 때문에 1년에 고작 한두 번 신부님을 만나야 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두 신부님들이 이제 교우들의 영적인 갈증을 해결해 주면서 성사생활을 활성화하는 과제를 수행하시게 됩니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우리 신부님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신부님들은 우리 교구를 대표해서 가시게 되므로 그 각오가 남다를 것입니다. 현지 교구장 말씀도 잘 들어야 하고 또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서 우선 3년간 주시는 과제도 잘 수행해야 합니다. 그곳 교구 사제단 또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사제단과 함께 잘 협력하고 사목적으로 서로 긴밀히 협조 체제를 유지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건강한 마음과 몸을 유지해야하기 때문에 영적 생활, 피정과 휴식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입니다. 칠레 이웃 나라인 페루에 우리 교구 신부님들이 먼저 가 계시기는 해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서로 만남의 기회를 자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에 두 신부님의 부모님이 계신데, 백윤현 신부님 부모님은 경남 통영에서 오셨습니다. 예전에 충무라고도 했던 통영이 백 신부님 고향입니다. 서울로 유학을 보내서 경상도 교구 사제가 되지 않고 수원교구 소속이 됐는데 괜찮으시지요? (웃음). 부모님이 열심한 성가정을 이루고 계십니다. 또 자녀들 여러 명이 서울과 경기도 곳곳에서 돈독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문석훈 신부님 부모님은 가까운 성남에서 오셨습니다. 제가 보좌신부 때 아마 잠시 만났을 것 같은데 역시 성가정인 훌륭한 가정에서 사제를 봉헌해 주셨습니다.
두 분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이렇게 떠난다고 하니까 섭섭한 마음도 있고 걱정도 되실 터인데 거기는 박해받는 지역은 아니니까 순교할 일은 없습니다. (웃음). 무사히 잘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것이니 염려치 마시기 바랍니다. 두 분 부모님 가정 건강하시도록 여러분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미는 대부분 전형적인 가톨릭국가이고 칠레 바로 옆의 아르헨티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탄생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져서 1년에 수 십 만 명이 다른 종교로 가기도 하고 또 쉬는 교우가 많기도 해서 어떤 면에서는 좀 심각한 편입니다. 또한 빈부 차이가 많고 종종 정치적 불안정도 보이고 있습니다만, 제가 그곳에서 본 바로는 비교적 안정된 편이고 우리 신부님들이 일하실 그런 곳도 괜찮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현지 교우들이 성사생활의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그 남미 전역에 선교사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한국의 선교사들도 신부님, 수녀님 다 합치면 백 수십 명에 이를 정도입니다.
아까 부지부장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 신자들이 워낙 신부님을 만날 기회가 별로 없기에, 많은 신자들이 개신교와 천주교조차도 구별하지 못하는 무지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그런 사람이 부지기수라 할 만큼 정말 다시 복음화해야 할 상황입니다.
오늘 칠레로 파견되는 선교사제들의 동창 신부님들 또한 선후배 신부님들이 여러분 이 자리에 오셨습니다. 두 신부님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기도와 함께 여러모로 계속 관심 가져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후원해 주시는 교우 여러분들께서 오셨는데, 우리 교회가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이렇게 성장을 했습니다.
1831년 조선교구가 독립교구로 설정되고 그해 파리 외방 전교회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래 크게 발전했습니다만, 그때 그 선교사제들이 우리나라를 향해서 출발할 때는 심각한 박해 상황이었습니다. 크고 작은 몇 차례의 박해 후 그 규모와 가혹함과 희생자의 수에 있어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1866년 병인박해가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1873년까지 그 박해가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치명자들이 생겼고 특히 불란서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이 아주 여러분 순교하셨고 그분들이 오늘날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중국교회로부터 우리가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도 이제 받은 그 은혜를 되돌려주고 갚아야 하는 그런 시점이 됐습니다. 사제뿐만 아니라 물적으로 선교활동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지요. 교구에는 해외 선교 후원회가 있습니다. 중국, 아프리카, 남미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저변이 확대돼 더 많은 분들이 후원회에 들어와서 우리 선교사제들이 힘 있게 활동할 수 있도록 더욱 후원회를 발전시켜야 하겠습니다.
오늘 파견미사를 통해서 주님께서 해외선교를 위해 투신하실 두 분 신부님 앞날에 큰 축복을 베푸시어 늘 영육 간 건강하시고 또 사명 잘 수행하시고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도록 기도드립시다.
그 안에 휴가도 있습니다. 부모님들 만나실 기회도 있고 신명나게 하시길 기대합니다. 한국 휴전선은 제가 지킬 터이니……(웃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시기를 빕니다. 우리 두 분 신부님들 위해 박수 크게 쳐 주십시오. (박수).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