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에코마라톤에서 입상한 꾸니 샘의 상장과 부상품
12월이 시위를 떠났다. 벌써 닷새째라 시야에서 벗어나 우주의 어느 공간을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시간의 속도를 나날이 바뀌는 달력 날짜를 보면서 가늠하며 세월이 무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하여 2023 계묘년도 우리에게 이런저런 사연을 남기고 끝날 것이다. 올해 한해는 그래도 가야지 가족들에게는 큰 시련 없이 무사태평하게 지나간 것 같다. 남은 섣달은 물론 새해에도 가야지나 주변 사람들의 신상에 안녕과 복락이 함께하기를 소원해 본다.
오늘도 사직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은 평화롭다. 운동장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 주고 자리를 내어 준다. 공공의 장소와 시설은 슬기롭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임자다. 우리 가야지도 지난 20여 년 동안 수요일 오후 한때의 주인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 왔다. 아마도 마라톤 동호회로서는 가장 장수 주인일 것이다.
오늘도 8명의 회원이 나와 보조경기장의 주인이 되었다. 회장님과 달리마, 꾸니, 오궁, 달하니, 이종철 샘, 만덕네, 태암 등이다. 올해 마지막 대회인 양산마라톤대회를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터라 오늘은 회복주 기분으로 모두 편안하게 달렸다. 나도 5km를 달리며 몸을 추슬렀다. 이만한 거리를 달려도 몸은 벌써 화창한 봄날씨에서 노는 기분이다. 온몸이 방한 체질로 변한다. 달리기의 위력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5km 달리기가 오리털이나 거위털 방한복보다 더 몸을 따뜻하게 해 준다.
오늘의 식사 자리는 <송담추어탕>이다. 꾸니 샘이 11월 <사상에코마라톤대회>에서 10km 부문 60대남 3위에 입상한 것을 자축하며 한턱 쏘셨다. 이집에서 간간이 추어탕을 먹었는데 오늘따라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추어탕은 가을이나 겨울에 먹으면 더 맛이 나는 것 같다. 어릴 때 벼를 추수할 무렵 아버지가 나락을 벼기 위해 논에 물을 빼느라 삽으로 도구를 칠 때 농약을 치지 않은 논에서 잡은 살찐 미꾸라지로 끓인 자연산 미꾸라지는 아니지만 양식 미꾸라지도 날씨가 추워지는 계절에 탕을 해 먹어야 제맛이 나는 것 같다. 오늘은 회장님 형제가 막걸리(진평)를 주거니 받거니 대작을 하시고, 꾸니 샘과 달하니 샘이 소주로 대작을 하셨다. 운전을 해 온 오궁샘과 나는 닭쫒던 개처럼 술잔에 가득 부어지는 막걸리와 소주를 보면서 군침만 삼켰다. 추어탕과 술과 반찬을 먹은 양이 동일하면 좋다. 회장님 형제는 외예다. 두 분은 주량이 추어탕과 반찬의 두 배가 되는 것 같다. 꾸니 샘 덕분에 맛있고 즐거운 식음 자리가 되었다.
겨울 전지훈련은 1월 여수마라톤대회와 겸사해서 1박2일로 추진될 것 같고, 창립기념은 구정을 앞두고 2월초에 거행될 것 같다. 구체적인 결정은 더 논의를 하고 집행부에서 최종안을 공지할 것이다. 두 개의 큰 행사에도 많은 회원님들이 동참하여 한해를 되돌아보고 새해의 결의를 다짐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 골목에 주차를 하는데 하늘이 시끄럽다. 느닷없이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우박도 떨어진다. 우다닥 뛰어서 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장송곡처럼 하늘의 호통이 길게 길게 이어졌다. 기상이변이다.
氣常異變
節氣大雪是來日
釜山氣象無消息
雪氷姑捨節氣換
水銀柱反逆走行
大氣不安冬天亂
雷聲霹靂雨雹降
我何爲此汝知由
天之叱咤嚴重告
기상이변
절기상 대설이 내일인데
부산 날씨에는
눈 소식이 없다.
눈과 얼음은 고사하고
절기가 바뀌어도
수은주는 도리어
역주행이다.
대기 불안으로
겨울 하늘이 난리다.
천둥 번개에
우박이 쏟아진다.
내가 왜 이러는지
너는 그 이유를 아느냐?
하늘의 호통이고
엄중한 경고다.
첫댓글 가야지 회원님들의 건강과 무탈을 기원해 주시는 태암님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 드립니다. 꾸니샘~추어탕 잘 먹었고 부상없이 즐달하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상이었습니다.ㅎㅎ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