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 묵호항 논골담길 벽화 이야기
그림에서 걸어나와 말을 건넸다 어제가 아닌 내일을 보라고.

묵호식당. 바로 한겨레 신문에서 소개한 그곳입니다.
몇 곳의 식당을 추천받았지만 결국 택한 맛집. 전전 날 임 사장과 통화를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믿음이 왔습니다. 여행 중 가장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게 식당입니다.
도착 전 큰길로 나와 주차 안내를 한 후 식당으로 깍듯이 인사를 하더군요.

3시 30분이면 늦은 점삼입니다. 무릉계곡 걷기와 추암 해변을 돌아왔으니 몹시 시장할 때지요.
방문 밖 등산화도 엄청 피곤했을 겁니다. 색색의 신발들이 하품을 합니다.

쟁반물회. 면을 넣어 먹든, 밥과 함게 들든 고객 취향이랍니다.
두 가지를 겸하는 분들도 눈에 뜨이더군요. 어디 맛이 좋았는지요?



시장이 반찬이라 했다지요.
담소를 나누며 일용할 양식을 들고 있네요.

경상도 말씨에 고향이 어디냐고 헬멧님이 묻고 부산이라고 하자 동향이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더군요.
현 40대 중반으로 7년간 주방장을 하다 이곳에 터를 잡고 화학조미료 일절 쓰지 않으며 맛갈스런 음식을 만든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논골담길로 들어섰습니다.

다시 빛날 그날을 그리며 불을 밝히 듯 그림 길을 엮은 논골談길.
이제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자~잠시 심호흡을 하셔야지요.

우리를 환영한다는 그림 속 아주머니의 포스가 8단 쯤 되어보입니다.
왕년에는 이 산동네에서 한가닥하셨을 것 같지 않은가요.
금세 나와 웃음지으며 큰소리로 한마디 할 기셉니다.

몇몇 방문객과 스치기도 했지요. 왼쪽 집 지붕은 스레이트 그대로 입니다.
시멘트 바닥을 뚫고 나온 풀들이 다부지네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등대 앞에서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습니다.

빨갛, 파랑 지붕 색이 선명합니다.

바다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프랑스어로 바다를 mer라 한다지요. 이는 meres에서 따온 말로 어원이 어머니라고 하지요.
그래서 시인등이 바다를 어머니라고 하는가 봅니다.
혹,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당신의 어머니 품을 그려보는 건 아닌지요.
그러면 잠시 눈물을 훔치진 않았는지요.

등대라는 제목의 시도 보셨나요.
누군가의 등대가 되어 희망의 빛을 주셨는가요.
아님 당신께 희망의 빛을 내린 등대같은 분이 그려지는가요.
님은 말하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등대불이 되어주셨을 거에요.

옵저버로 참석하신 숙희 씨. 김동수 기사님의 큰 따님입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시선은 볼 수 없어도 뒷모습이 멋지네요. 카페 가입한다고 했는데...

저쪽 언덕과 이쪽 등성이를 연결하는 출렁다리.
작은 몸짓 출렁이며 다리가 되어 보세요. 저 꼬마의 해맑은 표정으로요.
이 녀석, 이쁘지요?

애놈을 물리쳤다던가요. 문어장군께서요.
쟈니님이 포즈를 잡게하는 동안 제가 먼저 표정을 잡았지요.

와~나길님 멋져요.
바다를 통채로 담는건가요? 반칙입니다요.

두 분이 다정하시네요. 친자매 사이는 아니지요? ㅎㅎ
굳이 밝히지 않으셔도 다 압니다요. 파란 양산과 노란 옷 그리고 빨간 옷, 삼색이 환상입니다.

바닷가에서는 부채가 필요 없어요. 아~ 그냥 악세사리라구요. 네네~

우리를 언덕에서부터 안내한 최홍수 스토리 텔러이십니다.
막역하신 헬멧님 친구 사이님과 그린트리님과 함께 사진을 찍으셨습니다.

바다 가까이에서 나란히 바다와 걷기도 했답니다.

태공의 손길이 바쁘네요. 미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식단이 궁금합니다. 소주 한잔은 곁들이겠지요.

아무리 보아도 낚시꾼은 아닌 듯합니다.
훌훌 웃통을 벗어던지고 작은섬 주인이 되었군요. 인어 소년도 아니구요.

계단을 홀로 올라 바다를 등지고 무슨 상념에 졎으셨는지.

차가 다니는 바닷길을 건너 3코스를 가기 위해 언덕을 향합니다.

이 벽화의 제목이 맨붕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환장아닌가요. 저런 환장할 일 안 겪은 이가 있을까요.
다른말로 하면 젠장이되지요.소년 옆 개와 대조적입니다. 작품 발상이 대단합니다.

바람의 언덕은 슬픈 이야기입니다.
바람의 언덕은 다시 희망의 언덕입니다.
하늘같은 아버지를 바다에 여의고 또 남편마져 바람으로 삼킨 바다.
다시 바람은 언덕으로 불어와 오징어와 명태를 꾸덕꾸덕 말려준답니다.
생사람잡던 바람이 이제는 삶의 바람이 되어 희망을 실어다 줍니다.
이 바람의 언덕은 희망의 언덕입니다.
비록 이웃은 어디론가 떠났어도
바람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희망이고 이루고 말아야 할 바람이지요.

이 언덕길에 분꽃이 피었습니다.
살아있는 그림입니다. 빨간 수줍음입니다.

또 하나의 시가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아버지의 혼불이란 시. 찬찬히 읽어보세요.
그리운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배만 덩그러니 서 있는 곳에
배가 되어 선 자식의 아픔을 딱 한 번 들어마셔보세요.

아마도 아마도 그래서 그래서
누군가가 빨간 바람개비를 달았나 보다.
피 같은 그리움으로 하늘을 돌고 바다를 도는....

더도 말고 들도 말고 딱 소주 한 잔 만큼만 가지려는 아버지.
바다가 부럽잖고 저 언덕아래 부자 동네가 샘나지 않았던 그 사람, 아버지~
지금은 없다. 아니 내 가슴에 지금 계신다.

어느 벽화에서 나오셨을까.
언젠가는 다시 벽화 속으로 가버릴 사람. 지금은 꽃을 가꾸고 계신다.
훗날 꽃그림 하나 새로 생기겠지요.

따개비처럼 따닥따닥 붙어 바다바라기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있는 한 이 논골언덕은 꽃밭이 아닐런지요.

마을 스토리 텔러 최홍수 씨에 이어 김인복 씨가 나섰습니다.
골목골목을 지나며 자세히 설명을 합니다.

스레이트 지붕 아래 마당에는 풀들이 빈집을 지킵니다.

비맞은 소식은 힘겹고 접혀 있습니다.
굳게 닫힌 저 대문이 열려야 봉투가 열리는데...


공중전화통은 부서지고 나뒹굴던 소주병도 사라졌습니다.
외상장부도 없어졌구요. 의자는 접혀 힘 없이 벽에 기대었습니다.
밤 늦게 흥얼흥얼 노래 부르며 올라오던 그 총각도 떠나갔습니다.
다들 그림 속으로 들어갔나 봅니다.

땀 뭍고 때낀 옷은 빨아서 널면 됩니다.
사람이 살아있음입니다. 살아있음은 땀이나고 때도 탑니다.
그것은 사람의 흔적입니다. 그래서 빨래를 보면 깃발로 보입니다.

밤이 더욱 빛나던 그 시절은 담벼락 그림으로 남았습니다.
할머니 힘 없이 파이프 줄을 잡으며 세상을 봅니다.
세월의 끈은 점점 줄어들고요.


현재 통장을 맡고 계시는 김인복 씨는 이 마을의 어제와 오늘을 말해줍니다.
서로 미래는 말하지 않고 묻지도 말아야겠지요.

논골담길 갤러리.
이제 해설은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입으로 말하지 말고 가슴에 담기만하세요.
먼 훗날 당신은 당신 가슴 벽에 어떤 그림을 그리실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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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골담길을 한바퀴 돌고와 건어물 가게에 도착했습니다.
식당 임 사장이 생수를 따라 주더군요.
이래저래 목이 탔을거에요.

이 마지막 사진은 꼭 넣으려했습니다.
묵호항을 떠나며 조금은 뜨겁고 갈증을 느꼈던 우리에게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주신 분들이지요.
한 분은 지갑을 여시고 또 한 분은 40명 분의 그걸 들고 오셨지요.
지난번 두 분이 어디에서도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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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올립니다.
때론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불편을 드렸을 텐데도 사랑으로 감싸주시고 성원해 주심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친절과 안전 운행으로 수고하신 김동수 기사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강원도 시리즈에 같이 못해도 댓글과 응원을 주신 울님들께도 인사 드립니다.
헬멧님 풀순님 드러내지 않은 노고, 모두 기억합니다. 두 분의 힘이 컸습니다.
다음 섬 시리즈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 이같또 로따 -
첫댓글 흠~~~~ 이 시간에 이 페이지를 펼친 저의 클릭질(??)이 후회가 되게 너무 맛있는 음식이
저의 눈을 사로잡네요.
집에는 먹을게 없는데,대신 뭘로 때워도 사진속의 음식만큼 만족을 못 줄 걸 아니 그냥 후회를 잠시 했습니다.ㅋㅋㅋ
그 다음으로 보이는 모든 정경들은 너무 아름다워서 배고픔의 후회는 순시가간에 날아갔네요.
벽화들도 너무 이쁘고 귀엽기도하고 바닷가의 옛동네가 이쁩니다.
좋은 사진,감사하니다.
낄따란님 ~ 쟁반물회에 홀딱 반해셨나봐요. ㅎㅎ
언제 귀국하시는지, 오시면 물회 한 그릇 사드릴게요.
와~~~~~정말이요.예약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 등산화를 사랑합시다란 캠페인을 벌여야겠군요.
나길님이 열성적으로 참여하시어 대미를 장식할 수 있었답니다.
논골담의 이야기를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섬길 여정은 어떨까? 기대합니다
산산님께서 이번 강원도길 쭈욱~ 참석하셨어야 했는데... ㅠㅠ
섬시리즈엔 별난 출석부 만들게요, 아셨죠? ㅎㅎ
긴여정이 지난듯한 논골담길 세세한곳을 담아 놓으셨네요
로따님에게만 있는듯한 그맛이 느껴집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님이 열성적으로 함게하시어 큰힘이 되었지요.
카메라가 알아서 셔터를 누르는 그날까지 열심히 찍자구요.
뙤약볕 속의 논골담길 인상적이었어요. 삶의 애환을 아기자기 재미나게 담은 벽화며
좁고 가파른 층계, 틈새마다 예쁘게 자란 친숙한 꽃들, 전망 좋은 탁 트인 등대 앞, 시원한 출렁다리...
로따님의 따듯한 시선을 통해 다시 한번 그날의 추억을 음미해 봅니다~~ ^^*
세린님께서 더위에 약하시다고 하셨다지요.
더웠어도 시원한 바다 바람에 얼마간은 더위를 식히셨는지요.
놓치고 지나왔던 곳을 어쩜 이리 세세히 찍을셨을까? 진행 하시느라 힘드셨을텐데....사진 감사합니다
함께하시는 분들이 즐거우시다면 저희 진행자들은 신나지요.
남장미녀님께서는 다음 테마여행에도 계속 나오실거로 알고 있을게요.
시와 그림, 그리고 음악이 더해지니 그리움만 묻어 나오네요. 로따님 내공과 연륜이 묻어 나오니 이 자체가 작품입니다. 감사합니다`~
낙화유수님이 계셨어야 멋진 스케치를 할 수 있는데...
섬 시리즈엔 시간을 잘 조정하시어 필히 동참하기를 갈망합니다.
역시 로따니님의 후기를 읽어야 여행의 완성도가 이루어지지요. 쉬가 마려워 쩔쩔매고있는 소년의 모습이
제일 실감나고 웃음짓게 하고 옆에 강아지는 미쳐못보고 지나쳤는데 다시 웃음짓게하네요.
아무나 쓰기어려운 후기 올려주셔서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어요!!
맨붕이란 제목의 그 그림을 말씀하시는군요.
개가 시원한 변을 보는 그 옆 소년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며 걸음을 멈췄답니다.
논골담길벽화 이야기를 애잔하게 풀어주신글이 짠하네요.내공이 대단하신 로따님 담 섬여행은 어떨지요~~~~~
세라피나님께서 그날 좀 피곤하셨나봐요.
ㅇ리제 완전 충전하셨겠지요. 늘 건강한 모습 보고 싶습니다.
묵호회식당,논골담길 벽화를 로따님을 통해서 다시 보고 있자니 그리움이 물씬 묻어나네요.
논골담길 벽화는 마치 고향 이야기를 담은 듯하지요.
하여 그리움이 묻어나나봅니다. 머문자리님도 그러셨겠지요.
로따님~~짱!!!!!!!
"섬에가는날은 모두 내가 갈수있는 날이었음 좋겠다"라는 희망 한술 떠봅니다.....
공주할맹님~ 요일 불문하고 꼭 참석하셔야지요.
참석에 불편없도록 날짜를 잡아보렵니다만....
여정길 모두와 함께한 시간들이 고운글로 남겨져 여운으로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함께한길 행복이었습니다.
오르막 논골담길 힘들진 않았나 모르겠네요.
그래도 벽화를 뚫어지게 보는 앳딘 문학소녀같은 모습 훔쳐보았답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이제는 정말로 강원도 시리즈를 마감 하는듯 합니다... 좋은 길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섬 시리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감성하면 상사화님을 따를 수 있나요.
늘 그 자리에 그 감성으로 함께 걷기를 바랍니다.
강원도길 기획하고 진행하신 로따님,헬멧님, 풀순님, 감사합니다.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하신겁니다. 우리모두에게......ㅎㅎ
아름인님께서 즐겁고 행복하셨다니 힘이 팍팍 생깁니다.
다음 여정에도 좋은 벙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여정을 마치는 순간 까지도 웃음을 주셨지요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핑키아이란 닉이 핑크 빛 눈동자란 뜻인가요.
그런 눈으로 세상을 누구나 본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답겠지요.
간간히 로따님 앵글에 잡힌 나 감사드려요^^ 마지막 까지 저희들에게 웃음을 잃지않게 해주시니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쭉 이어지는 여정에도 즐거운 멘트 부탁해용 ~~~~~~
심플님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밀착 촬영해 드릴게요. 이 말 부도내면 큰일인데... ㅎㅎㅎ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어쩌면 보고 싶은 만큼 보는 것은 아닌지..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보며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마음만큼 눈도 열리는 느낌입니다.
감사 또 감사합니다. ^ ^
또한 후기를 통해 다시 되뇌이고 추억하게 되나 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여정을 고운 마음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또 찍혔네요.
늘 너무 많이 수고하시고도 이렇게 "매끄럽지 못한 진행과 불편을 드렸다"고 얘기하시니 너무 송구하네요.
저희는 로따님 트리오 덕분에 너무 좋았습니다.감사드려요..
아~ 갑시다님 사진도 있었군요. 없었으면 저 큰일 날 뻔 했네요. ㅎㅎ
활달하시면서도 다감하신 갑시다님과 함께해 저도 즐거웠답니다.
작년에 집사람과 이곳 근처에 왔다가 그저 산동네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쳣는데 그속에 이런 풍경이 있는걸 보고 집에와
사진을 보여주며 한창 수다를 떨었답니다
오대산 다녀오셨다 했던가요. 봉정암까지 가셨었나요.
함께 못해 아주 많이많이 섭했답니다. 두 분 여정도 사진으로 보고 시포요~